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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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에이피알(APR)의 성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에이피알은 2014년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출시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의류브랜드 '널디', 남성용 화장품 '포맨트', 즉석사진 부스 '포토그레이' 등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성장했다. 이때도 일반적인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들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2021년 선보인 뷰티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디바이스가 대히트하면서 기업가치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수준이 됐다. 물론 에이피알의 성공요소는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도 기존 화장품업체들보다 한 걸음 앞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일 것이다. 에이피알은 2014년 설립 당시부터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비용이 많이 드는 자사몰 마케팅을 강화하며 독립 판매채널에 힘썼다. 그 결과 누구보다 많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했고 이를 통한 분석으로 뷰티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말이 있다. 수행자에게는 부처나 조사라는 관념도 깨달음에 장애가 되므로 그것조차 넘어서라는 말이다. 이러한 선불교적 가르침은 모든 종교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반면 믿음에 어떤 조건을 걸어 맹목적인 희생을 강요하거나 순수한 기부에도 조건과 세속적 보상을 덧씌워 기만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볼모로 달콤한 보상을 약속하며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우리의 구원과 해탈은 욕망과 두려움을 안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경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재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욕망을 품고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말이다. 아등바등 이기려고 하는 자존심을 버리고 가장 낮은 곳도 마다하지 않을 때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고 그 어떤 존귀함이나 성스러움을 바라는 마음을 버렸을 때 마침내 스스로 존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 가짜는 무엇을 하면 구원을 얻거나
시급 440원 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학내 시위를 펼친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을 재학생이 고소한 사건이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주로 점심시간에 집회를 벌였다. 소음으로 일부 수업과 학생의 자율학습에 방해가 생기기도 했지만 대부분 학생은 그들의 절박함을 이해하고 지지했다. 졸업생들은 부끄러움마저 느꼈다. 연세대 출신 법조인 26명은 후배들의 소송이 부적절하다며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무료변론에 나섰다. 얼마 전 법원은 재학생 2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재학생들은 항소의사를 밝혔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이대남' 담론이 20대 남성 전체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한 것은 연세대 안에서도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돌출적 행동이다. '이대남'이란 공동체 의식 없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왜곡된 공정감각을 가진 일부 20대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여야 한다. 그들만의 일그러진 이름이다. 한 설문에서 이들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벌써 지났다. 가슴 설레게 하는 봄꽃은 매화가 봉오리를 터트리며 그 시작을 알리고 산수유, 벚꽃, 복사꽃, 진달래 순으로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늘은 흔히 볼 수 있는 봄꽃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피는 '동강할미꽃'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동강할미꽃은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만 강원 정선의 석회암 절벽(뼝때·강원도 사투리)에 핀다. 보통 할미꽃은 고개를 숙이고 땅에서 피지만 동강할미꽃은 고개를 꼿꼿이 들고 정선 귤암리 강변마을 절벽바위 틈에서 피어난다. 강원도 동강 유역의 산 바위틈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생육환경은 석회질이 많은 바위틈에서 자라며 키는 약 15㎝며 7~8장의 작은 잎으로 돼 있고 잎 윗면은 광채가 있고 아랫면은 진한 녹색이다. 꽃은 연분홍, 붉은자주, 청보라색이고 처음에는 위를 향해 피었다가 꽃자루가 길어지면서 옆을 향한다. 동강할미꽃을 보고 있으면 갓 태어난 보라색 새끼 새가 어미에게
사연 없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연 없는 법 또한 없다. 그런데 법 제정 시의 사연은 잊히고 현재의 잣대로 보면 말도 안 된다고 비난받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스레 사문화하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된 '단통법'이 그렇다. 현대사회에서 통신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로 식료품비만큼이나 가계 소비지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세계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통신비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적 의지는 강할 수밖에 없고 그 이행수단의 하나로 '단통법 폐지'라는 슬로건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정책실현 과정에서 법이 지닌 사연이 현재에도 유효한가에 대한 고민 없이 단절적이고 급진적인 법 폐지만이 정답인지는 의문이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약칭인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기에 앞서 먼저 단통법의 사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통법은 소위 '스팟'이라는 단말기 유통방식으로 유리한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멍하니 TV 수상기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한심해 보였던 것 같다. TV 브라운관이든 영화관의 스크린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화면을 같이 '들여다 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뭘 저렇게 보고 있나 싶지만 가만히 보면 화면은 멈춰 있지 않다. 고유한 시간을 가진 세계가 있고 그 속에서 이야기가 흐른다. 사진과 영화는 카메라라는 기기가 중심이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지만 가장 다른 점이 거기 있다. 영화엔 두 종류의 프레임이 공존한다. 카메라가 고정한 프레임에 스스로 흘러가는 연속된 프레임이 담겨 있다. 그 흐름에 눈길을 빼앗기면 프레임 밖의 현실에선 아무것도 안 하고 볼거리에만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그 상자(TV)를 바보 만드는 상자라 했을 것이다. 물론 그 안의 흐름을 콕 찍어 비판한 사람도 있다. 영화는 계속 흘러가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스스로 멈춰 사색에 빠질 수 없다고. 보기와 흘러가기 둘 다 생각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다.
