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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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저희가 정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차일피일 발표가 미뤄지는 저출산 종합대책을 두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으로 국가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저고위는 아직까지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을 총괄하기 위해 구성됐지만 예산·인력 등 단독으로 정책을 펼칠 권한이 없는 탓이다. 저고위는 당초 주형환 부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달 뒤인 올 3월께 종합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관련 재원이 논의될 국가재정전략회의까지 끝났는데도 깜깜 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6월을 정책 발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오는 7월 말 세법 개정안, 8월에 내년 예산안을 각각 발표하는데 여기에 포함되긴 어려워서다. 저고위 측은 각 정부 부처와 함께 논의하더라도 시행은 각 부처의 몫이라 예산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먼저 발표하긴 어렵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은 전세계가 놀랄 정도로 심각하다. 지
'역대급 하자'가 쏟아진다. 휜 아파트 외벽과 뒤틀린 실내, 틈이 벌어진 창문, 주저앉은 골조, 높이 기준 미달 비상계단 등 최근 들어 일주일이 멀다 하고 터져나온 신축 아파트의 하자 문제들이다. 이런 논란은 지역이나 아파트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아파트 하자 문제들은 다소 '충격적'이라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단순히 마감이 허술하다거나 공사가 채 완료되지 않았다는 정도가 아니다. 준공을 앞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비상계단을 깎아내야 할 정도의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공사업체가 비상계단 층간 높이를 규격에 맞추려고 뒤늦게 시공이 끝난 계단 하나하나를 16㎝가량 깎아내는 보수공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m 이상이다.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m에 불과하다. 이 뿐 아니라 벽체 휨, 주차장 균열·누수 등 하자 신고가 잇따른다. 830가구 규모의 전
제품명 'T-shirt', 보내는 곳 'XYZ' 한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의류를 주문했더니 배달된 포장지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외직구로 산 만큼 빠른 배송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일주일이란 시간은 문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품을 보낸 중국 판매자(셀러)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찜찜했다. 'XYZ'가 셀러의 회사 이름인지, 본사가 위치한 지역인지 도통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발신자 불명' 우편과 다를 게 없다.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찾다가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를 찾은 소비자들은 이런 경험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교환이나 환불이 필요한 경우라면 어떨까. 사실 1000~3000원짜리 초저가 일회용품이라면 그냥 버리는 게 낫다. 소비자 입장에선 푼돈을 돌려받기 위해 소통이 어려운 중국 플랫폼에 일일이 민원을 넣는 수고로움이 아깝고, 판매자도 제품 회수 비용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 크리스 밀러의 책 '칩워(Chip War)'는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이다. 인물 중심의 서술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혹자는 "마치 무협지 같다"고 한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이 '강호의 고수'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책은 초반부에 '등장인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인텔 전 CEO(최고경영자) 앤디 그로브,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 등을 소개한다. 칩워는 반도체 기업이 성공하기까지 주요 인물이 어떤 '혁신'을 이뤄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상세히 적고 있다. 1985년 인텔이 D램을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시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본 D램 기업의 급부상으로 인텔의 고민이 컸던 시기다. 책은 "'파괴적 혁신'은 매력적인 말 같지만 현실은 피 말리는 고통이었다"고 묘사한다. 그러나 이런 결정 덕분에 인텔은 이후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최강자로 군림할
오는 20일부터 병원과 약국에 갈 때 신분증이나 건강보험증 등을 꼭 챙겨가야 한다. 개정된 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기관의 수진자 본인·자격 확인 의무화 제도'가 이날부터 실시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인의 이름·주민등록번호를 빌리거나 도용해온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보 먹튀'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서 환자가 성명, 주거지, 주민등록번호 등 단순 정보만 적어 내도 진료받을 수 있었다. 타인의 건강보험증을 빌렸거나 도용하는 경우를 솎아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부정 사용자 10명 중 1명이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지난해 중국인의 건보 먹튀 실태를 추적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2년 건강보험증 대여 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 해 586명이 건강보험증을 부정 사용해 적발됐는데, 그중 10.6%(62명)가 '중국인 등 외국인'이었다. 이들이 부정 사용한 금액은 8000만원으로 전체(6억2800만원)의 12
'google'은 인터넷 검색엔진 서비스 중 하나의 상품명, 그 이상이다. 서구권에선 '구글로 온라인에서 검색한다'라는 뜻의 동사로 굳어진 지 오래다. 실제로 구글은 출발지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 등 세계 각국을 장악했다. '바이두'가 검색엔진 1위인 중국, 애초 미국산이었지만 일본에 정착한 '야후', '네이버(NAVER)가 대세인 한국 정도가 예외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검색은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가 주도한다. 구글 등 미국산 빅테크의 파도를 막아 낸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자국 플랫폼 보유국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선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일본을 제패한 데 이어 태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확고한 입지의 메신저 '라인(LINE)'을 키워냈고, 카카오는 엔터·음악·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서 K-콘텐츠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플랫폼 사업은 최근 높은 장벽과 마주했다. AI(인공지능) 시대, 각국이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눈여겨보고
