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지분 전량 인수 부담
경영권 확보 초점… 협력 전망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가 KDB생명 지분 '50%+1주'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인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국산업은행도 경영권 매각에 목표를 두고 있어 보유지분 전량 매각을 고집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산업은행과 세부거래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재 KDB생명 지분 99.75%를 매각대상으로 내놓은 상태다. 당초 산업은행이 보유지분 대부분을 한꺼번에 넘기는 방식이 전제됐지만 한국금융 측에서는 50%+1주만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험사 인수가 지분만 사들이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DB생명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해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 입장에서는 산업은행 지분을 전량 인수해 관련 부담을 모두 떠안기보다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만큼의 지분만 취득하고 산업은행과 협력하는 안전망을 갖출 수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KDB생명 지분 전량 매각을 고집하다 거래가 무산되기보다 일정 지분을 유지하면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한국금융과 협력할 여지가 생긴다. 이미 산업은행은 무상감자를 통해 KDB생명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등 이번엔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KDB생명은 다음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83.33% 규모의 무상감자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존 주식 6주를 1주로 병합해 발행주식 수를 줄이고 자본금은 5831억원에서 972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이는 인수자의 재무적 부담을 사전에 낮춰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보통 무상감자 이후엔 유상증자가 이뤄진다. 지난해에도 KDB생명이 무상감자 이후 산업은행이 5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등 감자 이후 추가 자본 투입이 이뤄졌다. 그만큼 감자 이후 한국금융이나 산업은행이 추가로 얼마를 투입하느냐도 양측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이 그동안 여러 차례 무산된 만큼 인수자의 재무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지를 관건으로 꼽는다. 실제로 KDB생명 킥스(K-ICS·지급여력)비율은 상반기 기준 경과조치 전 78.66% 수준으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30%에 맞추려면 최소 1조원 정도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산업은행도 현재 지분 전량 매각보다 경영권을 우선 넘기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한국금융에서 지분 일부 인수 제안이 온 것은 아니다"라며 "당초 매각계획에 따라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