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 라이브 공연이 펼쳐졌다. 광화문 광장은 이후 BTS 팬들의 한국 관광 1순위 방문지가 됐다. 이른바 'BTS 성지순례' 항목에 포함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노래를 부르면 속마음 나누던 장면의 배경이 된 낙산공원 성곽길과 북촌 한옥마을도 외국 관광객이 손꼽아 찾는 곳으로 거듭났다. K-컬처가 지역경제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된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이처럼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K-컬처를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상권의 가치를 높이기위해 기존 상인, 지역 로컬크리에어터들과 협력해 소위 '리단길'과 같은 브랜드를 구축하고 K-컬처의 독특한 스토리를 입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지역자원·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상권을 발굴해 국내·외 방문객들이 쇼핑·체험·관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특화된 지역 상권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관광객들이 글로컬 상권을 방문하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국 문화의 요체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위해 중기부와 소진공은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흐름을 지역으로 확산시킨다는 차원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을 대상으로 글로컬상권 6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상권에는 2년간 최대 50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글로컬상권 선정된 6곳은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 △제주 서귀포시 중심상가 상권 △대구 중구 교동연합상권 △광주 동구 동명동상권 △강원 속초시 설악로데오거리상권 △경북 영주시 영주문어 1955상권 등이다.


황리단길은 인근 유적지와 문화유산 보호법에 규제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높은 임대료를 피해 개성 있는 공간을 찾던 창업가들이 이곳에 모였다. 한옥과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현대적 감각의 카페, 독립서점, 식당들을 만들며 MZ들이 찾은 '인생샷' 성지로 급부상했다.
황리단길의 가장 큰 지역적 장점은 세계적 문화유산(대릉원, 첨성대 등)과 가까워 문화유산을 찾는 방문객들이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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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주변에 역사와 문화 자원이 그대로 있고 문화유산 보호구역(고도 보존 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시야의 개방감(특유의 스카이라인), 박물관 안에 갇힌 역사가 아닌 현재의 삶과 상업 활동이 유적과 완벽하게 공존하는 지역이다.
2025년 기준 황리단길 연간 방문객은 1100만명(외국인 방문객은 30만명)이다. 특히 황리단길은 2025 APEC 정상회의 이후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국내 여행지를 넘어 세계의 대표적인 '전통-현대 융합 상권'으로 도약할 기점에 서 있다.

다만 방문객 수는 폭발적이나 글로벌 수준의 안내 시스템, 다국어 메뉴판, 글로벌 결제 시스템 등 '글로벌 상권'으로서의 인프라는 아쉽다.
이에 중기부와 소진공은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을 통해 경주 황리단길 고유의 콘텐츠 창출, 로컬창업 생태계 조성, 글로벌 수용태세 확보와 로컬 상권과의 연계 등을 통해 한국의 '로컬리티(Locality)'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권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먹거리에서 시작해 원도심의 일상과 예술을 지나 바다로 마무리하는 여행'을 경험하고 싶다면 서귀포 매일올레시장과 중심상가가 만나는 원도심을 찾으면 된다.
매일올레시장→중심상가 중앙로·중정로→옛 동명백화점 일대→이중섭거리→새연교로 이어지는 길목을 도보로 천천히 걸으면 제주 중심상가를 경험할 수 있다. 거리로는 1.6킬로 약 25~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이 길목에도 글로컬 상권 조성을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외국 관광객이 직접 걸으면서 한국을 경험하기 위해 다국어 안내, K 의상·K 뷰티·제주문화 체험, 로컬브랜드와 디지털 투어길을 조성한다. 이 길목에서 옆길로 새 10여분을 가면 천지연폭포나 서귀포항, 제주올레길 6코스와도 만날 수 있다.

또 중앙로와 중정로에는 주민이 실제로 쇼핑하고 생활하는 원도심의 모습이 남아 있어 실제 제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과거 동명백화점 일대는 시민들이 옷을 사고 친구를 만나던 대표적인 약속 장소였다. 현재 건물은 사라졌지만 '만남의 거리'라는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제주 로컬 수제맥주, 제주 캐릭터와 기념품, 원도심 점포, 칠십리축제와 거리행사 등을 이 일대에 녹여내 전통과 현대 어우러진 원도심 체험 상권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관광객에게는 낮만큼 밤의 이색적인 먹거리, 볼거리도 중요하다. 주간과 야간의 골목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 대구 글로컬 관광 상권인 교동연합상권이다.
패션주얼리 특구를 비롯해 전자상가, 전통시장, 청년 F&B(식음료), 공방·편집숍이 한곳에 어우러진 대구의 독보적인 복합 상권이다.

