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 조짐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서초의 고가 주택은 급매 위주로 거래되는 반면 노원·중랑의 10억원 이하 단지에서는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경기 남부는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풍부한 수요와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역 간 갈아타기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서울에서는 10억원 이하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신내동 동성3차 전용 59㎡는 이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거래가격(5억4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높다. 같은 구 상봉동 건영2차 전용 74㎡도 7월 7억9000만원에서 이달 8억2700만원으로 올랐다. 노원구 월계동 녹천역두산위브 전용 59㎡는 지난 16일 7억1000만원에 거래돼 3월 거래가격(6억3500만원)을 7500만원 웃돌았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79㎡는 이달 8억75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0월 거래가격(6억5800만원)보다 2억1700만원 높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3% 올랐다. 노원구(2.32%)와 중랑구(2.20%), 도봉구(1.95%), 성북구(1.93%), 강북구(1.90%)가 서울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구는 0.30% 하락했다.
강남권은 전반적인 조정 분위기 속에서 송파구에서 일부 상승 거래가 체결됐다. 다만 송파구 역시 단지별·계약별로 상승·하락 거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전용 84㎡는 이달 5일 27억3000만원에 거래돼 7월 거래가격(26억1000만원)을 웃돌았다. 래미안파크팰리스 전용 59㎡도 이달 22억9000만원에 계약돼 7월(20억4000만원)보다 높았다. 반면 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36억원에 거래돼 8월 거래가격(36억5000만원)에 못 미쳤다.
경기는 반도체 벨트와 가까운 남부권을 중심으로 상승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경기 아파트값은 9월 1.06% 올라 8월(0.83%)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수원 영통구(4.30%)와 안양 동안구(2.75%), 광명(2.73%), 화성 병점구(2.71%), 수원 팔달구(2.51%)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전월보다 오름폭이 커지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수지구(2.33%)와 화성 동탄구(2.32%)도 강세를 보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수세가 향하는 가격대와 지역이 함께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서초에서는 가격 조정을 기다리는 매수자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반면 서울의 실수요자는 매수 가격대를 15억원 이하에서 10억원 이하로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중저가 지역은 전월세 매물도 부족해 세입자의 매매 전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남 연구원은 "서울은 10억원 이하가 주도주"라며 "가격대를 낮추면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남부에서는 삼성전자 관련 수요와 지역 간 갈아타기 수요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상승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원에서 오른 집을 판 매수자가 광교·분당 등으로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인근 지역에 신규 수요가 생기는 흐름이다. 남 연구원은 "수원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주변으로 퍼지고 있다"며 "하반기 키워드는 확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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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서울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의 상승 동인은 상이하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교수는 "경기 남부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따라 소득과 고용이 뒷받침된 수요이고 서울 서북·동북권은 상급지 진입이 막힌 수요가 내려온 데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 전환을 밀어올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둘 다 대출 한도라는 천장 아래에서의 상승"이라며 "15억원선에 근접한 물건부터 매수 여력이 끊기며 상승세가 누그러질 수 있고 앞으로 상승을 견인할 구간은 10억원 이하로 다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