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사 IT/정보보안 등 이공계 위주로 충원..인문계 따로 뽑을 여력 없어
전통적으로 인문계가 많이 취업했던 금융권, 그러나 금융사의 하반기 채용도 인문계에게는 바늘구멍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미정이다. 채용이 이뤄지더라도 IT/정보보안, 빅데이터 분석 등 이공계 위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권은 IT/정보보안 '인력 모시기'에 혈안이다. '5·7룰'(IT 인력의 5% 이상을 보안 부서에 배치해야 하고, IT 예산의 7% 이상을 정보보안에 투자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임직원을 IT/정보보안 인력으로 배치해야 했지만, 최근 보안이 금융권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발적으로 이 비율을 상회하는 인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입사원 채용 지원서에 아예 'IT직군'을 일반 직군과 별도로 구분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IT/정보보안 직군 인력을 5·7룰을 상회하는 10% 이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은행권은 상경계 지원이 많아 이들 사이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공계의 지원이 적은 편"이라며 "신입 채용은 물론 전문 계약직 채용을 통해 관련 인력을 수시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다. 올해에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공채를 한다고 해도 인문계의 입사 전망은 밝지 않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예년에도 IT/정보보안 등 이공계 인력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했다"며 "올해에는 보안 관련 이슈로 이공계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인데다 회사 차원에서 역점을 두는 분야인 빅데이터 분석 관련으로 통계학과·수학과 인력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에 뽑은 35명의 신입사원 중 절반에 육박하는 16명을 IT/정보보안 관련 인력으로 뽑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011년 분사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채용 패턴이 정착되지 않았다"며 하반기 공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반기 공채를 시행한다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에 이공계 인력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문계에게는 경력직 채용도 언감생심이다. '바늘구멍'이 아니라 아예 구멍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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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공계는 수시로 경력직 충원이 이뤄지고 있어 신입사원 채용뿐만 아니라 이직까지 이공계 천하라는 지적이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연초부터 IT/정보보안 인력을 경력직 수시 채용을 통해 충원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IT/정보보안 관련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전반적으로 수익성 악화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며 "있는 사람도 내보내는 형편인데 인문계 전공자를 신입으로 대규모 채용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받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 불황도 이공계에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태, 앱카드 명의도용 등으로 업계에서 '보안'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며 "당분간 신입과 경력을 막론하고 카드사들이 IT/정보보안 관련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한 빅데이터 분석 관련 전공도 통계학과·수학과 등이기 때문에 이공계를 많이 뽑는 흐름이 향후 수 년간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