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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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과 교보생명과의 풋옵션 분쟁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어피니티가 사들이며 신창재 회장과 맺은 계약에서 시작됐다. 3년 뒤 교보생명을 상장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의 주식을 공정가격으로 되사야 한다는 게 계약의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상장이 경제상황 등의 이유로 무산됐고, 어피니티는 2018년 가지고 있는 주식 전량을 주당 40만 9000원(총 인수가 2조 122억원)에 사라고 요구했다. 신 회장 보유주식 33.7%를 모두 팔아도 이 돈을 만들기 어려웠다. 당시 교보생명 가치는 주당 20만원 선이었다. 특히 어피니티는 신 회장의 주식을 사들인 새로운 대주주와 협력해 교보생명의 경영권을 쉽게 뺏을 수 있었다. 신 회장은 결국 주식인수를 거부했고, 어피니티는 이 사건을 2019년 3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회부했다. 2021년 9월 판정이 나왔다. 계약위반은 있었지만 공정가격책정에 문제가 있
2022년 1월1일 국토교통부에 남아있던 하천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되며 하천관리일원화가 본격 시행됐다. 이로써 통합물관리가 다시 한번 진일보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정부의 물관리 조직을 환경부로 일원화함으로써 수량과 수질을 아우르는 유기적인 정책 추진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조직과 기능의 이관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시점으로, 필자는 성공적인 하천관리 일원화를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제언코자 한다. 우선, 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관리 기술의 고도화가 선행돼야 한다. AI(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물관리 기술을 더욱 첨단화할 필요가 있다. 드론 등 첨단장비를 활용한 모니터링, AI를 통한 빅데이터 분석 등 댐에 도입되기 시작한 스마트기술을 하천시설까지 확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시설물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댐과 하천을 포함한 유역 단위의 플랫폼을 구축해 홍수피해를 예방하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중략)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땡볕 두어 달."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에 나오는 표현처럼 붉게 익은 대추도 그 열매 하나를 맺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달 1일부터 국내에 발효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을 보면서 붉은 대추와 같은 열매를 맺기 위해 애썼던 8년간의 지난한 협상이 떠오른다. RCEP 15개 국가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500달러인 캄보디아부터 5만달러를 넘어서는 호주까지, 자본주의부터 사회주의에 이르기까지, 문화적으로도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를 포괄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들이 단일 경제블럭으로 출범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RCEP이 주는 여러가지 효과를 예상해본다. 첫째, RCEP은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15개 국가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 상승과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율, 그리고 각종 치료제의 등장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작년 1월 미국의 근로자복지연구소(EBRI)에서 근로자와 퇴직자를 대상으로 은퇴를 위한 재무적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미국의 근로자 및 퇴직자의 4명 중 3명이 은퇴를 위한 재무적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재무적 기준으로 노후 대비가 잘 되어 있다고 응답한 퇴직자는 전체의 72%에 이르렀으며, 안정적 생활이 가능하다고 답한 퇴직자는 무려 80%에 달했다. 주식 투자와 저축 등으로 소득이 증가한 탓도 크지만, 미국은 이미 연금부자가 많은 나라다. 지금도 레딧 등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만불 퇴직연금 계좌 인증 글과 사진이 넘치고 있다. 반
2021년은 인류의 우주 개척사에 있어서 중요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주 선진국들을 선두로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 소위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서 그 동안 정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주가 민간기업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 후발주자인 우리는 우주를 국방, 경제, 과학기술 등 관련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민·관·군이 함께 준비해 K(KOREA)-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개발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산업이다. 그렇기에 미국 등 선진국들은 국방 등 공공 수요를 기반으로 민간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 단계를 거쳐 뉴-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했다. 예를 들면, 스페이스-X가 뉴-스페이스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까지는 우주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견한 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산업 육성을
수소, 미래산업, 스마트시티, 친환경, 재생에너지 하면 떠오르는 지역은 어디인가? 미국, 유럽, 우리나라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중동도 연상케 하는 키워드다. 황량한 사막, 풍부한 석유, 고대 유적지는 일면에 불과하다. 오늘날 중동은 고부가 산업, 최첨단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중동은 포스트 오일시대에 자국 경제의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탈석유 및 산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UAE의 '다음 50년을 위한 프로젝트(Projects of 50)', 사우디와 이집트의 '비전(Vision) 2030'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우디는 '비전 2030' 이행을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산업 발전 경험이 있는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였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와 정기적으로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해 제조, 에너지, 보건, 의료 등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중동은 첨단·스마트도시 건설을 통해 디지털경제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UAE는 두바이를 스
