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406 건
꺼림칙한 전화를 받았다. "심재현씨죠?" 무의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더니 전화를 툭 끊는다.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다음날 비슷한 시간에 다른 발신번호로 전화가 왔다. 같은 목소리로 똑같이 묻는다. 누구냐고 되묻자 또 전화를 끊는다. 재발신했지만 받지 않았다. 두차례 통화 이후 보이스피싱에 당했나, 개인정보가 유출됐구나 싶어 찜찜했던 기분은 그날 밤 아내와 대화 후 한바탕 웃고 풀렸다. "첫사랑 아니야?" "남자 목소리던데." "편견을 버려." 남편의 불안을 덜어주려는 아내의 마음씀씀이가 고마웠다가 틈새를 파고든 혜안에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편견이란 게 그렇다.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슬. 아내 말대로 누군가 나를 사랑했던 사람이 꼭 이성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4·10 총선이 끝나면서 서초동에선 "검찰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찰이 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정치 시비를 의식해 속도를 조절했던 주요 정치사건 수사에 다시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역대 지도자 중 누구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불통'이란 비판 속에 헌정사상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했다. 선거 직전까지 스물네 번이나 국민과 민생토론회를 열고 많게는 하루에도 두 번씩 '생중계' 회의를 진행하는 윤 대통령이기에 더욱 아이러니한 비극이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넘쳐나는데 국민은 불통이라 느끼는 이 불일치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처음엔 달랐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내세우며 역대 어떤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한 청와대 이전을 실천에 옮겼다. 용산 청사에선 매일같이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러나 한 기자의 소란 사태로 모든 게 달라졌다. 그렇게 소통이 막혔다. 거부권을 연이어 행사하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와 질문을 받으면서 설명한 적도 없다. 김건희 여사의 파우치백 수수 논란에도 즉각적이고 속 시원한 대통령의 설명은커녕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나온 해명이 "박절하지 못했다"였다.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정점을 찍었다. 무려 50분을 생중계했지만 유화적 메시지인지 강경 원칙론인지 언론도 국민도 헷갈렸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 담당자와 릴레이 면담을 시작했다. 부동산 PF 사업장 재평가 방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금융권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개별 면담에선 자금여력이 있는 은행, 보험사 역할론이 거론될 수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때도 은행들이 4000억원 규모로 부실 사업장을 인수했다. 이번에도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 다만 금융회사를 비롯한 '큰 손' 투자자를 PF 시장으로 끌어 들이려면 해결할 과제가 있다. 바로 '가격 조정'이다. 토지매입 단계의 브릿지론 사업장 대부분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만기연장으로 연명 중이다. 인허가, 시공사 선정 등 본 PF 전환을 위한 스텝을 밟지 못해서다. 부동산 고점기인 2021~2022년 전후 매입한 고가의 땅값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세는 2년전 매입 가격 대비 많게는 50% 이상 하락했다. 매입시점 가격으로 사업을 계속하려니, 사업성이 확 떨어진다. 분양가격은 터무니없이 올라간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서는 탄소배출에 효율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덴마크의 한국경제인협회' 격인 덴마크산업연합(DI)의 에너지 부문 대표의 말이다. 트롤스 라니스 DI 에너지 부문 대표는 지난달 인터뷰 중 탄소가격제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를 지지한다"고 한 그는 덴마크 정부가 2025년부터 자국 기업에 부과할 탄소세도 같은 맥락에서 옹호했다. 얼마 후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역시인터뷰에서 탄소가격제가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독일 정부가 자국 제조업체들의 탈(脫)탄소화를 위해 철강 등 부문별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정부가 일일이 챙기는 방식(micromanaging) 보다 탄소배출에 가격을 매기는 게 경제적으로 강력한 수단이라 했다. 탄소가격제는 온실가스 배출에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제도다. 배출에 직접 비용
#중소기업에 다니는 임산부 A씨는 최근 팀원들과 함께 기획안을 정리하다가 저녁 8시까지 근무를 했다. 임산부는 시간외 근로(연장근무) 및 야간근로(밤 10시 이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팀장은 "힘들면 들어가라"고 했지만 인사고과에 불리할까봐 선뜻 퇴근할 수 없었다. #대기업 팀장 B씨는 직원들이 잇따라 육아휴직을 내 막내 신입사원과 둘이 일을 하고 있다. 30대 여직원 두명이 출산·육아휴직을 떠나고 40대 남직원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육아휴직을 낸 결과다. 회사에 충원을 요구했지만 "3명은 어렵고 1명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일과 육아가 양립 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부가 출산·육아를 돕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도 그 제도가 현실에 안착되려면 기업의 경영 방식이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해결법은 임산부 뿐만이 아니라 전 직원이 연장근무를 하지 않도록 회사가 일의 양이나 기한을 조정하
#"찌개 끓일 때 대파 넣는 타이밍까지 신경 쓰더라" 김치찌개로 익히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의 요리 자부심은 측근과 참모들에게도 수시로 강한 인상을 줬다.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법에서부터 조리 순서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시절에는 지하 단골식당에서 지인들에게 손수 즉석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으로서 전통시장을 다닐 때면 수행하는 직원들이 애를 먹었다. 사전에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이동하기보다 현장에서 눈에 띄는 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상당하다. 제철인 먹거리, 지역별 특산품은 줄줄 꿴다. 참모들 간에 "대통령이 너무 잘 알아서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검사 시절 전국 곳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50대 초반까지 혼자 살았던 경험이 밑거름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탓에 대중교통 사정도 잘 안다. 지난 2월 울산 민생토론회에서는 KTX역에서 도심까지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요금까지 거의 정확히 기억해 참석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음식을 많이 해 먹고 정치인보다 일반인의 삶에 익숙한 지도자가 대파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약속의 4월.