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전한 수요…금값 강세는 지속

[기고]여전한 수요…금값 강세는 지속

최원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2011.05.02 12:27

최원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수요 비해 공급 부족"

▲최원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최원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투기거품론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온스당 1200달러 부근부터 금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애기가 나온 지 벌써 꽤 오래됐는데도 최근에는 1500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 식을 기색은 별로 안 보이는 것 같으니 어쩐 일인가.

금은 다양한 용도에 쓰이기 때문에 금 시세의 급등세는 관련 시장은 물론 경제와 사회생활에까지 파급효과가 상당한 모습이다. 금의 최대 용도가 장식용이라는 점에서 혼인을 앞둔 예비부부는 걱정이다. 당장 돌잔치 선물 풍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돌반지 값이 부담되어 현금으로 대체하는 살풍경이 나타나고 금은방 매출이 크게 줄면서 궁여지책으로 최근에는 1그램짜리 돌반지까지 나온다고 한다. 산업용 측면에서도 금값 급등은 제조원가를 높여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거나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그렇지 않아도 근심거리인 물가상승세를 가중시킨다.

그렇지만 세상사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재미를 보는 쪽도 있다. 금의 투자용도 측면이다. 이번의 세계 금융위기로 데인 투자자들중에는 주식, 회사채 같은 자본증권 투자를 회피하면서 원유, 농산물, 금속 같은 실물상품(commodities) 투자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중에는 금도 포함된다. 국내에서도 일반인들까지 금 투자에 눈을 뜨면서 골드뱅킹의 금 계좌 수와 금 펀드 수탁고가 급증하고 금 선물거래, 금 파생결합증권(DLS)이 활성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지금의 금값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지속성이 있는 지 한번 짚어볼 때가 된 것 같다. 여기에서는 수급 차원에서 접근해보기로 한다. 먼저, 공급 측면을 보면 금의 3대 공급원은 채광, 고금 회수, 공공기관의 보유금 매각인데, 채광 비중이 6할 정도 된다. 그런데 채광에 의한 공급은 신규 금광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어 수요 급증에도 비탄력적이다. 보유금의 경우는 최근에 서방 중앙은행들이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안전자산 성격의 금 확충을 위해 매각을 회피하는 모습이며 신흥경제권 중앙은행들은 오히려 금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당 기간 금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수요 측면의 특징적 현상들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세계경기의 회복 지연, 미달러화 약세의 중장기화, 인플레 위험 심화 등이 예상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구조화되는 추세가 금 시세 급등세의 근본배경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신흥경제권의 성장세에 따라 금 수요가 강한 증가세를 띠어왔다. 중국, 인도 등의 일인당 금 수요량은 선진경제권에 비해 아직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경제발전 및 소득증가 등에 따른 금 수요량의 증가 여지는 상당히 클 전망이다. 중국 사례를 들면, 지난 5년간 연평균 1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고 이미 2009년에 세계 2위의 소비국이 되었으며 정책적으로도 금 시장 육성을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앞서 공급 측면에서 언급하였던 대로 신흥경제 중앙은행들 위주로 대규모 금 수요자로 변신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인도, 필리핀의 중앙은행은 지난 2년간 상당 규모의 금을 매입하였고 그밖에 스리랑카, 베네수엘라, 모리셔스, 타지키스탄 등의 중앙은행도 소규모이지만 금을 매입하였다. 신흥경제권의 외환보유고중 금 비중이 선진경제권에 비해 크게 낮으며 포트폴리오이론 관점에서도 과소하여 점진적으로 상향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금 수요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상에서 금에 대한 다양한 수급 측면들을 살펴보았다. 이들을 종합하면 공급세를 수요세가 압도하는 추세가 상당기간 구조적으로 유지될 것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금 시세의 고공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 유력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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