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대'를 위한 서민대출은 없다

[기자수첩]'20대'를 위한 서민대출은 없다

변휘 기자
2013.09.25 16:53

전·월세 대란은 모든 서민들에게 고통이지만, 20대들에겐 더 큰 짐이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20대 청년층 가구의 지난해 담보·신용대출은 1075만원으로 2년 전(2010년 765만원)보다 무려 40.5% 늘어났다. 특히 이들 중 다수가 전세 또는 반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늘렸다.

그러나 20대는 상당수는 최근 정부가 마련한 전·월세 전용 대출상품의 자격 요건에 미달해 부담이 더 컸다.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해 비교적 저금리를 제공하는 이 같은 전·월세 전용 대출상품은 금리 면에서 유리하지만, 많은 20·30대는 자격 제한으로 보다 금리가 높은 담보·신용대출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하게 된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기존에 만 35세였던 전세자금대출 제한을 최근 만 30세로 다소 내렸지만, 여전히 20대는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이처럼 연령 제한을 둔 것은 국민주택기금 고갈을 위한 방법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기금이 한정돼 있는 만큼, 1인 단독 가구보다는 부양가족이 많은 가구를 대상으로 대출하는 게 낫다는 것.

그러나 금융권에선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경기 악화 등으로 국민주택기금에 여유가 많은 것으로 안다. 돈을 굴릴 곳이 없어 정부는 청약통장 등을 통해 국민주택기금이 늘어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데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20대 단독가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비교적 저금리의 신용대출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고 하지만,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높은 연령대에 비해 비교적 임금이 낮은 20대들의 신용도가 높을 리가 없다. 이미 빚더미에 깔린 20대에게 "이자 몇 만 원 차이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건, 정말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대학생 대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국내 대학생의 한 달 평균 수입은 47만 원에 불과했다. 이들에게 '한 달 이자 몇 만 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 학기 300~400만원의 등록금, 그리고 날로 치솟는 전·월세 보증금 등 '빚더미'에 깔린 20대에게 단 돈 몇 만 원이라도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해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