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을 운영하는 A씨 부부의 하루는 새벽 2시에 끝난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 모두 잠든 뒤에야 일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불과 3시간 뒤인 오전 5시에는 다시 아이들의 등교를 준비해야 한다. 24시간 운영되는 시설을 사실상 부부와 직원 1명이 떠받치는 구조다. 그 1명의 직원마저도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계약 기간인 1년을 채우면 대부분 떠난다.
정부가 내년부터 청소년회복지원시설 인력을 시설당 3명에서 4명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원이 비슷한 청소년쉼터가 시설당 기본 6명의 인력을 지원받는 것과 비교하면 회복지원시설의 인력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내년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을 18개에서 20개로 확대하고 시설당 지원하는 인건비도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방에 있는 회복지원시설의 경우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현재는 부부를 제외하고 직원을 1명만 둘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2명을 채용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은 소년법상 보호처분(1~10호) 가운데 가장 가벼운 1호 '보호자 감호위탁' 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보통 보호자 감호위탁 처분을 받으면 보호자가 집에서 지도·감독하지만 가정환경이 열악하거나 학대 등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경우 회복지원시설에 위탁된다. 위탁 기간은 기본 6개월이며 최대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인력이 1명 늘어도 24시간 보호 체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회복지원시설의 정원은 10명 안팎으로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니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상담과 각종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행정·회계 업무 담당자를 제외하면 내년에도 종사자 3명이 생활지도는 물론 야간 관리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는 구조다. 별도의 조리 인력도 없어 대부분의 시설에서는 시설장 부부가 아침·점심·저녁으로 식사 준비까지 도맡는다.
인력 규모는 다른 청소년 보호시설과 비교해도 부족하다. 가출·가정폭력·방임 등으로 위기에 놓인 청소년을 보호하는 청소년쉼터도 24시간 운영되는데, 시설당 6명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단기쉼터와 중장기쉼터의 평균 정원이 각각 13명과 9명으로 회복지원시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회복지원시설 인력이 4명으로 늘더라도 기본 지원 인력은 여전히 2명 적다. 청소년쉼터는 정원이 늘어나면 인력을 탄력적으로 추가 지원받을 수 있는 반면 회복지원시설은 이런 여지도 제한적이다.
처우 역시 열악하다.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은 호봉제를 준용하도록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예산이 부족해 신규 직원의 경력을 인정해주지 못한다. 2026년 기준 사회복지시설 생활복지사 1호봉 기본급은 월 247만7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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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는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시설 정원은 9명이지만 현재는 11명이 생활해 청소년쉼터와 거의 입소 인원이 비슷한 상황"이라며 "직원 1명은 행정·회계 업무에 매달리다 보니 업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계약이 끝날 때마다 그만둔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청소년회복지원시설 시설장 B씨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계약 기간 1년을 채우면 떠난다"며 "1년도 못 버티고 중도 퇴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도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시설당 최소 5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1명 증원만 반영됐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당초 예산안에서는 2명 증원을 요구했다"며 "조리 인력을 포함해 시설당 최소 5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증액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