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가 책임져야 할 '나혼산' 조작방송의 무게 [IZE 진단]

전현무가 책임져야 할 '나혼산' 조작방송의 무게 [IZE 진단]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9.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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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심위에 각종논란으로 회부돼....공식 사과 할까?

MBC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 조작 논란으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랐다. 제작진은 관광청의 촬영 협조를 받았음을 인정하며 입장을 번복했고, 전현무는 무계획 여행임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연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현무는 논란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조작 방송 논란에 휩싸인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사면초가다. 이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이자 도마에 오른 ‘즉흥 여행’을 직접 진행한 방송인 전현무의 입지도 위태롭다. 그에게 모든 책임을 덧씌울 수는 없지만, ‘나 혼자 산다=전현무’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그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크다.

항간에는 "전현무의 위기는 ‘나 혼자 산다’의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그가 진행을 맡고 있는 프로그램 수만 10개 안팎이기 때문이다. 전현무의 활동이 중단되면 이 프로그램들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는 뜻이다.

전현무가 비판의 중심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찬찬히 다시 뜯어보자.

지난달 말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알마티시(市) 여행기를 다뤘다. 여행 예능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제작진이 새롭게 가미한 재미는 바로 ‘즉흥 여행’이었다. 전현무는 아무런 계획없이 공항에 가서 항공권을 끊고 렌터카를 빌렸다(고 주장했다). 카자흐스탄은 여전히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여행 지역이다. 사전 정보도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흥미로웠고, 계획 없이 떠난 여행에서 좌충우돌하고 의외의 문화를 만나는 모습이 이번 ‘나 혼자 산다’의 지향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SNS,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세상에 비밀과 제한된 정보는 없었다. 한 네티즌이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인이 운전하려면 국제운전면허증 외에도 별도의 공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알마티시는 공식 페이지에 ‘관광청의 지원을 받아 촬영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즉흥’은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일일이 따져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촬영을 하기 위해 최소한 5명 이상의 인력이 함께 떠나야 한다. 그들이 해당 시간대에 카자흐스탄행 항공권을 동시에 구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게다가 방송 장비를 함께 보내야 하고, 현지에서 공식 촬영을 위한 절차도 밟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서 촬영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웠다.

급기야 제작진은 지난달 31일 "관광청으로부터 금전적 협찬이나 제작비 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도 "현지 촬영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와 현장 진행에 필요한 촬영 협조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사진=방송 영상 캡처 

물론 가장 큰 잘못은 제작진에게 있다. 촬영 스케줄 및 장소, 현장 허가 등을 받는 것은 출연자가 아닌 제작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즉, 처음부터 ‘즉흥 여행’이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제작진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국내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즉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가져온 후폭풍이다.

전현무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강력한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전현무쯤 되는 진행자라면 마땅히 이 방송이 조작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고 말렸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적극적으로 ‘연기’했다. 촬영 당시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 앉아 이 영상을 동료들과 함께 보는 과정에서도 ‘무계획 여행’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시청자들에 대한 기만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현무는 이 논란이 불거진 후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물론 제작진이 두 차례 입장을 냈지만, 이 역시 1차 해명은 거짓, 2차 해명은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여 진정성이 훼손됐다. 그 사이 전현무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침묵이고, 사과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결국 해당 회차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심의 대상에 올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민원을 접수한 뒤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심의 결과는 빨라도 수개월이 걸려야 나온다.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전현무의 하차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럴 확률이 높진 않다. 범법 행위라 할 순 없고, 엄밀히 말해 제작진의 잘못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전현무의 하차보다는 제작진 교체로 이 사태를 매듭지으려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전현무는 이 프로그램의 얼굴과도 같기 때문에 그가 떠나는 것은 프로그램의 정체성까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훼손된 이미지까지 지키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현무는 지상파, 종편, 케이블채널을 오가며 현재 가장 많은 예능의 메인 MC를 맡고 있다. "틀면 나온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호감도가 높아 이처럼 숱한 섭외를 받은 것인데, 이번 사태를 진정성 있는 자세로 사과하고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그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비호감도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란 우려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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