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전쟁
정부 세제개편안이 국회 심사대에 올랐다. 부동산 세제부터 가업승계, 전기차 생산 지원, 가상자산 과세까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들이 대기 중이다. 정부의 정책 목표와 납세자의 형평성, 산업 경쟁력 등 변수도 다양하다. '세법 전쟁'의 현황과 운명을 짚어본다.
정부 세제개편안이 국회 심사대에 올랐다. 부동산 세제부터 가업승계, 전기차 생산 지원, 가상자산 과세까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들이 대기 중이다. 정부의 정책 목표와 납세자의 형평성, 산업 경쟁력 등 변수도 다양하다. '세법 전쟁'의 현황과 운명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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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부동산 세제개편안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집주인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와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이 추진되는 가운데 매매와 전·월세 모두 '트리플 강세'를 이어온 서울 부동산시장의 내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에서는 보유세 부담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를 우려하는 집주인들의 매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매수세는 따라붙지 않고 있다. 추가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매물이 쌓이는 분위기다. 압구정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인들은 물건을 계속 내놓는데 매수인들은 가격이 더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어 물건만 쌓이고 있다"며 "오랫동안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을 걱정해 매도를 고민하고 있지만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시장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는 양도세 장특공제 개편이다. 현재 보유·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적용하는 공제율을 2028년부터 보유 2%·거주 6%로 조정하고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만 연 8%를 적용한다.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 세제개편안의 국회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세제' 운명도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방침 철회로 수면 위로 가라 앉았던 '비거주 차별' 논란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축소하려는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 문턱을 넘을지도 미지수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11개 세법 개정안 중 3개 법안(종부세법·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은 당초 정부안에서 이미 한차례 수정됐다. 핵심은 종부세법이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거주와 비거주를 차등하기 위해 기본공제 금액(현행 12억원)을 실거주는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는 9억원으로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여당에서조차 거주 여부로 종부세를 차등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정부는 '실거주 우대'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실거주자만 기본공제 금액을 14억원으로 상향하고, 비거주자는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절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운명을 가를 '국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정부가 종부세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일부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조만간 종부세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조세소위는 정부가 제출한 세제개편안과 의원 발의 법안을 병합 심사하며 세법 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하는 곳이다. 종부세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기본공제액이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기본공제액이 높아지면 종부세 부담은 줄고, 낮아지면 늘어난다. 실거주자에게는 '인센티브'를, 비거주자에게는 '페널티'를 주는 구조다. 하지만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수정안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