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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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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과 3월, 난간(南竿)읍의 린지둥(林志東) 읍장은 이메일을 확인하기위해 15분을 걸어야 했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사람들로 붐비는 통신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와이파이 핫스팟에 겨우 연결해 이메일을 볼 수 있었다. 마쭈(馬祖) 열도 사람들에게 이는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타이베이에서 뱃길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이 열도는 대만의 영토이고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린지둥 읍장을 비롯한 1만4000명의 마쭈 열도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이 악화된 것은 2월 2일부터였다. 그날 중국 어선 한 척이 이 군도와 대만 본섬을 연결하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 두 개 중 하나를 끊어버린 일이 발생했다. 6일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물선 하나가 나머지 해저 케이블마저 끊어버렸다. 마지막 남은 대만 본섬과의 인터넷 연결이 끊어져버린 것이다. 마쭈 열도는 36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가까운 것은 중국에서 겨우 8킬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이렇게 대만 본섬에서 떨어져 있는 이
러시아 용병부대인 바그너그룹이 군사반란을 시도했지만,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모스크바로의 진격을 멈추고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이 용병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은 일단 벨라루스로 몸을 옮겼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파죽지세로 북상해 모스크바에서 20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까지 진격했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선이 교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용병부대의 군사반란이 가져올 여파가 클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눈 여겨봐야 할 것은 군벌의 활약입니다. 군사반란을 일으킨 부대도 국방부 산하의 정규병력이 아닌 용병들이고 모스크바를 방어하기 위해 배치된 부대도 체첸 특수부대입니다. 이 체첸부대는 체첸 공화국의 수반인 람잔 카디로프가 지휘하는 '사병' 성격의 부대입니다. 푸틴은 왜 정규군이 아닌 이런 병력을 가까이 두고 활용하는 걸까요? 우선, 징병(徵兵)은 가족과 이웃을 방어하는데는 유용하지만 그 외의 일에는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침략전쟁이나 정권방어 같은 푸틴의 다양한 요
2017년 어느날, 검은색 방탄 BMW 차량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그너그룹 본부 바깥에 섰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당도했다는 이야기가 돌자 본부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한 회의실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었고 프리고진은 그곳으로 직행했다. 다부진 몸에 정수리는 총알처럼 뾰족한 50대 남성인 프리고진은 보디가드에 둘러싸여 위압적인 풍모였다. 하지만 직원 상당수는 한번도 그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민간군사기업(PMC)이 불법인 러시아에서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었다. 프리고진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활동했던 터라 해당 미팅에 참석했던 한 초급 간부는 그를 못 알아봤다. 현장에 있었던 전직 바그너 직원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소개하려고 일어났다고 한다. 프리고진은 그를 노려보더니 그의 소매를 붙들고 복도로 끌고 나가 얼굴을 강타했다. 오늘날 프리고진을 못 알아볼 러시아인은 거의 없다. 바그너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용병 부대가
내가 아기였을 때의 기록은 여전히 날 창피하게 만든다. 기저귀 외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뒤뚱거리며 걷는 사진, 음식을 먹는 대신 얼굴 전체에 문지르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 하지만 나도 이젠 젊은이가 아니라, 이런 민감한 자료들은 물리적인 '(사진)앨범'과 VHS '테이프' 형태로 부모님의 다락방 안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 내 초창기 온라인 활동(마이스페이스에 썼던 감성적인 글귀와 집에서 만든 뮤직비디오)은 인터넷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단순했던 2000년대 초반에 이뤄진 데다가 너무나 고맙게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사라졌다. 지금은 사라진 나의 인터넷 유품 중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깊이 안도한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어린 아이들의 사진과 영상을 볼 때는 더더욱 안도한다. 이들은 나와 같은 운을 누리지 못할 것이므로. 작년 12월, 나는 올리비아와 밀리라는 어린 자매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여는 틱톡 영상을 봤다. 커다란 선물상자에 담겨 있던 게 여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주시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이토록 강력한 도전자에 직면한 적이 없었던 미국은 2월에 발표한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을 "거의 동등한 수준의 경쟁자"로 묘사했다. 미군에게 중국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체제에서 효과적인 국방을 위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었다. 미국의 국방전략은 아직 중국이 제기하는 핵심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인 대양해군과 더욱더 치명적인 미사일전력에서 드러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급속한 현대화만 주목하다가 중국의 글로벌 세력투사의 또 다른 중요 기반인 경제적 입지를 놓칠 위험이 있다. 중국은 많은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국제무역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인프라를 상당 부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통제력은 특히 해상운송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아야라(가명)는 프린터에서 갓 출력해 따끈따끈한 이력서를 잔뜩 든 채, 채용 박람회로 달려갔다. 박람회장은 이미 구직자들로 가득했다. 올해 대학교 2학년인 아야라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옛날 같았으면 UC버클리 컴퓨터공학과 학생은 이런 캠퍼스 채용박람회를 통해 이른바 'FAANG', 페이스북(현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에서 여름 인턴십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아야라의 절친한 친구도 여기서 애플 인턴십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엔 FAANG 기업 중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와 세일즈포스, 우버,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몇달 전, 아야라는 이들 기업은 물론 50여 개의 다른 유명 기업 인턴십에 지원했다가 줄줄이 쓴맛을 봤다. 이들 기업이 대량 해고를 실시하기도 전이었다. 테크 기업들은 지난 1월과 2월에만 12만 명을 해고했는데, 이중 10%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진행한 정리해고였다. (메타는 박람회 직후 1만 명을 추가로 정리
