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임기내 금리인상 물건너가나

李총재 임기내 금리인상 물건너가나

이새누리 기자
2010.01.08 11:22

기획재정부 차관 '금통위 참석' 돌발변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1개월째 동결했다. 기획재정부 차관까지 금통위에 가세하면서 이성태 한은 총재 임기내 금리가 오를지 불투명해졌다.

8일 금리동결은 예견됐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는 경기회복이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운용하겠다고 했다. 올해 통화신용정책에서도 민간의 성장동력 확충에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이어서 1월 금리동결은 확실시됐다.

특히 이번 금통위에선 11년만에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열석(列席)발언권을 행사하면서 시장 관심도 집중됐다. 정부가 꾸준히 금리인상 유예론을 피력한 터라 금리동결에 더 무게가 실렸다.

이번달만 놓고 보면 시장에선 "허 차관의 금통위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금리가 동결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직 여러 불안요인들이 남아있어서다. 다른나라들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만한 이유도 특별히 없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빠른 경기회복 양상을 보였지만 여전히 성장률은 0%대였고 국내외적으로 여러 불안요인들이 남아있다"며 "자산가격이나 물가 측면에서도 금리를 올릴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정책과제라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언제 올릴지다. 여태 1분기냐 2분기냐를 놓고 왈가왈부가 있었지만 '열석발언' 변수가 불거지면서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허 차관은 이날 금통위 참석 직전 "통화정책 독립성은 명백히 금통위에 있다"고 못박았다. 한은과 갈등으로 비춰지는 데 대한 대답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열석발언을 하면 당연히 정부나 청와대 입장을 과거보다 직접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바깥에서 정부의 목소리를 낼 때보다 회의에 참석해서 정부의 입김을 불어넣을 때 당연히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올해를 성장동력 확충의 원년으로 삼고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온 터라 금리인상이 아예 상반기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입장에선 올해 상반기는 이른 게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고 다른 주요국에서 금리변동과 관련해 가시화한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을 늦추자는 입장으로 기우는 것 같다"며 "최근 한은의 입장도 서두르지 않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관계자도 "상반기까지는 봐야 국내외 경기 회복기조가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확신이 설 걸로 보인다"며 "그때 가서 확신이 서면 금리인상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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