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전체 가계·기업보다 취약가계와 중소기업에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은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취약차주의 부실 위험은 시차를 두고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 금융안정 상황 점검'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에서 약 15개월 뒤 가장 크게 반응하는 반면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에서는 약 9개월 전후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과 금융기관의 신용손실 위험을 높이는 반면, 자산가격 상승세를 억제해 금융취약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가계 전반의 금리 상승 대응 여력은 과거 인상기보다 나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부채비율이 개선된 데다 가계대출 관리와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 영향으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이 낮아졌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2021년 7월 말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로 떨어졌다.
다만 취약차주의 사정은 다르다. 취약차주 비중은 6~7% 수준으로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연체율은 과거 금리 인상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취약차주의 상환 여력이 다소 약화된 상태로 평가했다.
특히 저소득층은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할 수 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저소득가구의 경우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수지 비율은 2024년 3월 -5.3%에서 2025년 3월 -6.3%로 악화됐고, 그 중 소득 1분위는 -14.0%로 전체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한은은 금리 상승 시 이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 축적 위험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나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을 점차 증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경기 개선세와 경제주체의 대응여력,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감안할 때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은 대체로 감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금리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취약부문에 파급될 수 있으므로 향후 이들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