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직원이 직접 빼돌린 혐의…씨티그룹, 내부통제 '구멍' 하영구 회장 책임론 커져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을 일으킨 한국씨티은행에 이어 계열사인 씨티캐피탈도 내부 직원이 고객 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적발됐다.
정보유출 사태로 중징계가 검토되고 있는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씨티은행장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씨티캐피탈의 내부 직원이 고객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포착하고 얼마 전 현장 검사를 끝냈다.
빠져나간 고객 정보는 약 5만 건에 달한다. 이름과 전화번호 등 단순 개인 식별정보가 대다수지만 내부 직원이 직접 유출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유출 정보는 대출모집인에게 직접 넘어갔다.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집인 위주로 영업을 하는 금융회사는 내부통제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정보유출 사고가 생기기 십상"이라며 "대출 관련 직원의 실적과 모집인의 수입이 서로 연결돼 있어 공모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1억 여건의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과 별개로 검찰이 씨티은행, SC은행 직원 등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불법대출업자로부터 압수한 USB(이동식 저장장치)에서 추가로 발견한 고객정보 300여만 건을 금감원이 추적한 결과, 씨티캐피탈의 고객 정보가 빠져나간 정황이 잡혔다.
일단 씨티캐피탈의 관련 직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정리해 씨티은행과 함께 정보유출 사건 관련 내용 전반에 대해 신속히 제재할 방침이다.
기관제재는 물론 하 행장 등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금융그룹 내에 내부통제 문제가 크다고 본다. 최근 정보유출과 관련해 금감원의 검사를 받은 또 다른 금융회사인 IBK캐피탈의 혐의 직원 역시 씨티은행 출신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려 5연임 중인 하 행장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더 이상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문책경고를 받은 은행 임원은 3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