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이사회 99% 원안 가결… 이찬진, '거수기' 관행 지적

은행지주 이사회 99% 원안 가결… 이찬진, '거수기' 관행 지적

김미루 기자
2026.10.29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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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8개사 의장 간담회
자료요청 등 적극적 역할 주문
민원·분쟁 처리역량 강화 강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8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8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이사회 차원의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금융사들의 민원과 분쟁처리 역량강화도 당부했다.

이 원장은 28일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열고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료요청, 외부전문가 활용 등을 통해 안건을 심도 있게 검토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다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그대로 승인하는 관행을 지적했다.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에서 처리한 안건 993건 중 수정가결은 9건, 보류는 1건이었다. 나머지 983건(99.0%)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 원장은 "사업다각화, 경영진 보수 및 평가(KPI) 등 핵심 경영현안에 대해 회사와 주주의 장기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어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 CEO(최고경영자)의 승계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해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해킹사고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차원의 IT(정보기술) 보안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이 원장은 "IT 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해 규제요구 사항만을 형식적으로 준수하거나 IT 보안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이상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사회가 IT 보안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달라"고 했다.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주문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는 2조1600억원으로 전년(1조8900억원)보다 늘었다. 5대 금융지주는 앞으로 5년간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은 단순히 지원규모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고 계약 입찰을 위한 지자체 행사 협찬금이나 보이스피싱 대응 콜센터 직원 인건비, 고객유치를 위한 이벤트 비용 등을 사회공헌 실적으로 포함하는 '소셜워싱' 사례를 보여주기식 활동으로 봤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주요 금융회사 CCO(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와 인사·조직 담당임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금융회사 민원·분쟁업무 모범관행' 설명회에 참석해 "자체 민원·분쟁 처리역량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그간 금융권에서는 민원·분쟁 처리 및 예방체계 구축을 필수적인 기반시설로서의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했다"며 "상당수의 민원·분쟁이 금융회사에서 직접 해결될 수 있음에도 콜센터 등을 통한 민원상담 접근성 부족으로 금감원에 접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6개 증권사의 고객센터 통화지연으로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200여건에 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회사 민원 담당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2.1%에 그치는 데다 담당인력 상당수가 55세 이상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고객 수와 민원 건수 등을 고려해 담당인력을 충분히 확보토록 하고 콜센터 통화대기시간을 '최대 5분 이내'로 설정하는 방안 등을 담은 모범관행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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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금융부 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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