특히 국내외 방문객들이 낮의 쇼핑·먹거리 문화와 밤의 감성적인 골목 문화를 연속해서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교동의 주얼리, 전통시장, 공방 등 다양한 상권 자산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연결하는 상권 브랜드 만들다는계획이다.
나아가 교동의 특색 있는 점포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콘텐츠 발굴하는 동시에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한다.
또 교동 상권의 브랜드, 점포, 콘텐츠, 행사 및 관광정보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상권 공식 SNS 채널 구축·운영하고 글로컬 교동 서포터즈와 K-인플루언서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12월 연말에는 교동의 주얼리 등을 활용한 K-컬처 체험형 축제를 개최해 공연·체험·미식·쇼핑·야간관광이 어우러지는 교동만의 대표 축제도 만든다

광주의 경리단길로 불리는 동리단길. 이곳은 기존의 주택이 많은 곳이라 밀집한 상권도시라기보다 주택마다 독특한 카페 등이 자리잡은 지역 상권이다.
광주지역에서 단연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과거 주거지역에서 청년 창업가들이 들어오면서 커피·F&B·공예·디자인·독립서점 등이 밀집한 상권으로 변화하며 광주의 대표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자생적 브랜드와 청년 기획자들이 공존하는 문화공간과 같은 이 상권을 동명동의 로컬 브랜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집객 효과를 연계해 글로벌 K-콘텐츠 타운으로 육성한다. 이미 이 곳에는 0.628k㎡ 권역 내 카페·F&B·편집숍·독립서점 등 로컬브랜드 587개나 입점해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해시태그만 동명동카페는 81만3000건에 이른다. 이는 서울의 핫플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76만9000건을 넘는 수준이다. 광주 내 다른 경쟁상권 대비 4배나 많은 수치다. 외국 관광객(광주 기준)이 2020년 대비 9.4배 성장(94만9000명)한 만큼 글로컬 상권 조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동명동을 하나의 무대로 정의하는 브랜드 '스테이지 동명'을 통해 상권 내 독립 브랜드의 파급력을 하나로 결집하는 스토리텔링 개발하고 해외 채널과 연동한 한·영·일·중 4개 국어 홈페이지 구축 및 외국인 관광객 예약의 접근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일본·대만·중국 등 국가별 관광동선·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글로벌 페이 가맹점 등록, 사후면세점 등록, Tax-free(면세) 사인물설치 등 글로벌 결제 인프라도 구축한다.


설악 로데오상권은 설악산·동해바다·청초호·속초해변이 공존하는 관광도시인 속초시의 금호동·교동 중앙로 일원에 위치한 원도심 상점가다. 연간 1300만명이 찾는 속초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과 인접해 있으나 최근 관광 소비가 중앙시장·해안가로 집중되며 공실률이 높아져 이를 청년창업·야간콘텐츠·외국인 친화 공간으로 되살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생이라는 맥락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속초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 관광객을 로데오거리의 체류·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글로컬 상권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 상권을 관통하는 가장 큰 강점은 '자연·역사·관광이 한 골목에 응축돼 있다'는 점이다. 설악산·동해바다·청초호·속초해변·영랑호까지 산·바다·호수 자원이 도보권에 모두 공존한다.

특히 6·25전쟁 이후 실향민이 정착하며 형성된 아바이마을의 순대·함흥냉면 등 음식문화가 지역 정체성으로 살아 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웃도어·패션 브랜드 매장뿐 아니라 칠성조선소·동아서점·문우당 등 개성 있는 로컬 공간이 인접해 있어 '속초다움'을 느낄 수 있다.
시외·고속버스터미널과 숙박시설도 가까워 원도심 관광·쇼핑·숙박 기능을 하나로 잇는 도심 관광축의 핵심 역할도 가능하다. 2025년에는 양양하조대 일원에서 8일간 페스티벌을 열어 약 8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속초시 주요 관광지 기준 2024년 외국인 관광객은 17만4362명으로 전년 대비 129.4% 증가했다.

영주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문화도시이자 경북에서 경주 다음으로 많은 국보를 보유한 도시다.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비롯한 세계유산과 선비문화의 전통이 도시 곳곳에 살아 있다.
또 소백산 아래 청정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농업기반을 바탕으로 영주한우, 영주사과, 풍기인삼, 계란, 포도, 딸기, 복숭아 등 다양한 농축산물과 로컬미식 자원을 갖춘 도시다.


여기에 철도도시 영주의 역사와 독특한 음식문화가 더해진다. 특히 1955년 영동선 개통과 함께 동해안의 문어가 철도를 따라 내륙 영주로 유통되면서 형성된 자숙문어 문화는 약 7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제사·혼례·잔치 등 영주의 선비문화에 기반한 관혼상제와 생활문화에 깊이 결합해 '영주자숙문어'라는 독특한 지역 미식문화로 발전했다.
영주문어1955 글로컬상권 조성 프로젝트는 영주 곳곳에 숨어 있던 다양한 문화와 미식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빛나게 만드는 과정이다. 영주자숙문어를 중심으로 백년철길의 서사와 K-선비문화, 세계유산, 전통시장과 지역상권을 '영주문어1955'라는 하나의 브랜드와 관광여정으로 연결한다.
특히 영주역을 단순한 도착지가 아니라 영주여행의 관문으로 만들고 관광객이 세계유산을 보고 떠나는 데 그치지 않고 상권에서 지역의 음식을 맛보고, 문화를 경험하고, 지역상품을 사고, 지역에서 머무르는 먹고(食)·머물고(宿)·사고(買)·이동하는(通) '식숙매통(食·宿·買·通)'의 체류형 관광소비 구조 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주문어1955 글로컬상권이 만들고자 하는 것은 '숨겨져 있던 영주의 가치를, 세계가 찾는 로컬의 가치로'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장 한국다운 도시 영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대표 글로컬 관광소비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