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혁신 기술, 산업 현장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취재해 소개합니다.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와 성공 사례, 도전 과제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전달합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혁신 기술, 산업 현장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취재해 소개합니다.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와 성공 사례, 도전 과제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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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 경제와 반대로 가는 건 설득력이 없다" 독일에서 가장 급진적인 친환경 정책을 내놓는 녹색당의 한 당원이 답한 말이다. 녹색당은 최근 독일의 신호등 연정(사민당·녹색당·자민당이 각각 상징하는 적·녹·황색을 본따 현 연립정부를 비유하는 말)에 참여하면서 15년만에 연방중앙정부에 진출했다. 문화·산업구조가 딴판인 섬나라 영국에서도 '지역사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친환경은 쓸모 없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해상풍력 산업을 국가적으로 발전시킨 영국은 지역경제가 무너져가던 한 마을을 복구시킨 사례도 많다. 지난해 11월 30일 영국 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해나 매리 굿래드 에퀴노르 신재생에너지 부문 발틱지역 사업개발 그룹장은 "친환경 에너지 혁명·대전환은 좋은 직장(Good Jobs)를 준다는 확신을 전해야 한다"며 '경제적인 친환경'을 강조했다. ━쇠락하던 '그레이트 야머스' 해상풍력 발전으로 부활…2030년까지 일자리 6000개 이상 창출━ 굿래드 그룹장은 잉
독일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진출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 중 하나다. 최초 내연기관차 등장 후 세계 자동차 시장을 독일산 브랜드가 휘어잡았기 때문이다. 미국서 날아다닌다는 렉서스도 유독 독일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그러나 기아는 달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주요 독일 브랜드 판매량이 후퇴한 가운데 성장세를 보였다. 차의 고향에서 거둔 뜻깊은 성과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독일의 작년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262만대로 전년(292만대)보다 10.1% 감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25.7%), 아우디(-15%), BMW(-7.7%), 폭스바겐(-6.8%), 렉서스(-11.7%) 등 주요 브랜드는 판매량이 후퇴했지만, 현대차는 1.5%, 기아는 2.4%로 나홀로 성장했다. 지난달 3일 오전 10시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프리트베르크에서 만난 베른트 쾨글러 기아 대리점 대표는 "한국 브랜드라서가 아니다"라며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기아 그
함부르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정 '수소경제'를 실현할 최적의 도시다. 수소만으로 도시 전체를 운영하는 수소경제는 '돈'과 '지리적 요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초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에,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가 그린수소를 충분히 생산할만큼 잠재력이 큰 지역이어야 한다는 것. 역설적이게도 친환경 에너지 비중이 독일 내에서도 높은 축에 속하는 함부르크 지역의 한 화력 발전소가 이러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무어부르크(Moorburg) 석탄 화력 발전소다. 이미 이곳은 2020년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지난달 2일 오후 3시 독일 함부르크 주(州)정부 사무실에서 만난 옌스 케르스탄 환경·기후·에너지·농업부 장관은 "(그린수소 생산 최적지에 있는) 무어부르크 발전소를 재건축해 수소허브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며 "함부르크를 독일을 넘어 유럽 최대 규모 그린수소 생산지로 탄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어부르크 발전소는 2007년 해상
함부르크는 독일 최대 항구도시, 1인당 GDP 1위, 알아주는 부자 동네와 같은 수식어와 더불어 유럽의 '환경 수도'로 손꼽힌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된 함부르크 시민이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는 건 당연했고, 이는 전기차 도입으로까지 이어졌다. 함부르크식 전기차 도입을 일컫는 '함부르크 모델'은 이미 독일 내에서는 정책 표준이 된지 오래다. 통계 전문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함부르크의 공용 전기차 충전소는 1310곳이다. 3위인 베를린(1226곳)은 독일 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고, 1위 뮌헨(1694곳)은 자동차 산업이 가장 발달한 도시다. 인구·산업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은데도 함부르크가 충전 인프라를 가장 잘 구축한 셈이다. 전기차 비중도 제일 높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2020년 독일 내 함부르크 전기차 신차 출고 비중은 11.1%로 수도 베를린에 비해 5.4%p 낮았다. 그러나 각 주(州)별 전체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독일은 자동차와 생태계를 동시에 생각하는 뿌리 깊은 문화가 자리잡은 나라"(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독일의 전기차에 대한 감정은 양가적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도입시켜야하는 차(車)이면서도 1886년 칼 벤츠의 첫 내연기관차 발명 이래 탄탄하게 형성된 자동차 산업 일자리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차기 때문이다. 독일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포함) 숫자는 유례없을 정도로 급증했다. 21일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2016년 2만5000대 수준이었던 독일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68만1410대로 약 27.1배 늘었다. 이미 유럽에서는 가장 많은 전기차가 팔리는 나라가 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휩쓴 지난해에도 독일 브랜드의 성장세는 모두 주춤한 반면, '전기차' 중심 수입 브랜드는 급성장했다. 독일의 작년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262만대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폭스바겐은 6.8%, 메르세데스-벤츠는 25.7%가 줄었지만, 폴스타는 153.2
━[르포]"그린수소? 풍력발전기에 코드만 꽂으면 펑펑 쏟아져요"━① 그린수소 스타트업 라이프(Lhyfe)사 공장 가보니 지난해 12월2일, 겨울비가 흩날리는 프랑스 낭트. 시내에서 벗어나 남서쪽으로 1시간여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한적한 시골마을 부앵(Bouin)에 접어든다. 굴이 특산품이라는 부앵의 대서양 해안가에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들을 따라 조금 더 달리면 길가에 자리한 3층짜리 작은 잿빛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겉으로 봐선 창고처럼 생긴 이 건물이 프랑스의 그린수소 스타트업 라이프(Lhyfe)사의 그린수소 생산공장이다. 수전해 설비와 그린수소 저장시설, 관리사무실 등으로 이뤄졌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수소로서 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다. 라이프의 그린수소 공장은 2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벤디 에너지(Vendee Energie)'의 3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3대와 직접 연결해 하
