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7.7만건 쌓였는데 살 사람은 없다"…'멈춰선' 서울 부동산 시장

"매물 7.7만건 쌓였는데 살 사람은 없다"…'멈춰선' 서울 부동산 시장

김지영 기자
2026.10.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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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 평준화하는 집값 ④

(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자료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체결된 계약의 약 79%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5.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6%로 높아진 반면 25억원 초과는 5.8%로 낮아졌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10.5/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자료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체결된 계약의 약 79%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25.0%,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7.6%로 높아진 반면 25억원 초과는 5.8%로 낮아졌다. 사진은 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6.10.5/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 거래가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 전체가 활기를 되찾은 것은 아니다. 강남3구에서 시작된 매물 증가세가 노원·금천 등 외곽으로 번지면서 매도 대기 물량도 쌓여가고 있는 상황. 가격이 오르고 매물은 늘어나는데 거래가 뒤따르지 않는 엇박자 양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08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과 비교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성북구 17.4% 동대문구 14.7%, 영등포구 11.7% 등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매물 증가가 최근에는 비강남권으로 확산하면서 서울 전역에서 매도 대기 물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통상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현재 시장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일부 가격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앞서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면서 서울 집값의 '상향 평탄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흐름에도 거래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4월 8665건에서 5월 8990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6월 5288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7월 5841건으로 반짝 증가한 뒤 8월 3540건, 9월 2422건으로 다시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서로 다른 눈높이 때문에 매물이 시장에 쌓이는 상황에서도 거래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도자는 집값 상승 기대를 완전히 거두지 않은 채 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매수자는 높은 가격과 대출 규제 등을 이유로 매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수자가 움직이지 않는 배경으로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세제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주택을 사고 싶어도 자금 조달 여건이 제한된 데다 향후 규제와 세제 변화 방향도 명확하지 않아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호가를 낮추지 않으려는 매도인과 이미 한껏 오른 지금의 가격을 받아들이기보다 추가 조정을 기다리는 매수인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매물 증가 속 거래 실종'이라는 엇박자 국면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외곽·중저가 지역이 주도하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장기 상승세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남권에서는 일부 고가 아파트의 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반면 중저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저가 지역에서도 매물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강남권의 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며 나타났던 '키 맞추기' 장세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매물 증가가 강남3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노원·금천 등 외곽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한 투자 수요 위축이 서울 외곽의 실수요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라면 향후 거래량과 가격 흐름에도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가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를 서울 집값 하락의 전조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고 있고 선호 지역의 매도자들이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고 있어서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제한된 매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실거래 가격 자체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주택시장을 가격 상승과 하락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잡은 시장이라기보다 거래가 막힌 채 가격이 버티는 과도기적 시장으로 보고 있다.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동안 집주인들은 호가를 유지하고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기다리면서 거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거주 중심의 중저가 시장에서 전세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신고가로 집을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거래 둔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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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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