파리올림픽이 75일 앞으로 다가왔다.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인 만큼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브랜드까지 총출동해 메달, 선수단복 제작에 참여하는 등 성공적인 올림픽 준비에 여념 없다. 하지만 정작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겐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전 세계에서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 그리고 그 나라의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이 사안을 두고 얽힌 주변 국가들의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올림픽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파리올림픽 기간 전 세계 '올림픽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의 언어는 '세계 평화'를 외치지만 전장의 신호는 어긋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선 러시아가 군비를 구축하며 앞으로 몇 달 내 강한 공세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러시아의 공격이 어
1968년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촉발된 베트남전 반전 시위. 미 전역으로 순식간에 퍼져 그해 11월 '베트남전 철수' 공약을 내건 공화당 닉슨 후보를 당선시켰다. 56년 만에 미 전역 대학에서 반전 시위에 불이 붙자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 때 점거됐던 컬럼비아대학 해밀턴홀이 다시 점거됐고, 경찰은 사다리차와 전기톱을 동원해 진압했다. 50여개 대학에서 2300명이 넘게 체포됐고 18세 미만의 고교생까지 시위에 가세한다. UCLA 등 일부 대학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충돌해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콜럼비아대학 시위 진압 과정에선 경찰이 섬광탄, 고무탄을 쏘고 총까지 발사한 것으로 전해져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가자지구가 '바이든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 대학가에 들불처럼 퍼진 반전 시위는 1960년대 베트남 반전시위와 달리 '친팔레스타인', '반유대주의' 성향이 포착된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부를 때 보통 '쥬얼창이'(Jewel Changi)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 공항의 관문인 제1터미널에 있는 거대한 폭포수를 중심으로 펼쳐진 가든은 영화에서 봤던 미래 도시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화려해서다. 창이공항은 영국 항공 서비스 전문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2023년 세계 최고의 공항' 1위에 올랐다. 단순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공항을 '거쳐 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으로 변화시켜 항공 사업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이는 리 서우 향(Lee Seow Hiang은) 창이공항그룹 CEO(최고경영자)가 있어 가능했다. 오는 7월 물러나는 그는 지난 15년간 창이공항에 몸담으면서 동남아시아의 그저 그런 공항을 전 세계 150개 이상과 연결하는 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키웠다. 최근 창이공항 이사회는 차기 CEO로 20년 이상 창이공항에서 근무한 양금웽(Yam Kum Weng) 공항 개발 담당 부사장을 낙점했다. 인천
최근 GA(보험대리점) 채널 설계사를 통한 보험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CSM(보험서비스마진)에 유리한 상품을 팔면서 경쟁이 격화하는데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로 한차례 전쟁을 치렀다면 이번엔 수수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수료 경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그동안 소극적이던 대형사가 뛰어들면서 시장 흔들림의 강도가 크다는 것이 차이다. 보험판매 수수료는 '1200% 룰'이 있어 1년 이내 지급수수료는 보험료의 12배 이하로 제한하지만 1년이 넘어가는 13회차 유지 시엔 높은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다. A사가 수수료를 1600~1700%로 올리면 B사와 C사도 이어 수수료를 높여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응한다. 대형사들이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자 GA 채널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도 동참하거나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한다. 한 GA 소속 설계사는 "상품 차이가 크게 없다면 수수료가 높은 상품으로 설계사들이 우르르 몰린다"면서 "중소형사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사실과 데이터에 집착하는 우리 선조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왜곡이나 고의적인 탈락 없어 세계 어느 나라 실록보다 내용 면에서 충실하다. 세간에선 이런 우리 국민성을 빗대어 '기록의 민족'이라는 수식어를 농담처럼 붙이기도 한다. 기록의 민족 특성은 현대까지도 이어진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만 봐도 공식적인 회의가 모두 의사록에 담긴다. 삿대질하는 모습이나 재채기하는 소리까지 속기사들이 가감 없이 적을 만큼 상황과 맥락을 함께 기록하고자 노력한다. 경제와 금융 및 투자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나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국내 경제 및 산업 상황을 투명하게 수준급으로 담아낸 데이터를 볼 수 있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에 분석이 이어지며 왜곡없이 산업이 돌아가고 투자 시장이 굴러간다. 산업 현장에선 방대한 경제금융 데이터 구축이 우리 경제 분야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
이달 2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AI(인공지능) 정상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의 후속 회의이자 의제도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회의이다. AI의 안전성·신뢰성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해 회의와 달리 이번엔 혁신 촉진과 포용·상생을 도모하면서도 AI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발전방안을 종합 논의한다. 화상으로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큰 틀을 잡고 각국 장관급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각국 고위급 인사와 산업계·학계까지 대거 참가하는 'AI 글로벌 포럼'까지 개최된다. AI 정상회의를 한국이 주최한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비록 오픈AI의 챗GPT 등 글로벌 빅테크들에 비해서는 약간 늦었지만 한국은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내놓은 나라다. 한국은 AI 기술의 소비자이자 공급자인 것이다. 소비국 입장에서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AI규제법을 통해 강한 제재 조항을 담고자 했던 EU(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