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입법 홍수, 경제 멍든다
최근 국회에서 쏟아지는 의원입법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을 다룹니다. 과잉 입법으로 인한 유통업계의 어려움, 투자·고용 위축, 경제적 약자 피해 등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입법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최근 국회에서 쏟아지는 의원입법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을 다룹니다. 과잉 입법으로 인한 유통업계의 어려움, 투자·고용 위축, 경제적 약자 피해 등 다양한 시각을 통해 입법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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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없는 기업은 죽은 기업입니다. 투자를 통해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재투자를 해서 성장하는 것이 기업을 운영하는 본질입니다. 현상만 유지하려고 사업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한 대형유통업체 임원은 요즘 사업할 의지를 아예 잃었다고 말한다. 이중삼중 규제에 과잉 의원입법까지 너무 얻어맞아 정신 차릴 새가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골목상권 보호에서 시작된 관련법의 잇단 입안은 갑을 논란을 타고 그 규제 범위와 압박 정도가 한결 심해졌다. 유통업계가 유독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표'와 '인기'를 의식한 이른바 여론몰이 수준의 법 입안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법안이 소모적 논쟁만 부추길 뿐 현실성이 없는데다 지나치게 한쪽 주장만 반영하고 있다.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중복 입법 논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심의 중이거나 발의 대기 중인 유통업 경제민주화 법안은 10건 정도로 이들 법안 중 상당수는 이름만 들어도 '닮은 꼴'이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투자에 필요한 법 개정은 막고, 투자를 가로 막는 법은 만들면 경제 살리기를 위한 투자가 되겠습니까."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각종 규제 입법과 투자활성화 입법 지연에 대한 재계의 하소연이다. 재계는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 협력업체들도 활기를 얻을 수 있는 만큼 투자활성화가 경제민주화와 맥을 같이 한다고 인식한다. 곧 경제민주화를 위해 각종 규제로 기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규제를 줄이고 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을 맡은 박용만 회장의 취임 일성도 "투자할 수 있게 외국인 투자촉진법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5월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이 미뤄지면서 울산과 여수에서 국내외 기업이 계획 중인 2조 3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설비 합작투자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거래법상 증손자 회사의 지분을 100% 가질 경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정부도 법안 제출권을 갖지만 결국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다. 이런 점에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법안을 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법을 만든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허점도 있다. 법을 만들 때 국회의 파트너이자 실제 집행자인 행정부부터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우선 꼽는 게 '타당성 부족', '법 체계의 불안정성'의 문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 두사람의 얘기만 듣고 법안 취지로 몇 줄 적은 뒤 발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법안 문구 등 뒤처리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한다. 전문가들의 보좌기능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보니 다각도의 검토를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입법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 집행 비용,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보지 못한다. 실제 정부 제출법안과 달리 입법예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치지 않는다. 절차 간소화는 빠른 입법의 장점과 함께 졸속의 위험을 갖는다. 정부 관
'과잉입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원입법을 규제·심사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국회 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원입법이 국회에 제출되기 전에 법안의 타당성과 적정성을 심사한다면, 법안 처리 과정에서 기회비용과 갈등을 줄이고 법안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회 제출 전 당정협의,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체처심사,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심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정부발의법안과는 달리, 의원입법은 최소 의원 10명의 서명만 받으면 발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논의되는 방안이 '규제영향평가제'다. 홍완식 한국입법학회 회장은 "법률안을 사전에 심사하면 국회의 입법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안 처리 절차에 '규제영향평가제'를 도입, 규제영향분석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이 가져올 영향과 시장에 미치는 효과 등을 분석한 자료를 법안 처리를 담당하는 의원
19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10일 현재 6430건으로 이 가운데 의원입법은 93.7%(6027건)에 이른다. 역대 국회와 비교하면 법률안 규모뿐 아니라 의원입법 비중도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법안이 속속 등장한 데다 국회의원들이 비슷비슷한 내용을 경쟁적으로 제출한 탓이 크다. '경제민주화 1호 법안'으로 꼽히며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하도급법 개정안(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적용)은 진영 새누리당 의원(현 보건복지부 장관), 이목희·홍영표 민주당 의원 등 8명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합쳤다. 6월 국회를 뜨겁게 달군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법(공정거래법)은 8명, 가맹사업법(프랜차이즈법)은 5명이 경쟁적으로 발의한 내용이 반영됐다. 같은 기간 정부통계에서는 규제증가가 확인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건수는 이날 현재 7646건으로 지난해 7573건보다 증가했다. 부수조항을 포함, 총 규제는 그 두 배에 이른다. 이들 모두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법안 발의를 안 하는 국회의원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국회의원들의 입법권에도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입법권이 어디까지 행사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다"(국회 사무처 관계자) 올해 정기국회 법안 심사가 곧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급증하고 있는 의원입법이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입법 경쟁 속에 양산된 졸속 법안,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법안 등의 폐해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들을 계속 방치할 경우 민의 반영의 핵심 경로인 입법 활동 전반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워 국민들의 '법 저항감'을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계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힌 '화학물질 등록 평가 등에 대한 법률(화평법)'은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법안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지 5개월여 만이다. 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