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26 국정감사]국회 법제사법위원회-대법원 등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등 국정감사=김기표, 김남희, 김동아, 김용민, 김의겸, 김한규, 박균택, 박지원, 이성윤(민), 곽규택, 김민전, 김태규, 박형수, 윤상현, 주진우(국). 박은정(조), 손솔(진), 서영교(민, 위원장)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일반 증인으로서의 출석과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의 제청권 관련 질의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며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했지만 일부 질의에는 직접 답변했다.
이러한 조 대법원장의 태도에 여당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는데 그중에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침착하게 조 대법원장에게 반박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국회법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 위원회가 대법원장 등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회가 물어보는 것도 안 되는 것이냐. 각 기관과 공무원이 권한을 갖고 있는데 그 권한에 대해 묻는 게 불가능하면 국정감사를 뭐 하러 하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는 것도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이라고 했다. 다만 "그에 대해 국회는 물어볼 수 있다"며 "국회도 동의권을 갖고 있고 나중에 인사청문회를 하려면 제청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과 정반대의 논리로 여당의 조 대법원장 출석 요구를 비판했다.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앉혀 놓고 대법관 제청권 행사에 대해 답변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전용 대법원 만들기 아니냐"며 여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재제청 요청에 대법원이 대응한 절차를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은 공식 문서를 보냈는데 대법원이 기자들에게 입장을 공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점을 지적하며 "대법원 인사 문제인데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게 정상적인 사법행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직접 답한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권과 사법부 독립을 이유로 증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는데도 여당이 계속 답변을 요구한 것은 부적절하고, 이에 대해 답변을 한 대법원장의 행동 역시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답변하지 않는 것이 사법권 독립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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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문제와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꺼냈다. '암살자(들)' 제작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한국벤처투자 등이 404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며 정권 차원의 투자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 사건도 거론하며 사법부가 '역사 왜곡'에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
다만 김 실장 문제나 암살자(들) 문제의 경우 이날 피감기관인 대법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여당의 반박도 제기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 문제는 국회 운영위, 영화는 문체위 소관"이라며 주 의원에게 "거기 가서 질문하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치열한 공방속에서도 차분한 정책 질의도 눈길을 끌었다. 김동아 의원은 한국에서 사망위자료나 이혼위자료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김용민 의원은 베트남에서 우리 기업이 중재 판정을 받고도 제대로 집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김한규 의원은 형사전자소송 시스템으로 법관이 집에서 영장을 발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나 규정이 없다는 점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는 조 대법원장이 직접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질의에 일절 답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명하고 나섰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 제104조 제2항을 언급하며 "헌법 조항에서 보듯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라고만 되어 있고 이와 관련 각기 고유의 전속적인 권한을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협의를 해 온 것은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온 것"이라며 "대법원장이 협의를 안 해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