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제도 정착 위해 적정 공기·공사비 검증 민간 위탁 고려해야"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건설안전특별법(건안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건안법은 발주자에게 적정 공사비·공기 제공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강조한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민주당은 이달 셋째주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통상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원 구성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둔 만큼 원 구성과 함께 민생 중심의 법 제·개정 논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안법 논의도 원 구성과 함께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건을,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1건을 발의해 총 3건의 건안법 제정안이 국회 국토위에 계류 중이다. 건안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발주자에게 적정 공기·공사비 제공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업참여자(설계·시공·감리자)에게도 관련 절차 의무를 지운다. 무리한 공기 단축과 공사비 감액이 건설현장 안전사고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은 특히 이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 등) 건설공사를 할 때 관계기관으로부터 공사비 및 공기의 적정성을 검증받도록 하는 절차를 명시했다. 적정 공기와 안전비용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 이에 대한 발주사·시공사·감리자 등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다만 적정 공기·공사비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안법 제정 및 시행이 임박한 만큼 기존 유관단체가 이를 맡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부칙을 통해 법률 제정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있지만 준비사항이 복잡해 절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등 관련 협·단체 위탁사무 지정을 통한 공기·공사비 검토 업무 대행 수행을 합당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관련 단체들이 시공사나 설계사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검증 공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를 보완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부언했다. 발주자가 검토 결과에 대한 이의가 있을 시 국토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제3의 위원회를 통해 적정성을 재검증하면 이같은 약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와 공사비 및 공기 산정 체계가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일본의 경우 공공공사 영역에 해당하는 토목공사 관련 공기 및 공사비 산정기준은 정부가, 민간 건축공사 기준은 관련 민간 협·단체(일본건설업연합회)가 각각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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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건산연 연구센터장은 "전체 건설공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공사의 공기·공사비 검증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산정·지급체계 구축은 건설안전 향상에 일조할 것"이라며 "역량을 갖춘 검증기관의 조기 운영을 위해서라도 민간 위탁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