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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나왔을 때는 주행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고객들 앞에서 진행한 첫 시연회에서도 로봇이 계속 서 있어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기술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군 복무 중인 이상민 뉴빌리티 의장이 29일 열린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의 첫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현재 육군 AI(인공지능) 센터에 소속된 그는 "저도 오늘 빌리를 처음 봤다"고 운을 뗀 뒤 뉴비의 초기 개발 시절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7년 뉴빌리티를 공동 창업한 이상민 의장은 당시 대학 2학년이었다. 그는 "전공도 천문학이고 로봇 상용화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로봇을 양산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얻은 경험"이라고 했다.
뉴빌리티는 2024년 국내 최초로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했다. 이 의장은 "오늘 공개한 빌리도 어제오늘 기획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3년 반 전부터 준비해 온 기술"이라며 "앞으로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빌리는 바퀴 기반 하체에 두 팔과 손을 갖춘 작업형 로봇이다. 상체는 높낮이를 조절하고 회전할 수 있으며, 업무에 따라 적재함을 결합할 수 있다. 사람처럼 걷는 이족 보행 대신 현장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바퀴를 선택했다.
현장 시연에서 빌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선반 앞으로 이동한 뒤 물건을 집어 적재함에 넣었다. 이동할 때는 팔을 접고 상체를 낮추는 주행 모드로 전환했다. 빌리의 현재 설정상 직접 들어 옮길 수 있는 물건은 15㎏ 미만이며, 적재함에는 최대 60㎏을 싣고 이동할 수 있다.
김락희 뉴빌리티 PO(프로덕트 오너)는 "지금까지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해결해 왔다면 이제는 조작 능력을 연결해 '도착한 뒤 무엇을 하는가'까지 해결하려 한다"며 "빌리는 사람이 일하는 환경에서 실제로 일할 수 있도록 설계한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빌리는 자신의 위치와 자세, 주변 공간과 물체를 인식한 뒤 작업 순서를 판단하고 움직임을 실행하도록 설계됐다. 김 PO는 이를 인식-판단-제어가 연결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뉴빌리티가 강조하는 기반 기술은 '공간지능'이다. 국내외 150곳 이상의 현장에서 뉴비를 운영하며 축적한 주행·공간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핵심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작업에 적합한 위치와 자세를 잡는 공간 이해 능력, 별도의 조작 학습을 빌리에 결합했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는 빌리 개발이 기존 뉴비 사업에서 마주한 한계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배달·순찰 사업을 하며 단순히 이동만으로는 고객의 ROI(투자대비수익)을 달성해 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도착한 위치에서 임무까지 수행할 로봇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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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빌리티는 대형 식품 제조사, 정밀 제조사, 물류사, 대규모 교통복합단지 등과 빌리에 대한 PoC(기술실증)를 추진 중이다. 구승완 뉴빌리티 CSO(최고전략책임자)는 "CJ제일제당과는 연내 빌리를 통한 식품 제조 현장의 작업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승완 CSO는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려면 기본 동작을 학습한 뒤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예외 상황까지 다뤄야 한다"며 "버티컬(산업 분야)별로 수개월의 실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뉴빌리티는 초기 실증에서 사람 대비 30~40% 수준의 작업 성능을 확보하고,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80~95%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수십~수백 대를 현장에 배치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빌리가 타깃하는 초기 시장은 자동화 설비와 설비 사이에 사람이 남아 있는 작업이다. 강기혁 대표는 "고정된 자리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협동로봇과 달리 빌리는 이동을 포함한 여러 작업을 하나의 시나리오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 도입과 안정적인 운영까지 지원하는 RX(로봇 트랜스포메이션) 통합 솔루션을 통해 뉴비에 이어 피지컬 AI가 실제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상용화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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