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P4 라인 확충·P5 신규 팹 건설…첨단 D램 생산능력 확보 속도
용인·광주 장기 생산거점 구축 추진…美 테일러서 파운드리 수주 공략

삼성전자(265,750원 ▼2,750 -1.02%)가 글로벌 테크 기업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국내외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평택에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용인과 광주에서는 중장기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기반을 구축해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호황에 대응하는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영업이익은 108조원 안팎을 올린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HBM 공급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캠퍼스 4공장(P4)의 6세대(1c) D램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7년 1분기까지 월 10만~1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1c D램은 6세대 HBM인 HBM4에 사용된다. HBM은 여러 장의 D램을 쌓아 만드는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생산에 더 많은 공정과 설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HBM 공급 확대와 범용 D램 생산을 병행하려면 첨단 D램 생산능력 확충이 중요하다.
중장기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신규 팹(공장) 건설도 이뤄진다. 평택 5공장(P5)은 첫 번째 팹을 2028년, 두 번째 팹을 2029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구축된다. 업계에서는 두 팹에 각각 6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P4가 당면한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이라면 P5는 차세대 제품 양산에 필요한 생산능력을 중기적으로 확보하는 투자다.
평택 외 신규 생산거점 투자도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360조원을 투자해 팹 6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용인 첫 공장은 2029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광주는 향후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비한 추가 생산거점으로 구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에 약 400조원을 투입해 팹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 생산거점 확충과 함께 미국에서는 첨단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 기반을 넓히는데 집중한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테일러 1공장은 올해 가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구축된다. 미국 현지에 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갖춰 고객사의 제품 개발과 양산 수요에 대응하고 AI 반도체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대규모 증설의 성패는 확보한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에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메모리는 신규 설비 가동 이후에도 수요가 유지돼야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첨단 공정의 수율과 가동률을 끌어올려야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줄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공장을 짓는데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요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다만 투자 규모 자체보다 신규 생산라인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확보한 생산능력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