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주무기관으로 삼아 공공임대 주택 활성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야당이 매입임대 가격 산정에 대한 국회 보고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눈길을 끈다. 매입임대용 미분양주택 매입 시 그 선정과 매입가격 산정 기준을 정해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9일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공주택사업자가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려는 경우 매입 물량, 매입 대상의 선정 기준 및 매입가격의 산정 기준과 방법을 미리 공표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표된 사항과 매입 실적을 매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과거 미분양주택 고가 매입 등의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엄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미분양주택의 매입 물량, 매입 대상의 선정 기준 및 매입가격의 산정방식은 행정규칙과 개별 매입공고에 맡겨져 있고 그 내용과 매입 실적을 국회가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LH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이나 수도권 공공택지 미분양 매입 확약의 매입가는 감정평가액의 89%를 상한으로 한다. 다만 단지별 사정에 따라 다소의 감액이나 가액도 가능하다.
이번 법안 발의는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정부 주택정책에 대한 야당의 견제 시도로도 볼 수 있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2030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기존 통합공공임대의 확대 운영과 더불어 보편형 공공임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주거취약계층 중심의 공공임대 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구조 개선과 마감재 고급화 등으로 중산층도 살고싶어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또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는 수도권 규제지역의 민간분양 잔여물량 발생 시 LH 등 공공이 이를 우선 매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렇게 공공이 매입한 주택을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약 1600가구 가량의 무순위 청약 물량이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야당 발의 법안인 만큼 실제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야당이 임대주택 매입가에 대한 국회 견제를 강조하는 건 그 자체로 정부 임대정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신설되는 보편형 공공임대의 경우 매입가가 민간의 사업 참여 여부와 사업 성패를 가름할 중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매입가가 너무 낮으면 민간의 사업 참여 유인이 사라지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고가 매입 논란과 함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