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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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가끔 외식을 하러 가는 막국숫집 앞에는 폐지를 수집하는 고물상이 있었다. 안을 들여다 보면 박스용 골판지와 신문지, 헌 책이 어지럽게 쌓여 있고, 문 옆에는 낡은 리어커가 항상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막국숫집을 들렀을 때는 고물상 앞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합판으로 된 출입문엔 자물쇠가 굳게 잠긴 채. 그리고 '폐지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없어 문을 닫으니 더이상 폐지를 가져 오지 말라'는 A4용지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면 지하철에서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를 본지도 오래됐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이 신문을 대체했기 때문이라지만, 2,3년 전만 해도 배낭에 신문을 주워 담는 노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폐지를 팔아 쥘 수 있는 돈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될 정도는 됐기 때문이다. 폐지 가격은 유가 등 자원 가격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
집 주변 슈퍼나 하나로마트만 찾다 오랜만에 대형마트를 찾아 보곤 뒤늦게 놀랐다. 광장시장 빈대떡부터 시작해 콧대 높은 유명맛집의 간판메뉴가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 간편가정식으로 버젓이 나와 있었던 것. 유통의 힘은 수십 년 맛집의 옹고집 사장님도 돌아앉게 만든다. 수년간 주요 대형마트들이 PB 마케팅 전쟁을 펼친 결과 소비자는 단지 값싼 간편가정식이 아니라 유명하고 맛 좋은데다 가격까지 착한 양질의 간편가정식을 즐기게 됐다. 물론 대형마트 PB의 저가공세에 대형 제조사들은 한숨을 쉰다. 확실한 브랜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기업들은 낮은 마진을 감수하고 대형마트 PB 생산 대열에 합류한다. 어차피 자체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키우거나 가격을 확 낮출 수 없다면 마진이 작더라도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게 낫다. 시장원칙이다. 대형마트의 유통파워를 기반으로 한 PB 제품의 선전. 전통 내수산업으로 꼽히는 식품업계만의 얘기가 아니다. IT 디바이스의 꽃으로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
#1. 영화 '왓 위민 원트'(2000년 개봉)의 남자 주인공(멜 깁슨 분)은 광고 회사에서 잘나가는 남자다. 따르는 사람도 많지만 그의 단점은 남성우월주의 성향. 어느 날 사고로 그는 '여자의 속마음'이 들리는 능력이 생긴다. 자신에게 웃는 얼굴로 대하던 여자들의 속마음에서 터져 나오는 독설에 그는 놀란다. 그리고 그는 여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남자로 변해간다. #2. "국○○에게서 따로 연락은 없었어요." 지난해 말 프로야구 넥센 구단이 한 네티즌의 약 3년치 댓글을 모았다는 기사가 있었다. 국○○은 박병호 선수의 기사에 줄기차게 비난·비하 댓글을 달아 유명해진 사람의 활동명이다. 구단은 기사 나간 이후에도 그가 댓글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그는 자신의 댓글이 표현의 자유라고 여길 수도 있다. '남의 생각이 들린다'는 것은 영화니까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 내게 그런 능력을 준다고 하면 선뜻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의 생각이 영화에서처럼 정제돼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기승전-유승옥.' 지난해 여름 각 매체를 통해 느닷없이 등장한 기사들이다. △명왕성 접근 성공, 모델 유승옥, ‘너무 신기해요’ △10호 태풍 린파 발생, 유승옥… “모든 분들 피해 없었으면”. 당시 유승옥이란 이슈의 주인공을 끼워 넣어 클릭수를 유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 강두리, 새빨간 비키니 입고….’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여배우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실검)에 오르자 일부 매체에서 쓴 기사다. 선정적인 제목에다 고인의 비키니 사진까지 첨부해 공분을 샀다. 어뷰징의 신기원이던 ‘기승전-유승옥’ 형식부터 고인의 몸매를 상품화한 비윤리적 기사까지 지난해 대표적 ‘어뷰징’만 꼽아봤다. 어뷰징이란 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제목만 바꿔 무차별적으로 전송하는 형태로, 일종의 독자들 눈에 들기 위한 발버둥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결국 지난 7일 뉴스제휴평가위원회(뉴스위원회)가 네이버-카카오 뉴스 제휴 및 제재심사 규정을 발표했다. 어뷰징과 선정적 광고 등을 게재하는 언론
한미약품이 제약업계에 연속적으로 충격을 안겼다. 첫 번째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총 8조원 규모의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두 번째는 올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개인주식 1100억원 어치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나눠준 것이다. 이제 한미약품은 모든 측면에서 제약업계의 '넘사벽'이 됐다. 8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이나 오너 회장이 개인재산으로 천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다른 제약사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재산 1100억원을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임직원에게 고마움과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자와 월급동결 상황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주역은 한미약품의 모든 임직원"이라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기업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선두에 선 리더가 큰 그림을 그리고 따르는 사람들이 이를 잘 실행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임 회장은 큰 꿈을 품고 맨 앞에 섰고, 직원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힘을 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까지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버핏이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11살 때를 회고하면서 한 말이다. 좀더 일찍 주식투자를 시작했더라면 합리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릴 기회가 더 많아졌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1941년 처음 시티서비스라는 석유회사 주식 3주를 주당 37달러에 싼 뒤 40달러에 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당 3달러 정도의 이득을 챙긴 셈이다. 불과 11살의 어린 나이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는데도 더 일찍 주식투자를 시작하지 못한 게 후회로 남는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버핏의 말에서 보듯 미국 등 주요 자본주의 국가에선 주식투자가 이미 일상화 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주식투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하다. 한국이 다른 주요 자본주의 국가와 달리 상대적으로 개인이나 기관의 주식투자에 대해 도박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금기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에서 한국의 개인과 기관의