이제 곧 설이다. 요즘은 누구나 '설날' 하면 음력 정월 초하루를 생각하지만 이날이 '설날'이란 이름을 독차지하기까지는 100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양력, 즉 그레고리우스력을 처음 사용한 것은 1896년 1월1일부터다. 고종은 개국 504년 11월17일을 505년 1월1일로 삼는다는 조령을 내렸다. 그러나 수백 년간 사용한 역법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었다. 민간은 물론 정부조차 '음력'(陰曆) 또는 '구력'(舊曆)이라 부르며 옛 달력을 함께 사용했다. 혼란의 시작이었다. 대한제국의 멸망과 함께 당시까지 음력날짜로 실시한 국가예식은 모두 중지되고 조선총독부는 양력만 사용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대부분 조상의 제사와 가족의 생일을 음력으로 헤아렸으나 이는 가가호호(家家戶戶)의 일이었기에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해의 시작인 설은 달랐다. 농어촌이야 평일이나 휴일의 구분이 무의미했기에 문제는 도시였다. 평일이었음에도 다들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관공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에는 '일본과학미래관'이라는 과학관이 있다. 이 과학관은 첨단기술을 체험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다. 그곳 5층에선 '100억인의 서바이벌'이라는 전시가 열린다. 이는 인류가 직면하는 재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전시다. 이 전시는 5단계로 돼 있다. 1단계는 잠재위험의 감지, 2단계는 그 위험의 정체 밝혀내기, 3단계는 위험에 관한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피해 줄이기, 4단계는 공유와 논의, 5단계는 경험을 살려 대책 세우기다. 여기서 제1의 재해는 지진이나 화산 분화다. 이곳에는 그동안 일본에서 발생한 모든 지진의 발생지역과 빈도, 규모가 화면에 표시되는데 일본은 지진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다. 일본은 환(環)태평양 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에 속한다. 일본의 대규모 지진은 동부해안에서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2024년 1월1일 지진은 일본 서부지역인 노토반도에서 생겼다. 규모 7.6의 강진이었다. 이시카와현에서만 건물 3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는 말은 '자신을 너무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간(肝)은 몸통 어느 쪽, 어디에 붙었고(몸통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눈알은 얼마나 크며(지름 2.4㎝에 7g임) 핏줄을 다 이으면 얼마나 길고(약 13만㎞임) 대소변은 왜 누르스름한가(죽은 적혈구에서 생긴 빌리루빈 색소 때문임) 따위에 대한 궁금증(호기심)도 모두가 자신을 알아보는 길일 터다.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 덩치에 따라 다르지만 60조~100조개쯤의 세포가 모여 정밀한 인체(몸)가 형성된다. 그런데 왜 똥오줌의 색은 누렇고 또 황달에 걸리면 얼굴이나 눈자위가 노르스름할까. 사실 혈액 한 방울에 적혈구(붉은 피톨)가 약 3억개가 들었다고 하니 얼마나 작은 세포인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적혈구는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도넛 모양을 해 산소와 잘 결합하게끔 표면적을 넓힌다. 또 적혈구는 우리 몸속의 큰 뼈다귀인 두개골, 척추, 골반, 늑골,
최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화장품분야 선두주자로 알려진 로레알그룹 CEO 니콜라 이에로니무스가 기조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이 기조연설은 다양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창의적 혁신이 펼쳐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가 됐다. 이는 기존 업종간 경계가 더이상 제한적이지 않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IT업계에 종사하다 화장품분야로 이직한 이력이 있는지라 남다른 소회를 느낄 수 있었다. IT업계에 종사할 때 CES가 의미하는 바는 매년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IT 비즈니스만의 상징적인 행사였다. 전략마케팅실에서는 CES에서의 전시회와 각종 미팅을 준비하면서 이 행사를 시작으로 당해연도를 준비하고는 했다. 한편 기술 중심의 IT회사에서도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화장품회사 출신의 마케팅 임원들을 스카우트했고 실제로 통합적 관점으로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삼성전자 최초 여성 사장으로 유명한
모든 것은 변한다. 몸도 변하고 마음도 변하며 세상도 변한다. 지구도 변하고 태양도 변하며 은하도 변한다. 우주는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없고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 수조 개의 은하가 있고 그 은하들은 각각 수천억에서 수조 개의 태양을 품고 있다. 이 터무니없이 넓은 우주에서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인류는 이 모든 변화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으려 애써왔다. 초월적인 존재인 신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 변화 속에서 법칙과 질서를 찾아왔다. 물리학자들은 우주 어디서든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물리법칙을 연구하고 돈의 흐름을 예측하는 경제학, 심리의 변화를 연구하는 심리학 등 학문이라는 것은 대부분 변화에 대한 고민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법칙이다'라는 말이 있듯 변화는 필연이다. 이런 변화의 고통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극락과 천국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면 그곳에 가겠노라며 기도한다. 하지만 선불교에서는 극락정토라는 곳은 바로 그대
죽은 배우는 작품 속에서 영원히 산다. 사람들은 이선균을 '박동훈'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래야만 현실에서 그의 부재를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애도의 방식으로 인해 그는 영영 '나의 아저씨'에 갇혀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배우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실존은 잊히는 것이 어쩌면 서로에게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아프다. 그를 박동훈에 영원히 가두기 전 우리는 이선균이라는 개인의 괴로움을 헤아렸어야 한다. 그러지 못했다. 이선균은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 말라고,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파이팅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져"라고 말한 박동훈처럼 견디지 못했다. "모른 척해줄게. 너에 대해서 무슨 얘길 들어도 모른 척해줄게. 그러니까 너도 약속해주라. 모른 척해주겠다고"라던 동훈의 당부가 고인의 간절한 진심이었을 것 같아 서글프다. 드라마에서 동훈의 아내 윤희는 외도를 했고 동훈 형제들은 그 사실을 알고 심각해진다. 막내 기훈이 형수를 죽여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