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클라이맥스

[광화문]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클라이맥스

엄성원 건설부동산 부장
2026.07.22 04:1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이재명 정부의 2년 차 부동산 정책이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세제 개편을 강조해왔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건 아니라고 매번 부인했지만 그간 부동산 대책의 최종 장에는 항상 보유세와 종부세 개편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스로 자화자찬한 초강력 대출 규제(6˙27 대책)가 반짝 효과로 그쳤을 때도,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규제 패키지(10.15 대책) 발표 때도, 숨어 있는 자투리땅까지 모두 끌어모았다고 자평한 공급 대책(1.29 대책)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마지막 순간에는 으레 부동산 세금을 언급했다. 대통령은 부동산 세금을 핵폭탄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함부로 쓰면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할 필요가 있다면 쓸 수도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 부동산 대책의 최종 장을 열어 보이기에 앞서 부동산 토론회라는 이름의 국민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공급(국토교통부, 14일), 대출(금융위원회, 15일), 세제(재정경제부, 16일) 등 분야별 토론회에 이어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종합토론회도 예고돼 있다. 이 종합토론회에 이어 이달 말 부동산 세제 개편 발표가 이뤄진다. 최후의 수단 등장에 앞서 마치 한 계단씩 빌드업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빌드업에 대한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정부는 자유로운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토론회의 문을 열었지만 정작 현장에선 부처 감사위원을 맡고 있는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정책 홍보 서포터즈로 활동해온 사람이 청년층 의견을 대변했다. 주택·금융·임대인·중개인 단체들은 이 자리를 오랜 민원을 풀어내는 자리로 활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론회 개최를 예고하면서 보유세 적정 수준, 실거주 1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및 다주택자에 대한 차등 과세, 초고가 주택 기준 등을 쟁점으로 제시했다. 하나같이 부동산 세금에 대한 내용이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건 아니라는 말과 달리 쟁점 하나하나가 다 세금 강화를 가리키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는 다르다. 정부가 토론회에 앞서 보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마련한 정책 제안 온라인 페이지에는 21일 오전 현재 3000건이 넘는 제안이 올라와 있다. 이중 절반은 대출 규제를 풀어달라는 목소리다. 청년, 생애최초 등 주택시장에 첫 진입하려는 사람부터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막혀 어쩔 수 없이 비거주 1주택자로 남은 사람까지 나름의 절박한 사정을 풀어내고 있다.

이른바 초강력 대출 규제로 잠시 막아놓았던 둑은 반년도 못가 무너져내렸고 서울 전역을 토허제로 묶어도 집값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 집값이 주춤하자 서울 외곽이 타올랐고 이렇게 시작된 불씨는 다시 경기도로 향하고 있다. 정부는 대출을 막고 세금을 올리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가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1년 반 동안 집값도 변함없이 우상향 중이다.

그 사이 내 집 마련에서 한발 더 멀어진 실수요자들이 지금이라도 대출을 열어주면 집을 사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를 믿고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더 이상 제 발 찍은 결과로 남지 않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7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서울 전세가는 10여 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고 월세 상승률은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대출을 틀어막고 세금을 중과해도 어떻게든 집을 사려고 하는 이유다.

엄성원 건설부동산부장
엄성원 건설부동산부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