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406 건
며칠 전 회사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머니투데이가 작성한 과거 한 기사 속 주인공이라고 했다. 그는 해당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사는 그가 등장했던 '고딩엄빠'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다룬 것이었다. 아내와 이혼했으니 방송과 뉴스에 '부부'로서 인연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싶다는 거였다. 이 프로그램은 대개 철없던 어린 시절 결혼해 아이를 낳거나 혼전 임신, 출산 이후 결혼을 한 이들이 등장한다. 열이면 열 생활고는 부제처럼 따라붙는다. 남자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 개인 신상과 가족 간 갈등의 민낯을 방송에 드러내면서까지 가정을 지키고 경제난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안간힘, 고요 속 아우성을 가늠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은 점점 느는 추세다. 서장훈, 이수근이 진행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오은영 박사의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보다 자극적 요소를 더한 가상 이혼 프로그램도 인기를 끈다. 프로그램 속 등장인
"기업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공시 시점을 고정하지 않는 겁니다. 경제단체가 기업들의 사정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늦추는 게 좋은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 분야에서 십 수년 일한 한 전문가는 한국의 지속가능성 공시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을 답답해 했다. 그는 "언제 시작된다는 게 명시가 돼야 예산 계획을 세워 준비를 한다"며 "(공시 의무화) 1차 대상이 자산규모 2조원 이상 대기업이지 중소기업이 아닌데, 마냥 연기하는 게 실제 대기업들의 필요를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유사한 이야기는 기업 실무진들로부터도 들을 수 있다. A 대기업의 ESG 부문 책임자는 "2027년이든 2028년이든 타임라인이 정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언제부터 할 지 정하는 게 기업에도 유리하다"고 했다. B 대기업의 ESG 실무자는 "지난해 공시 시점이 연기된 뒤 경영진의 위기의식이 약화됐다"며
"현재로썬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두려워요." 지난 8일 각 교과서·학습지 업체들이 첨단 교육기술을 선보이는 미래교육박람회에서 만난 한 중학교 선생님의 말이다. 내년은 교육현장에서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하나는 AI디지털교과서고, 또 다른 하나는 고교학점제다. AI디지털교과서는 보조교과서로,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수학·영어·정보 과목과 중학교 1학년 수학·영어, 고등학교 공통 수학·영어 과목에 적용된다. 이후 학년과 과목별로 확대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대학생처럼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수업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AI디지털교과서는 당장 내년 3월부터 학교에서 수업해야 하지만 올해 11월 말께야 최종 선정돼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 공개된다. 본래 이달까지 선정하려고 했지만 차츰차츰 일정이 미뤄진 탓이다. 선생님들이 실물을 보고 교과서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칠 시간이 2개월에 불과하다. 한반에 30명 가까이 되는 과밀학급은 디지털 디
정부가 또 한 번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9·26 대책'부터 올해 '1·10 대책'에 이어 '8·8대책'까지 벌써 1년 새 세 번째 주택공급대책이다. 연이은 주택공급대책에도 최근 집값 상승세는 심상찮다. 공급 절벽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내일은 더 비싸진다'는 불안이 꺼지지 않는 전기차 화재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번 8.8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서울과 수도권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다.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내년까지 총 8만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를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서울 내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하는 신규 택지는 1만가구 규모다. 현재 서울 그린벨트는 6개구(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영등포구·동작구)를 제외한 19개 구의 외곽 지역에 총 149.09㎢ 규모로 지정됐다. 서울 행정구역 면적 대비 약 24.6%에 해당한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은 1971년 첫 도입 이후 166.8㎢까지 커졌다가 조금씩 줄었다. 역대 정부마다 주택
"지금 되돌아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다. 상품권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게 문제였다. 빨리 벗어나야 했는데..."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국회에 출석해 진땀을 뺐던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이틀 뒤인 이달 1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재무 상태가 부실한 회사를 인수해 무리하게 운영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구 대표는 "티몬이 위메프보다 (인수 전부터) 모든 부분이 나빴다"고 시인했다. 양사 재무 현황을 봐도 티몬은 인수 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위메프보다 위험했다. 애초에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큐텐이 티몬을 인수하기 직전 3개년 매출은 4564억원인데, 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회사가 들인 각종 비용을 비롯한 매출원가는 6969억원으로 매출의 1.5배에 달했다. 구 대표는 "우리가 들어가서(인수해서) 효율화시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큐텐 인수 이후 티몬의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2022년 티몬의 매출은
'미래의 전문의'가 사라졌다. 전국 전공의의 90%(1만여 명)가 병원을 떠난 건데, 세계적 의료강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내년이면 의대 정원이 기존(3058명)보다 1509명 더 늘지만, 의사 국시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의사면허를 따는 '신규 의사' 수는 많아야 364명(의사 국시 응시인원 100% 합격 시)으로 예고된다. 예년(3000여 명)의 12% 수준이다. 의정 갈등이 벌써 반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개선은 커녕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정부는 '증원은 유지하되 조건 없는 대화'를, 의사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피해는 환자와 병원이 떠안았다. 지난달 18일 교통사고로 발목이 잘린 70대 남성은 '의료진 부족'을 이유로 응급실을 돌고 돌다 끝내 사망했다. 전공의가 빠진 국립대병원도 자금난에 휘청거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립대병원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후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이 내린 평가는 냉정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실력'보단 '시장 흐름' 덕분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DS 사업부 직원들로선 다소 서운할 만하다. 2분기 DS 사업부는 6조45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10조4439억원)을 견인했다. 전 부회장은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었다"고 격려했지만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했다"는 지적에 무게를 뒀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남긴 메시지는 결연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최 회장은 메시지 초점을 성과 치하보다 쇄신에 맞췄다. SK하이닉
