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위한 출국장에서 개각 소식
청와대 "전임 장관 평가 때문에 신임 장관 뽑은 건 아니야"
후임은 이형일 현 차관…정권 상관없이 중용된 '에이스' 경제관료로 평가

경제부총리 교체 카드는 '깜짝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사의 발표 이후 개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지만 경제부총리가 개각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불분명했다.
시기적으로 30일 오전 급작스럽게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거의 없었다. 개각 대상자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교체 사실을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머물던 공항 출국장에서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구 부총리에 대한 평가와 무관한 인사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주가와 부동산 문제 등으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선 현행 체제의 '실행 능력'에 낮은 점수를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상 조짐이 감지된 건 이날 오전 10시를 갓 넘긴 무렵부터다. 재경부는 구 부총리의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과 관련한 보도자료 배포 계획을 취소했다. 당시 구 부총리는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이었다. 구 부총리의 신상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발길을 돌렸던 구 부총리는 다시 출국길에 올랐지만 이 과정에서 개각 소식을 통보받은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의 인사청문회 통과 전까진 현직을 유지하기 때문에 구 부총리는 개각 소식에도 예정된 국제회의를 소화하기 위해 다시 출국했다. 그만큼 이번 인사는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구 부총리는 지난해 7월21일 이재명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기재부가 올해 1월부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 후로는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맡았다.

재임 기간 내내 'AI(인공지능) 대전환' 등의 화두를 던진 구 부총리는 경제사령탑을 맡아 반도체 산업 호황, 성장률 반등과 같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과를 온전히 공유했다. 지난해 1.0%에 불과한 실질성장률은 올해 3%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고 지난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가중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야당의 공세도 이 부분에 집중됐다.다만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임 장관에 대한 평가 때문에 신임 장관을 뽑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 후임자로 지명된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는 현직 재경부 1차관으로서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의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같이 호흡한 인물이다. 이력만 봤을 땐 거시경제 정책 분야에서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에이스' 관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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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차관 등 거시경제 정책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모두 맡았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이 후보자를 각각 차관보로 기용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의 차관급 통계청장, 이재명 정부의 차관을 맡는 등 정권과 상관없이 중용됐다.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의 키워드 중 하나로 '실행 역량'을 꼽는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대미(對美) 투자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고 중동전쟁 이후 석유류 최고가격 도입을 주도하는 등 실행 역량에선 최적임자로 평가된다. 최근 차관에서 경제부총리로 직행한 사례가 없고 경제부총리로 다소 젊은(55세) 나이에도 이 후보자가 낙점된 이유다.
강 비서실장은 "이 후보자는 경제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꼽히는 정책통"이라며 "젊은 경제사령탑으로서 역대 최대 경제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