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학주 기자의 히트&런] 감정평가 관련 3법 시행령·시행규칙 놓고 국토부와 날선 대립각

요즘 감정평가 업계가 뒤숭숭하다.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감정평가 관련 3법 시행령·시행규칙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감정평가사들이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 앞에선 감정평가사 5000여명이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올 초 새롭게 감정평가사들의 단체인 한국감정평가협회 수장이 된 국기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들은 직접 삭발식을 가졌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감평사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렇다면 감정평가 관련 3법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감평사들이 분개하고 있는 것일까.
올 1월 부동산 가격공시와 감정평가와 관련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한국감정원법 등 3개 법안이 제정되거나 개정돼 공포됐다.
국토부는 부동산 가격공시를 내실·효율화하고 국민재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더욱 공정하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이번 법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법 제정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관련 법 시행령·시행규칙을 마련해 입법예고했고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감평사들의 입장은 이번 법안이 감정원에는 특혜를 주면서 감평사를 이중으로 옥죄고 있어 불평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논란의 핵심은 '한국감정원법' 시행령에 감정원의 업무로 보상평가서 검토가 추진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전문자격사인 감정평가사가 수행해 오던 업무를 감정원이 타당한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는 국민재산권을 침해하고 감정평가의 독립성을 저해시키며 전문자격사인 감정평가사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금융기관이 원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감정평가업무에 대해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하는 것이어서 표본조사와 함께 근거 없이 감정평가사를 옥죄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해마다 작성하는 감정평가서 가운데 일부를 표본조사해 필요하면 타당성 조사나 감정평가사 징계와 연계하겠다는 방침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감정평가법에 표본조사 근거가 없고 표본조사는 결국 감정평가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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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감정평가법에 국토부장관이 감정평가가 법률에 따라 타당하게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문제가 없다"며 "무작위 추출 표본조사는 매년 발급되는 평가서 약 50만건의 0.2% 수준인 1000여건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협회를 위시한 감평사들은 개정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국토부 역시 원안대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치열한 공방이 예견된다.
사실상 이 논란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부는 당시에도 '부동산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을 개정을 통해 감정원에 관리·감독 기능과 공공기관의 담보평가 업무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평가협회 반발로 6개월을 끌다가 무산됐다. 당시에도 감평사 2700여명이 공동명의로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2010년 감정원을 '감정평가공단'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의 부감법 개정안을, 2011년 감정원을 '한국감정평가원'으로 전환, 관리·감독자로서 공적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급기야 지금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