2008년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존재의 위기'가 도래했다. 이유는 정쟁이다. 어쩌면 16년 전 조직의 출발부터 내재했던 불안요소다. 방통위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공식 출범했지만, 노무현 정부 이전부터 기술 발전상을 고려해 △방송·통신을 아우르는 행정체계 구축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야 모두 방통 융합의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5명 위원'의 구성을 두고 힘겨루기했다. 2007년 1월 방통위원 3명을 대통령이, 2명을 유관단체 추천을 받도록 했던 안에 보수야당이 반발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독립성이 의심된다면 이번 정부가 아닌 다음 정부에서 구성해도 된다"고 설득했다. 이듬해 3월 2명을 대통령이, 3명을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와 협의해 선임하는 안이 나오자 정권을 내준 진보야권에선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 출범 당시 몸담았던 한 전직 관료는 "합의제 기구라고 했지만 여야 3대2 구도가 뚜렷했고, 정무적으로 이견이 첨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변했다. 한 마디로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정치경력 18개월짜리 상원의원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고른 것만 봐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부통령 후보는 특정 선거구나 유권자 계층에 대한 헌신을 약속하며 상징적인 인물을 고른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을 선택해 인종적 균형을 맞췄다. 2020년 바이든도 비슷한 이유에서 해리스를 발탁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젊은 트럼프'를 골랐다. CNN은 "예비선거를 치르는 동안 니키 헤일리를 지지했던 공화당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척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을 다시 '백인화'하겠다는 일종의 '십자군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밴스는 줄곧 백인 노동 계층의 불만과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해 왔다. 듣는 이들이 가슴을 치고, 주먹을 쥐고, 눈물을 찍어내게 된다. 그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가 그랬고, 정치인 밴스의 연설이 그랬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가 독특한 화법을 지녔다고
'디지털플랫폼정부'(DPG·Digital Platform Government )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이다. 부처 간 각종 데이터 장벽을 허물어 국민 대상으로 선제적·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9월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는 현 정부의 디지털화에 대한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책 드라이브에도 특정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수시로 셧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이 관리·운영하는 청약홈 얘기다. 특히 이 사이트는 주요 청약이 있을 때마다 서버가 마비된다. 수도권 아파트의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열풍을 감안해도 먹통되는 빈도가 너무 잦다. 지난 29일에는 홈페이지 장애로 이날 청약 접수를 경기 화성 동탄역 롯데캐슬의 청약 마감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청약 마감 일정이 연기된 것은 부동산원이 2020년 2월 청약홈을 운영하기 시작
"보험 뭐 가입하면 좋아요?" 담당 기자가 된 이후 지인으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최근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할 것 없이 건강보험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어떤 상품이 좋다고 특정하기 어려운 게 보험이다. 개인의 자금 능력,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어떤 상품에 가입할지, 특약을 어떻게 가져갈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다. 가입 후에도 실직 등 상황이 바뀌면 보험료를 조정하거나 특약을 빼거나 추가하는 등 사후 또는 수시 조치도 필요하다. 은행의 대출, 예·적금 상품과 가장 큰 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복잡한 보험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을 돕고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혜택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7월 11개 핀테크 사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이들의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1월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저축보험, 지난달에는 펫 보험·해외여행자보험 비교 서비스를 각각 내놨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초기부터 삐걱거린다. 펫 보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사회심리학적 접근이 있다. 손상된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해당 건물의 황폐화가 빨라진다는 내용이다. 건물이든 집이든 유리창이 깨져있는데도 그대로 둔다는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국내주식시장의 저평가를 나타내는 수식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역시 깨진 유리창 이론에 빗대어 설명해 볼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건 분단된 국가와 4강 외교로 표현되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다. 강력하고 개선이 쉽지 않은, 사실상 '디폴트'에 가까운 상황인 건 맞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이유 하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여기에 더해 국내 기업들의 부실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무분별한 분할 상장, 부실한 감시 체계, 이에 반해 너무나 엄격해 기업의 유연성마저 해치는 조세제도 등 다양한 환경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온 복합적 원인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