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경기 과천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경기 용인 수지구 등 일부 지역의 집값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부동산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집값 향배가 정부가 연일 강조하는 부동산 안정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기준 용인 수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61%를 기록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률 0.1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강남 3구와 용산구, 경기 과천시 등 최근 집값 강세를 주도했던 이른바 '불장'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약 2년 만에 하락 전환한 것과도 대비된다. 서울 서초구(-0.02%), 강남구(-0.06%), 송파구(-0.03%), 용산구(-0.01%), 경기 과천시(-0.10%) 등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2월 넷째주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연초 대비로도 수도권 최고 수준이다. 용인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4.72% 올랐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봐도 수지구는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55~0.75% 범위에서 움직이며 수도권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거래가 기록으로도 강한 상승세가 확인된다. 지난달 23일 수지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면적 85㎡(23층)는 17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14억원대 거래가 이뤄줬던 단지인데 처음으로 17억원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용인 수지의 집값 강세에 대해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매수 수요가 외곽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구체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강남권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수요가 경기 남부 등 준서울권으로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부가 대출·세금 규제를 하면서 고가 1주택 매수세는 약해지고 그 수요가 주변으로 빠져나간 형태"라고 전했다. 실거주 중심 수요가 높은 서울 집값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교통 접근성이 좋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가율도 용인 수지구의 집값 강세를 뒷받침했다. 용인 수지구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전매·청약 요건도 일반 지역보다 엄격하다. 이와 관련, 윤 리서치랩장은 "용인 수지가 규제지역이긴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은 편이라 전세를 끼고 매매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향후 집값 흐름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먼저 강남 3구가 하락세로 전환한 만큼 용인 수지도 조만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온도 차는 있지만 연쇄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경기 남부 벨트는 동조화 현상이 강한 편"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제한적인 조정 후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오름 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단기 조정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다만 한두 달 사이 (집값이) 큰 폭으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