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돈 빠지자… 은행 '개인자금' 쟁탈전

기업 돈 빠지자… 은행 '개인자금' 쟁탈전

김도엽 기자
2026.09.3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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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법인세 납부기간 저원가성 예금 수조원씩 빠져
한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선제적 수신확보 움직임
조달비용 상승 코픽스↑…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뛸듯

국내 주요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그래픽=김지영
국내 주요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그래픽=김지영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은행의 MMDA(머니마켓예금계좌)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121조3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말 133조922억원에서 7월말 118조3040억원으로 한달 만에 약 14조8000억원 감소했고 8월 말에는 117조3407억원까지 줄었다. 이달 들어 일부 회복했지만 6월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2조원 적다.

MMDA는 기업이 단기 여유자금을 맡겨두는 대표적인 저원가성예금이다. 통상 법인세 납부 시기에는 기업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MMDA에서 자금을 뺀다. 실제 지난 7~8월에는 은행별로 기업의 저원가성예금이 수조 원씩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법인세 납부 시기에 맞춰 기업의 저원가성예금이 수조 원씩 빠졌다"며 "빠진 자금을 메우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개인 예금을 모으기 위해 은행들이 연이어 예금금리를 올렸다"고 말했다.

최근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은행권 수신잔액이 가파르게 늘었으나 증가액 상당 부분은 기업에서 들어온 자금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만기까지 보유하는 비율이 높은 개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도 예금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지난 28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연 4.174%로 한달 전보다 0.411%포인트(P)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이 예금금리에 반영될 뿐만 아니라 은행 입장에서는 연 3.5% 정기예금 기준으로 예금금리를 0.6%P가량 올리더라도 은행채보다 나은 자금조달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하반기 자금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수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그전에 자금을 조달해 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실제 개인자금의 정기예금 유입세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1009조4141억원으로 8월 말보다 4조1822억원 늘었다.

예금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자금의 조달비용을 반영하는 코픽스(COFIX)는 지난 8월 상승세가 멈췄지만 9월 은행권의 잇따른 수신금리 인상이 반영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나 전세대출의 변동형 상품금리도 따라 오른다.

이미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29일 기준 5대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46~6.29%로 두 달 전 4.09~6.38%와 비교해 하단이 0.37%P 상승했다. 상단이 낮아진 것은 농협은행이 별도로 주담대 금리를 인하한 영향으로 나머지 4대은행은 같은 기간 금리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전세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에 연 3.33~6.03%에서 3.87~6.57%로 뛰면서 상·하단이 모두 0.54%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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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머니투데이 김도엽입니다. 은행권을 관심 깊게 지켜봅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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