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는 시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4월 위기설'이다. 돈줄이 막힌 건설사 부실이 본격화되고, 이어 부실자산에 돈이 묶인 은행 등 금융권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 시나리오다. 올해 1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에 나서면서 커졌던 불안감이 4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총선 이후 정부가 '옥석 가리기'(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지원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27~28일에 걸쳐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취약부문 금융 지원 방안',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연이어 내놨다. 대규모 공적 보증 확대 등을 포함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사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PF 보증 한도를 종전 25조원에서 34조원으로 9조원 늘리기로 했다. 현재 PF 총대출잔액(135조6000억원) 중 4분의 1
"이마트 20년 차 부장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6억원 받고, 바로 알리로 이직하면 최상의 시나리오 아닐까요" 최근 유통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면 심심치 않게 듣는 얘기다. 농담으로 흘려듣다가도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창사 31년 만에 전사적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고, 11번가를 비롯한 국내 e커머스 업체도 경영난에 빠져 직원을 줄이는 상황인데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경력 직원들을 대거 영입 중이어서다. 국내 법인을 키우려는 알리는 우수 인재에 대한 욕심이 큰 것 같다. 조직을 최대한 신속하게 정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에 최소 5년 근속 보장' 조건을 제안받은 업계 관계자의 '경험담'도 전해 들었다. 최대 경쟁사인 쿠팡 직원들을 영입 대상으로 물색한다는 소식도 접했다. 임원급 인사는 레이 장 알리 코리아 대표가 직접 면담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미 11번가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그를 두고 재계는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가"(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나라가 살아야 기업 또한 살 수 있다는 일념으로 살아오신 분"(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으로 기억하며 애도했다. 이 추모의 기간 동안 한켠에선 '징벌적 상속세' 논란이 일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계열사 지분은 약 7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세법상 최대주주 할증을 포함한 상속세 최고세율이 60%라 상속세는 4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유가족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팔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단 조 명예회장 뿐만 아니라 재계의 큰 별이 질 때마다 상속세 논란은 반복돼 왔다. 2020년 별세한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유산 약 26조원에 부과된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한다. 유가족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 담보로 대출을 받고 계열사 지분도 팔았다. 2022년 별세한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산은 10조원 규모
'고양이도 외면하는 생선'이란 일본 속담이 있다. 그만큼 맛없는 생선이란 뜻인데, 사람을 살리는 필수의료가 우리나라에선 '맛없는 생선'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면서다. 극한의 의(醫)·정(政) 대치가 7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필수의료를 '맛있게' 살리기 위해 부랴부랴 당근책을 내놨다. 지난달 27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의 건보 재정을 필수의료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원으로 거론된 것 중 하나는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개선해 아낀 121억원(예상)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기자의 추적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SNS에선 한국에서 건보 본전 뽑는 꿀팁에 대해 공유했을 정도였다. 이에 오는 3일부터는 외국인이 국내 건보 피부양자가 되려면 6개월 이상 국내 체류해야 한다. 또 정부는 불법의 그늘에 있던 PA 간호사 업무에 대해서도 지난 2월 27일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그간 '업
'휴대폰 싸게 사는 법.'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검색키워드 부문의 스테디셀러다. 일부 비즈니스맨의 전유물이던 과거 2G(2세대) 이동통신 시대부터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된 지금까지 짧게는 1~2년, 길어도 4~5년마다 새로 구입해야 하는 휴대폰 값은 적잖은 부담이었을 터.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픈 바람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휴대폰 구매비용은 소비재 상품들과 비교하면 조금 복잡하다. 자동차를 싸게 사려면 제조사의 할인이벤트를 노리거나 좋은 딜러를 수소문하고 식료품을 싸게 사려면 유통망을 걷어낸 직판장을 찾곤 한다. 발품을 팔아 좋은 가격의 판매처를 알아내야 하는 수고로움은 마찬가지지만 거래 시 소비자가격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게 공통점이다. 반면 휴대폰 구매는 단말기 가격을 시작으로 보통 24개월의 약정기간에 통신요금을 더한 뒤 각종 지원금과 약정할인 등을 덜어내야 한다. 많은 지원금을 받기 위한 고가요금제 의무유지기간 또는 부가서비스 가
#정부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응원이 뜨거웠다. 2월6일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 직후 국민 지지율은 80%(한국갤럽 2월13~15일 조사)에 육박했다. 더불어민주당조차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2월7일 홍익표 원내대표)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50여일이 지난 현재 전장의 지형은 확연히 달라졌다. 여당 내에서도 정부와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이 시행을 1년 미루자고 했고 나경원 전 의원은 30일 "국민은 이미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했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민심에 순응할 차례"라고 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얘기다. 총선에 나선 다른 여당 후보들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첫 주말을 기점으로 비슷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논란을 '사퇴'로 매듭지었으니 이제는 의대 증원 문제만 남았다는 식이다. 4. 10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악재를 털어내라는 듯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