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거에 희생당하는 건설산업

[기고] 선거에 희생당하는 건설산업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12.02.28 09:56

고맙고 반가운 인사말인 '공사다망하심'이 요즘 중소건설회사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다. `공사가 다 망하고`로 들릴 만큼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다고 한다.

줄어든 일감에다 수익성마저 악화되니 건설 근로자들의 일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나 최근 들어서는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건설산업을 매도하는 게 정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삽질경제`니 `토건경제`니 하면서 건설산업을 매도하고 건설투자를 마치 전시성이나 예산낭비로 비하시키고 있다.

국내건설에는 제대로 된 이름값을 할 수 있는 `명불허전` 회사가 없다. 건설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름값을 가지려면 타 산업과 달리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대물림하는 회사가 많이 나와야 가능하다. 국내 중소건설회사 중 50년을 넘긴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창업 30년을 넘긴 회사가 몇몇 존재하고 있지만, 그나마 창업 세대에서 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일거리도 줄어들었지만 채산성마저 악화돼 건설업 자체에 대한 매력이 없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한강의 기적을 선도했던 건설업의 공로마저 송두리째 폄하되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건설산업이 일방적으로 폄하되는 이러한 현실에서는 현재나 미래에 어떤 꿈이나 희망도 기대기 힘들 뿐 아니라 건강한 기업이나 장신이 나타기는 어려울 것이다.

건설산업에 대한 일방적인 비하는 결과적으로 국가와 국민경제의 피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국민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집과 도로와 교량이 바로 건설산업이 생산한 결과물이다. 집이 충분하다면 서민들이 전ㆍ월세로 고통을 받을 이유가 없다. 도로가 충분하다면 연간 26조원이라는 정체 비용을 낭비할 이유도 없다. 교량이 붕괴돼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안전관리 소홀을 문제삼을 뿐이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비용이 지불됐는지의 여부는 관심 밖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의 국토면적당 도로 연장이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외면한 채 이미 필요 이상으로 공급된 것처럼 왜곡하고 도로투자를 국가예산 낭비라며 잘못된 지식을 국민들에게 전한다. 또한, 전력이 부족해 국민들에게 절전을 강요하면서도 전력생산시설의 보강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질 만한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는다. 대책 없는 `원전 중단’이나 `재생에너지’이 마치 해답이나 되는 것처럼 오도할 뿐이다.

기업들의 일감을 줄게 만들면서 일자리를 늘리라는 일방적인 일부 정치권의 협박은 국민경제를 사지로 몰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난해관수(觀海難水)’라는 맹자의 어록을 생각하게 만든다. 건설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건설산업의 중요성을 어떻게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들의 생활기반을 책임지는 건설산업을 `공사판`으로 매도하는 `선거판’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경제에서 건설산업 제외는 불가능하다. 생활하수가 더럽기 때문에 물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건설 역시 필연적이라면 산업에서 생산하는 집과 도로, 발전소 등을 어떻게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으로 공급해 국민경제에 보탬이 되는지가 화두가 돼야 한다. 산업이나 시장, 기업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면서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분명 이율배반이다. 경제 비중이 8% 이상인 산업을 단지 국민의 관심 유도와 득표를 위해 비하하는 것은 국민경제 자체를 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건설산업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폄하보다 기술혁신 유도가 바람직하다. 그리고 건설산업이 국민경제의 회생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산업임을 인식해야만 한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한국 건설은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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