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자료엔 '검토', 트럼프는 '한국이 투자'...알래스카 투자 압박용?

한미 공동자료엔 '검토', 트럼프는 '한국이 투자'...알래스카 투자 압박용?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10.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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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 위), 더그 버검 내무장관,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2026.09.3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왼쪽 위), 더그 버검 내무장관,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2026.09.3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한미 양국이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검토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면서 향후 추가 협상 과정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 표심을 잡으면서 한국에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일방 발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발표식에서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달러(272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텍사스에 6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시설과 8개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던 사안이다. 정부 역시 지난달 22일 3가지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국회에 보고했다.

이날 공개된 한미 공동설명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프로젝트 '스타') △대형 원전 8기 건설(프로젝트 '파워') △알래스카 LNG 개발(프로젝트 '노스')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제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과 관련해 한미 공동자료에서는 검토에 착수한다는 수준의 내용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공동자료에서는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상업적 합리성 여부에 따라 투자 철회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또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사업 구조 등을 명시한 다른 두 개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알래스카 사업은 검토에 착수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겼을 뿐 투자금액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한국 기업의 참여와 LNG 구매 계약(offtake) 체결 보장 등이 내용의 전부였다.

반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관세 인하를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고, 그 자금의 일부가 이 프로젝트(알래스카 LNG)에 투입된다"며 투자를 기정 사실화했다. 그는 알래스카 프로젝트로 인해 1만2000개의 건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운영 단계에서는 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며 한미 공동자료에 없는 내용을 언급했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알래스카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인 만큼 향후 추가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등을 근거로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 개요
알래스카 LNG 사업 개요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의 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까지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을 건설해 LNG를 수출하는 사업이다. 생산량은 연간 약 2000만톤으로 추정된다. 가스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혹한지대 건설이라는 높은 공사 난이도와 가스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커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과거 미국 주요 기업도 사업 참여를 검토했다 철수하기도 했다.

다음달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 표심을 잡기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발표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각료뿐 아니라 알래스카의 댄 S. 설리번 상원의원,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도 동원했다. 알래스카는 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알래스카 사업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백브리핑을 통해 "무엇보다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우리의 대미투자 금액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초 미측과 합의한 총 2000억달러, 연 200억달러 송금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관한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관한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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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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