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조치 시행을 1년여 앞두고 정부가 사육시설 확충에 나선다. 사육면적 확대에 따른 산란계 사육마릿수 감소가 계란 공급 위축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란계 사육밀도 개선 조치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사육시설 확충을 지원하고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산란계 한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은 2027년 9월부터 0.05㎡에서 0.07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4번란 생산 농가는 계사를 넓혀 사육공간을 확보하거나 사육마릿수를 줄여야 한다. 달걀 껍데기에 표시되는 난각번호 가운데 마지막 숫자는 닭의 사육환경을 나타내는데, 4번란은 마리당 0.05㎡의 케이지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을 의미한다.
정부는 조치 시행에 앞서 산란계사 신축과 증·개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육면적 확대에 따른 계란 공급 감소를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우선 산란계사 신축·증개축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예비사업자를 선정한다. 오는 31일까지 시·군·구를 통해 신청서를 접수한 뒤 건축 인·허가 취득 여부와 예산 투입 대비 사육마릿수 증가 효과, 연내 사업 완료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예비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예산이 확정된 이후 사업 추진 자격을 받는다.
지원 대상은 기존 산란계 농가뿐 아니라 신규 사업자까지 포함된다. 기존 농가는 사육시설을 확장해 사육마릿수를 유지하려는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산란계를 사육하지 않더라도 계사 건축을 위한 인·허가를 취득했다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업자는 2027년 안에 공사와 대출 실행을 완료해야 한다. 방사식이나 평사식 사육시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계사 신축과 증·개축을 가로막는 가축사육 제한구역 규제도 손질한다. 현행 가축분뇨법에 따라 시·군은 일정 구역을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제한구역에서는 신규 축사 진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기존 축사의 증·개축도 제한된다.
지난해 12월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가축사육 입지 연구'에 따르면 전국 시·도 면적의 87.2%가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기존 산란계 농가의 94.4%가 제한구역에 포함돼 있어 사육면적 확대에 맞춘 시설 확충에도 제약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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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사육마릿수를 유지하기 위한 계사 증·개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축분뇨 배출량 등 환경오염 부하가 늘어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다.
양 부처는 지난달 27일 '산란계 사육밀도 개선 추진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방정부에 관련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 사육면적 기준을 맞추기 위한 증·개축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는 인·허가 문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시·군을 대상으로 5차 TF 회의를 열 계획이다. 가축사육 제한구역 조정 방안도 계속 논의한다.
이재식 축산정책관은 "식품안전, 동물복지, 안정적인 축산물 공급, 축산업의 환경부하 저감 등 다양한 정책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관계부처와 지속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