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분에 "개보위 매출액 기준 제재 개선을" 지적

회원 42만여명의 소득과 자산, 이혼여부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대표이사가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피해보상안 관련 질의에 "회원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배우자를 찾는 것"이란 취지로 답해 논란이 일었다. 듀오의 안일한 인식과 '솜방망이' 처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최근 정보유출 사태로 고강도 조사를 통해 6200억원대 역대급 과징금이 부과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쿠팡과의 역차별 문제가 거론된다. 기업의 정보보안 경각심을 높이려면 쿠팡과 동일한 검증기준으로 강도 높게 조사하고 과징금 결정기준을 매출액이 아닌 유출된 정보의 민감성이나 2차 피해 활용여부와 실질 피해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듀오에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직원의 업무용 PC가 해킹돼 정회원 42만746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비롯해 △이름 △생년월일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주소 △신장·체중 △혈액형 △종교 △취미 △혼인경력 △형제관계 △출신학교 △전공 △직장명 등 10종 이상의 정보가 포함됐다. 일부 회원은 전 배우자 이름, 이혼사유, 연간 수입, 재산, 건강상태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정보가 유출됐다. 듀오가 5년 이상 보유한 개인정보 29만8566건을 파기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개보위는 듀오에 과징금 11억9700만원, 과태료 1320만원을 부과했다. 듀오는 지난 7월 제재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개보위가 앞으로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면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제재기준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출정보의 성격, 실제 피해 발생 여부, 기업의 사후대응 노력 등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의 손익과 무관하게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특정 기업에만 과도한 처분이라는 오해의 여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보유출 기업의 매출은 소비자가 입은 피해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며 "과징금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은 침해행위의 중대성과 실질적 피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제재가 '큰 기업이기 때문에 큰 벌금을 낸다'는 논리를 앞세우면 과징금은 일종의 '규모세'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