"친박·비박·진박, 친노·비노, 김무성계·유승민계, 문재인계·김한길계·안철수계..." 20대 총선을 4개월 앞둔 2015년 12월. 여야 정치권의 주요 '계파'를 꼽자면 이쯤 될 것이다. 자신이 특정 계파로 불리는 걸 마뜩잖게 생각하는 정치인이 대부분이지만 계파적 분류 없이 우리의 정치현상을 해석·판단·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정치의 고질화된 '계파정치'를 어떻게 봐야 할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0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대한민국 미래 대토론회에 참석해 "87년 체제는 적어도 아시아권에선 가장 완전한 민주주의를 가져다줬지만, (지금도) 여전히 진영 정치와, 계파·보스 정치 같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정당정치가 계파정치에 함몰돼 계파간 이익과 담합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계파정치의 폐해는 국민과 국가의 이익보다는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파벌정치'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해방 공
tvN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밥상’이다. 밥때가 되면 이 집 저 집 모두 분주하다. “밥 먹어”라며 식구들 부르는 어머니의 불호령도 그렇고, 넉넉하게 준비한 반찬 배달하는 아이들의 발걸음도 그렇다. 매일 먹는 끼니, 그것도 꼭 식구와 함께 하는 밥문화가 1인 가구가 유행인 요즘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생경하고 불편한 진풍경일 수도 있다.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점심시간에 “밥먹자”며 “순두부 찌개 어때?”하는 상사 제안에 기겁했다고 한다. 자신은 간단하게 커피 한잔에 베이글 빵 하나로 혼자 즐기고 싶은데 굳이 여러 숟가락을 하나의 찌개에 넣는 불편한 문화에 동참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화 ‘친구2’에서 보스 준석(유오성)이 젊은 건달 성훈(김우빈)에게 “다음 번에 애들과 다 같이 밥이나 먹자”고 하자, 성훈이 “그냥 돈 주시지예. 괜히 밥먹고 술먹고 하는 거보다 돈만 주면 다 합니더”라고 대답한다. “돈이
면세점에 총수 일가 자제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세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면세점 태스크포스팀에 합류했다. 김 과장은 22일 63빌딩에서 열린 '갤러리아 면세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 10월 한화건설에 입사해 경영에 참여한 뒤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두산그룹도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전무가 면세사업을 지휘한다. 박 전무는 두산이 면세사업권을 따낸 직후인 11월30일자로 두산 사업부문 유통전략담당 전무로 임명됐다. 박 전무는 두산이 면세 사업권을 획득하기 전부터 전략수립 등에 참여했다. 두산은 내년 7월 동대문 두타(두산타워)에서 면세점을 연다. 신세계도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면세사업을 지휘한다. 신세계는 향후 5년간 530억원을 투입해 개점 첫해 매출 1조5000억원,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수 자제들이 앞다퉈 면세업에 발을 담그
"유명인은 기부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느끼고 그 일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뜻 깊은 일에 동참하게 하는 시너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배우 유아인씨가 2년전 보육시설 아이들의 급식비 지원을 위해 한 시민단체에 7700만원을 기부하면서 보낸 편지글 중 한 대목이다. 올해 영화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흥행은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면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자 과거의 선행과 동봉한 편지가 다시 화제가 된 것이다. 당시 20대(1986년생)로 부자이길 원하고, 성공하길 원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라던 그는 이 편지에서 "이웃 아이들을 돕고도 나는 기름진 삼겹살로 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행운아"라며 "그런 나의 행운이 소외받는 아이들의 의도치 않은 불행에 나누어져 조금이라도 가치 있게 쓰이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유아인씨와 비슷한 또래로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유아인씨보다 더 '행운아'이면서 '유명인'인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기대가 예상보다 크다. 당초 보수화된 기존 은행들의 변화를 촉진할 촉매제 정도를 예상했지만 지금은 기존 은행의 생존을 위협할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판은 이미 깔렸다.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을 위한 비대면 실명인증이 허용됐고, 계좌이동제가 시작됐다. 공인인증서 사용의무가 사라져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가 접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각종 영업행위 규제도 풀렸다. 신설 은행이 가장 걱정해야 할 고객 확보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미 수천만명의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금리 0.1%p를 찾아 이동하는 '금리노마드족'들은 계좌이동제를 타고 인터넷은행으로 달려갈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1%p 이상 높은 예금금리를 주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무엇보다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터넷은행의 출현'을 금융개혁의 성공사례로 공개적으로 칭찬까
아침 7시에 일하러 나가 자정에나 들어오는 엄마 대신 남동생을 돌보고 있다는 윤경이(가명)는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었다. 집에 세탁기가 없어 겨울에도 찬 물에 손빨래하는 엄마를 돕고 싶었지만 직접 해보니 손이 아플 정도로 시리고 허리가 아팠다던 승혁이(가명)는 고등학교 1학년, 17세였다. 아이들 나이를 다시 셈해봤다. 2002년생, 1998년생쯤일까. 하지만 이 아이들의 겪고 있는 빈곤의 모습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시대와 다르지 않았다. 이 아이들을 취재해달라고 사례를 제보한 기부사이트 드림풀로 가서 다른 사례들도 더 봤다. 거기엔 허리띠가 없어 넥타이로 바지허리를 묶고 다니는 아빠를 위해 허리띠를 선물하고 싶다고 ‘소원편지’를 써 보낸 초등학교 3학년 아이 얘기가 있었다. 떠나버린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할머니한테 떼쓰던 중학교 3학년 아이는 어느 날, 청소일하며 자식들을 키우다 할머니 머리가 하얗게 센 걸 깨닫고는 좋은 화장품과 염색약을 받고 싶다고 편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