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연말 거래집중에 따른 시스템 과부하·동파사고 등으로 전산장애 빈번
"오늘 중으로는 약속했던 사람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데 큰일이네요."
농협을 거래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모(30)씨는 아침부터 발을 동동 굴렀다. 송금을 해야 하는데 인터넷뱅킹이 이틀 연속 먹통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전날부터 전산장애로 창구업무와 인터넷 뱅킹, 폰 뱅킹, 자동화기기(ATM) 등 모든 거래가 중단돼 혼란을 빚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발생하는 전산장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전산장애가 심심찮게 있어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마이스타(My Star)'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수차례 전산시스템 마비를 일으켰다. 당시 창구업무는 물론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등의 업무가 중단됐다.
한국씨티은행에서는 지난해 12월 영하 15도 추위에 수랭식 냉각이 내부의 물이 얼어붙어 동파되면서 냉각기로 들어가는 물이 쏟아지며 전산실 일부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모든 은행 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사고가 발생한 지 6시간 만에 일부 업무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저축은행중앙회 시스템 장애로 인해 온라인뱅킹 등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설 연휴 직후에도 고객들이 몰리면서 솔로몬 상호저축은행의 인터넷 뱅킹 접속에 장애가 있었다.
전산장애가 발생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거래량 집중'이다. 한 시중은행 IT담당 팀장은 "월말이나 연말에 거래가 집중돼 발생하는 전산장애는 사전 대비가 가능하지만 거래량이 어느 한 날에 집중되면 대비했던 부분을 초과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리 소홀의 탓도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한국씨티은행에서 벌어진 동파로 인한 전산장애는 언급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예상치 못한 문제로 전산장애가 이는 경우가 상당수이지만 물리적인 차원의 관리는 기본적으로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산시스템 관리나 거래가 집중되면서 시스템이 과부하 되는 것 등에 대해선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애에 대비해 서버용량을 무한정 늘리는 것이 자칫 비용 낭비요소가 될 수도 있어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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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전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반드시 세워야 하고 감독원이 제시한 규정을 지켜야 한다"며 "전산거래라는 것이 다양한 성격의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관리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