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최근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 사태를 계기로 대입 원서접수 체계를 공공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직접 원서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은 법적·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의 민간 운영 체계를 유지하되 교육부의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교협과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지난 16일부터 유웨이어플라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3일까지 현장조사를 마무리 짓고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원서접수 시스템을 공적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검토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교육부나 대교협이 직접 원서접수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과 다른 하나는 현행 민간 운영 구조를 유지하면서 교육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공적 체계 전환이 검토되는 이유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육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현재 대입 원서접수는 법률에 따라 설립된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이 민간업체인 유웨이어플라이·진학어플라이 2개 기업에 업무를 위탁하는 구조로 돼 있다. 2027학년도 대입에서 유웨이어플라이를 통해 원서를 접수받는 4년제 대학은 102개, 진학어플라이는 96개다. 두 업체와 중복으로 계약한 대학은 8개다.
교육부는 관리·감독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이번 사태 이후 "이 업무는 대학으로부터 대행을 맡은 회사와 대교협 사이의 문제"라며 "장애 상황과 대응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업체와 대교협, 대학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의 직접적인 관리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발언이다.
다만 교육부가 공공 원서접수 체계를 직접 구축하는 방안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실제 교육부는 2013년에도 대교협을 운영 주체로 하는 '대학입학전형종합지원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배경에는 2010년 대교협과 민간업체들이 체결한 계약이 있다. 대교협은 2010년부터 원서접수 업무를 총괄하기 시작했지만 자체 시스템이 없어 당시 원서접수 시장의 두 축이던 진학사와 유웨이중앙교육에 다시 업무를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원서접수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대행업체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교협과 민간업체들의 계약에 포함됐다. 해당 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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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고등교육법·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 등을 개정하면 해당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보지만 민간업체들의 반발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유웨이어플라이의 경우 원서접수 관련 사업의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알려져 공공화가 추진될 경우 생존권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유웨이어플라이 임직원은 80명, 유웨이는 20명이다.

예산과 운영 방식도 고민거리다. 교육부나 대교협이 공공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 사업을 발주해야 한다. 2013년에도 대교협은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외부 개발업체를 선정하고 공공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운영 주체만 바뀔 뿐 시스템 개발은 다시 민간기업에 맡기는 구조였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100% 공공 전환보다 관리체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대형 IT(정보기술)기업 소송을 주로 맡은 한 변호사는 "법으로 대교협의 원서접수 시스템 직접 운영을 의무화하는 방식도 가능은 하겠지만 결국 시스템 구축은 다시 외부 업체에 맡겨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간업체들이 20년 가까이 축적한 운영 경험까지 고려하면 단순히 운영 주체만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장애가 발생했을 때 즉시 복구할 수 있는 기술적 기준과 관리체계를 의무화하고 교육부가 이를 상시 감독하는 구조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웨이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20년 넘게 운영한 시스템을 한 번의 사고만으로 공공이 모두 가져가는 것은 과도하다"라며 "교육부가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고 안정성 기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