한때 '탈원전'을 추진했던 프랑스가 다시 원자력발전소를 짓기 시작한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의 신규 건설없이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신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 등 차세대 원전 연구에 10억 유로(약 1조36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도 밝혔다. 프랑스는 2035~2037년 신규 원전 6곳을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 들어 원전 비중 50% 감축 시점을 2035년으로 10년 미루며 탈원전 속도조절에 나선 데 이어 사실상 '복(復)원전'으로 선회한 셈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전력 생산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5년 50%까지 줄이는 탈원전 정책을 시행한 지 약 16년 만이다. 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 EDF은 지난해 신규 원자로 6기 신규 건설 계획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를 정부에 제
#"프랑스 정부는 2030년까지 100억 유로(약 13조6000억원)가 넘는 자금을 수소경제에 투입할 것입니다."(필리페 부클리 프랑스 수소협회 회장) #"원자력으로 전기분해 공장을 돌릴 수 있는 무탄소 전기를 얻고 자동차, 기차, 화물차 등을 위한 친환경 수소를 가질 수 있는 건 프랑스의 행운입니다."(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 프랑스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탄소중립(Net Zero)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탄소 배출 없이 생산하는 수소)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원자력 산업'이 프랑스가 양손에 든 무기다. EU(유럽연합) 내 최대 경쟁국인 독일이 강력한 탈원전 기조를 바탕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면 프랑스는 수소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수십년간 멈췄던 신규 원전 건설까지 재개하며 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분야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
지난해 12월2일, 겨울비가 흩날리는 프랑스 낭트. 시내에서 벗어나 남서쪽으로 1시간여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한적한 시골마을 부앵(Bouin)에 접어든다. 굴이 특산품이라는 부앵의 대서양 해안가에 줄지어 선 풍력발전기들을 따라 조금 더 달리면 길가에 자리한 3층짜리 작은 잿빛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겉으로 봐선 창고처럼 생긴 이 건물이 프랑스의 그린수소 스타트업 라이프(Lhyfe)사의 그린수소 생산공장이다. 수전해 설비와 그린수소 저장시설, 관리사무실 등으로 이뤄졌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수소로서 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다. 라이프의 그린수소 공장은 2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벤디 에너지(Vendee Energie)'의 3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3대와 직접 연결해 하루 3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세계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일 생산량을 갖춘 그린수소 시설은 찾기 어렵다. 제주도에
━'해상풍력'으로 탄소중립계의 '제2 대영제국' 꿈꾸는 英━ 영국이 해상풍력으로 바다 위의 신재생에너지를 제패하겠다는 '제2의 대영제국'을 꿈꾼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해협과 북해의 강한 바람, 정권이 바뀌어도 이어진 정부의 장기적 지원과 이에 호응한 기업이 모여 영국은 이미 전 세계 해상풍력 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7월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가 발표한 2020년 연료별 전기 생산 비중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관련 데이터 집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이 43.1%로 화석연료(37.7%)를 앞질렀다. 신재생에너지 상승은 풍력발전(24%), 그 중에도 해상풍력 발전(13%)이 이끌었다.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 제정한 英…정권 변화에 영향 받지 않는 '일관적 기후변화 정책' 가능 영국에서는 일찌감치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진행되면서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이 제정됐다. 이 법은 2050년 탄소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최소
풍력발전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건 아니다. 높이 200~300m에 달하는 육상풍력 발전기가 내는 소음은 심할 경우 근처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하기 불가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영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사는 곳에서 제법 떨어진 해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기존의 고정식 해상풍력은 지반 문제를 비롯한 설치조건의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데다 근해에 설치할 경우 소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여전히 골칫거리였다.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는 이런 고민 끝에 탄생했다. 부유식 풍력발전은 바다 위에 유전을 설치해 석유를 뽑아내듯 인공 섬을 만들어 그 위에 발전기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29일 영국 런던에서 만난 소냐 치리코 인드레뵈 에퀴노르 부유식 풍력발전 부문 상무는 "육지와 거리, 수심과 상관없이 최고의 바람을 찾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게 부유식 해상풍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부 전폭 지원 받은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영국에서 기아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다면, 런던 아무 거리에서나 5분만 걸어보면 된다. 블록 1개를 건널 때마다 매우 높은 확률로 기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니로나 준중형 SUV 스포티지를 꼭 보게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흡수됐고, 현대차가 형, 기아가 동생처럼 여겨지지만 영국은 정반대다. 두 브랜드가 같은 그룹사인 사실도 잘 알려져있지 않으며 영국 소비자는 기아가 '한국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기아'이기 때문에 구매한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7일 영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는 영국에서 전년 대비 28.8% 오른 9만81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성장세가 높긴하지만 여전히 3만대 가량 앞서있다. 기아가 왜 인기가 많은지 알기 위해 유럽서 가장 큰 플래그십 매장인 런던 'GWR 기아'를 지난 11월 29일에 방문했다. GWR 기아는 히드로 공항에서 런던 시내로 들어갈 때 꼭 지나가야만 하는 자동차 전용도로 'M4' 바로 옆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