국내 3번째 제3세대 원전이자 수출된 원전을 포함하면 5번째 APR1400 원전인 신한울1호기가 상업발전에 들어갔다. 2010년4월 착공한지 12년만이다. 같은 APR1400 원전인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1호기가 2012년 착공해 2021년에 준공한 것에 비하면 3년이 더 걸렸다.
당초 2017년 준공하려던 것이 국내 관측 이래 최대 규모였다는 경주 지진으로 인한 내진 성능 재검토와 건설 막바지에 불거진 피동수소제거기(PAR)의 성능 규명 등으로 5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안전에 대해서는 확실한 검토를 했다고 애기할 수 있지만 당시 탈원전 정책 기조로 신규 원전 준공이 쉽지 않았던 면도 있었을 것이다.
한전의 적자가 역대급인 30조원에 육박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추운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드는 요즘 상황에서 보면 지금이라도 준공된 것이 다행이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신한울1호기의 전기 용량은 1400만 kw(킬로와트)다. 대략 47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울산광역시의 가구수가 46만이니, 신한울1호기 하나로 울산광역시의 모든 가정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조만간 겨울철 난방 수요로 인한 전력 피크가 다가오는데 전력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신한울1호기는 또 한전 적자를 줄임으로써 전기요금 인상 압박을 완화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으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다. 지난 달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된 평균 전기가격은 LNG가스발전이 킬로와트시 당 294원, 신재생발전이 259원이었다. 반면에 원전은 49원에 불과했다. 발전원별 전기 가격은 매일 변동하지만 지난 11월과 같은 수준이 지속된다면 신한울1호기로 가스발전을 대체할 때 한전의 연간 재무개선 효과는 무려 2.5조원이나 된다. 한전 적자를 거의 10% 가깝게 줄일 수 있다.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신한울1호기는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약속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부문에서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량은 1억2000만톤이다. 원자력은 거의 온실가스를 내지 않아 신한울1호기로 석탄발전을 대체할 때 감축할 수있는 온실가스는 900만톤에 이른다. 전력 부문 감축량의 7.5%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이다.
신한울1호기는 원전 수출의 참조 원전이 될 것도 분명하다. 가장 최신의 원전일 뿐만 아니라 UAE에 수출할 때는 확보하지 못했던 원자로냉각재 펌프, 첨단 계측제어시스템, 그리고 원전 안전분석을 위한 전산프로그램 등 3대 기술을 모두 국산화하고 적용한 원전이기 때문이다. 현재 체코에서는 한국, 프랑스, 미국의 원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1호기 계약 후 추가 3개 호기 등 최대 4개 호기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 수주전에서 신한울1호기로 증명된 기술력은 체코 정부와 산업계를 설득하는데 유용할 뿐 아니라 한미 간에 수출공조를 추진하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신한울1호기는 대략 5조원 정도의 건설비가 들었다. 프랑스나 미국의 원전 건설 실적비용에 비해 거의 3분의1 수준이다.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으니 원전 수출의 도약대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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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시지탄이지만 정부가 원전 복귀 정책을 추진하고 첫 번째 가시적 산물로서 신한울1호기가 올해를 넘기지 않고 준공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신한울1호기가 국내에서는 전력수급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높여 원전 산업이 재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국외에서는 체코는 물론 점차 확대되는 원전 시장에서 대표적인 K-원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