인도의 모디 총리가 "윈스턴 처칠이나 넬슨 만델라급의 예우"(이코노미스트)를 받으며 미국을 국빈방문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인도인데 미국은 인도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 합니다. 첨단 군사기술의 중국 이전을 제한한다는 의미와 함께 중국 제조업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는 '디리스킹(de-riksing)' 움직임에서도 인도가 최대 수혜국이 될 전망입니다. 중국에 있는 서방의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될텐데 이전 대상국으로는 최대 인구대국이자 미국의 글로벌 전략 '구애 대상'인 인도가 가장 유망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인도의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방미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전투기용 제트엔진을 인도와 공동생산하겠다는 약속입니다.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제트엔진 기술인데, 인도가 그 동안 사용해왔던 러시아 기술의 제트엔진은
멀리서부터 죽음의 그림자가 일상의 흐름 속으로 불쑥 스며드는 순간은 언제나 조금 당혹스럽고 불편하다. 지인이 가족의 소천을 알리는 부고를 보내올 때, 또 한 시대를 풍미하던 어떤 인물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잊고 있었던 삶의 유한성을 갑자기 떠올리면서 잠시나마 숙연해진다. 이렇게 가끔씩 상기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은 인류가 문학과 예술을 발전시켜 온 과정에서도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커다란 동력이 되어 왔다. 우리가 떠난 후에도 남아 있을 어떤 흔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언젠가 끝나게 될 삶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시에 붙여진 '시성'(謚聖, The Canonization)이라는 낯선 제목은 17세기 초반 영국의 시인인 존 던(John Donne)이 쓴 시에서 유래하는데, 던의 시는 죽음을 넘어서는 문학의 힘을 종교적으로 '성인'(聖人)이 되는 의식에 비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대한 무덤이나 화려한 영구차
'100% 인공지능(AI).' 한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에 대해 소프트웨어가 내린 결론이었다. 내가 이끄는 학술 프로그램의 교수 한 명이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하고 어찌해야 하냐고 물었다. 다른 교수도 이 학생의 다른 과제물에서 '100% AI'라는 같은 결과를 받아 들고 역시 의문에 빠졌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때도 몰랐지만 지금도 모르겠다. 이 문제는 더 많은 문제들로 나뉜다. 학생이 AI를 사용했는지를 확실히 판별하는 게 가능한 건지, 과제 작성에 AI를 '사용한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다. 학생의 과제물을 판별한 소프트웨어는 다층 구조로 돼 있다. 우리가 쓰는 교육용 프로그램 캔버스(Canvas)는 인기 있는 표절 탐지 서비스 턴잇인(Turnitin)을 운영하는데 최근 새로운 AI 탐지 알고리즘을 추가했다. 대학에서 챗GPT(ChatGPT)의 원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캠퍼스는 혐의와 혼란이 뒤섞인 소용돌이 속에 있다. 지난 몇 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전·현직 대통령이 법정에 출두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 재판은 1심, 2심 등을 거치면서 대선이 있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는 이로써 언론보도의 스포트라이트를 계속 받게 될 것이고 이를 자신의 선거캠페인에 십분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반란죄'가 아닌 이상 확정판결로 수감중이라도 대통령선거에 나올 수 있습니다. 대통령 당선후엔 '셀프 사면'도 가능합니다.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에게 어쩌면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25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셋째 아들 알렉산더에게 물려주기로 했습니다. 아버지 소로스도 친민주당으로 정치자금을 많이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아들 알렉산더는 "아버지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합니다. UC 버클리 역사학 박사인 알렉산더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성평등, 낙태권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 전날,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노르망디에서 동쪽으로 2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을 거의 80년 전에 벌어졌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빗댔다. 그는 작전의 목표가 그때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침략국에게, 여기선 러시아죠, 부당하게 공격당한 국가를 자유롭게 하고 점령된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섭니다." 80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투는 유럽의 미래 안보질서를 결정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는 1944년 연합군이 갖고 있던 목표에 비해 (적어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구 국가들에겐) 훨씬 불투명하다. 나치 독일과 달리 러시아는 핵보유국이다. 러시아를 완전히 굴복시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천명한 목표는 러시아가 2014년 이후 점령한 모든 지역을 수복하고 국경을 소련 해체 직후인 1991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달성할 수 있다 할지라도(서구에서는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
2009년 제임스 노먼 매티스 대장은 '창의적 상상력'을 미국의 군사적 사고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던 시기였다. 중동 지역에서 미군의 고전이 보여주듯, 미국의 기존 군사 개념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기존의 군사 개념인 EBO(효과 기반 작전), ONA(작전적 실체평가), SoSA(복합체계분석)은 모두 예측 가능성이 높은 비교적 안정적인 세계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매티스 장군은 21세기의 전쟁이 불확실성·변동성·혼란·혼돈으로 가득 차 있어, 더이상 이러한 개념이 전쟁의 미래를 다루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1년 전에 이 개념을 폐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그는 이렇게 썼다. "EBO, ONA, SoSA와 관련된 기본 원칙은 근본적 결함을 갖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어휘와 훈련, 작전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군을 괴롭혀온 문제의 해법도 찾아냈다. 그는 '디자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