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당국 퇴직자 '로펌행' 가속…8개월 만에 작년 기록 넘었다

단독 금융당국 퇴직자 '로펌행' 가속…8개월 만에 작년 기록 넘었다

박소연 기자
2026.09.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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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간 금융위 출신 보수 4.3배 뛰어
'지방이전' 논란까지…금융당국 전문인력 이탈 우려

금융당국에서 10대 로펌 이직한 연도별 인원/그래픽=김현정
금융당국에서 10대 로펌 이직한 연도별 인원/그래픽=김현정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떠나 대형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금융당국 퇴직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45명이 국내 10대 로펌으로 이직해 이미 지난해 연간 이직자 수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의 지방 이전 논란과 민간과의 처우 격차 등이 맞물리면서 전문인력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10대 로펌으로 이직한 금융위·금감원 퇴직자는 총 47명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출신이 37명, 금융위 출신이 10명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직한 39명을 불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최근 10년간(2016년 1월1일~2026년 8월31일) 금융위원회 퇴직공무원의 10대 로펌 이직현황/그래픽=김현정
최근 10년간(2016년 1월1일~2026년 8월31일) 금융위원회 퇴직공무원의 10대 로펌 이직현황/그래픽=김현정

금융당국 퇴직자의 대형 로펌행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대 로펌 이직자는 2023년 30명에서 2024년 39명, 2025년 39명 수준이었다가 올해는 8월말 현재 47명으로 급증했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0년간 누적 이직자는 254명에 달한다. 금감원 출신이 216명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했고 금융위 출신은 38명이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옮긴 인원이 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 37명, 화우 35명, 율촌 30명, 광장 28명, 세종 24명 순이었다. 김앤장 이직자 81명 가운데 69명이 금감원 출신이었고 금융위 출신은 12명이었다.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들의 '몸값'도 크게 뛰었다. 김앤장으로 이직한 금융위 출신 12명의 이직 전 월평균 보수월액은 약 734만원이었지만 이직 후에는 약 3183만원으로 4.3배로 뛰었다. 월평균 보수가 약 2449만원 늘어난 셈이다.

다른 대형 로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금융위에서 화우로 옮긴 7명의 월평균 보수는 약 588만원에서 3854만원으로, 태평양으로 이직한 7명은 약 935만원에서 41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최근 10년간(2016년 1월1일~2026년 8월31일) 금융감독원 퇴직공무원의 10대 로펌 이직현황/그래픽=김현정
최근 10년간(2016년 1월1일~2026년 8월31일) 금융감독원 퇴직공무원의 10대 로펌 이직현황/그래픽=김현정

금감원 출신 역시 대형 로펌 이직 후 보수가 크게 올랐다. 김앤장으로 옮긴 금감원 출신 69명의 월평균 보수는 이직 전 약 1334만원에서 이직 후 약 3360만원으로 2.5배가 됐다. 화우 이직자 28명은 약 1354만원에서 2703만원으로, 율촌 이직자 29명은 약 1399만원에서 2552만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감원 노조 등을 중심으로 전문인력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금감원에서 본인 의사로 퇴직한 의원면직자는 2017년 22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늘었고, 금융위에서도 최근 사무관·서기관급을 비롯한 민간 이직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자료에는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이 아닌 금융위 4급 미만 퇴직자 등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고위직의 이른바 '전관 재취업'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젊은 실무급 직원들의 민간 이탈 흐름까지 함께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감독·검사와 제재를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점이다. 금융당국 출신 인력이 대형 로펌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재직 당시 축적한 전문성과 정보, 인적 네트워크가 금융회사의 검사·제재 대응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한 의원은 "금융당국 퇴직자들의 대형 로펌 이직이 늘고 있고 이직 후 보수도 크게 오르고 있다"며 "이들이 로펌에서 맡는 업무와 금융당국과의 접촉 현황, 취업심사와 업무취급 제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국정감사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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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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