스타트업은 모든 여건이 열악하고 부족하다. 충분히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이 있더라도 팀 구성, 경영전략,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 등 할 일이 넘쳐난다. 무엇보다 모든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장벽인 자금조달에 성공해야 한다. 자금조달이 성장을 넘어 생존의 수단인 셈이다. 스타트업의 70%는 창업 후 5년 이내에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넘지 못하고 사라진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창업자 802명 중 87.3%(700명)가 사업을 지속한다.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경우 생존율이 더 높다는 의미다. 수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들에 목마르던 자금이 최근 범람한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결성규모가 역대 최대인 9조2000억원이라고 한다. 결성펀드만도 4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어느 기관으로부터 언제, 어떤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금조달은 정보와 지식만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
흔히 플랫폼과 로컬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지리적 경계를 뛰어넘는 인터넷 공간에서 확장하는 플랫폼 기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 브랜드의 영역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연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처럼 로컬 브랜드를 위축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될 것일까?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로컬 브랜드가 플랫폼을 통해 사업 영역을 지역에서 전국, 그리고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와 연세대 연구진이 공동 발간한 '로컬 브랜드 리뷰 2022'를 보면 플랫폼과 로컬의 친화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리뷰에 등재된 112개 로컬 브랜드 중 89개가 국내 플랫폼 기업의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로컬 브랜드가 플랫폼을 통해 전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부산의 한 커피 기업이 단일 매장을 운영하면서 커피 전문가가 가장 높게 평가한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것도 플랫폼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로컬 브랜드가 가장 많이 활용하
자산시장의 버블 현상을 설명하는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이 있다. 이론에서 말하는 것은 합리적 가치평가 보다 미래에 더 높은 가격에 기꺼이 구입할 상대(더 큰 바보)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면 버블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과대 평가된 자산 가치는 더 이상'큰 바보'가 존재하지 않게 되면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버블 붕괴이다. 저금리 지속과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국내 주택시장에 '더 큰 바보 이론'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듯하다. 주택에 대한 가치평가 기준이 유용성 보다는 투자에 더 큰 가중치를 둔 사례가 늘고 있다. KB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15.0% 상승했다. 이는 IMF 직후인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대출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PIR 지수는 서울 기준 13.6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평균적인 주택을 장만하려면 가구 소득 전부를 한 푼도 쓰지 않고 13.6년 동안 저축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와 같은 초일류 반도체 회사를 만들겠다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선진 기술과 장비를 사고 공장을 건설하며, 유명한 학자를 유치하고 다른 회사에서 인력을 데려왔다. 하지만 중국의 실패는 부족한 투자가 아니라 과거에 머무른 탓이었다. 이런 작전은 선진국들의 전쟁터인 첨단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선진 기업에서 가져 온 기술로 저렴하게 제품을 만드는 건 후발주자와 개발도상국에나 통하는 전략이다. 더군다나 디지털 전환과 기술 패권 경쟁이 뜨거워진 요즘이다. 세계 초일류 기술·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풍부한 과학기술인력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혁신 제품을 내놓으며, 이들이 회사의 리더로 성장한다. 스타 임원 한두 명의 영입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우리는 이런 준비가 충분할까. 최근 연구자가 자유롭게 주제를 정하고 도전하는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지원이 늘었다. 20
전혀 예상조차 못했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기후 위기, 산업의 디지털 전환, 저출생 고령화라는 대전환이 지구 전체를 동시에 타격하고 있다. 과거의 기득권은 파괴되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보호주의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대전환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가려는 방향 즉, 장기 국가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목표 없이 성과를 낼 수 없다. 특히 지금과 같은 대전환 시대에는 그 사회가 가려는 방향과 가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 미국을 따라잡자던 목표를 달성한 후 국가 비전을 만들지 못해 30년째 잊혀져 가는 국가가 됐다. 한국의 장기 국가 비전으로 세계 5강을 제시하고 싶다. 자원부국이나 소규모 도시형 국가를 제외해도 미국과 독일은 다소 버겁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전통적 선진국은 추격 가시권에 들어 왔다. 1인당 국민소득은 길어도 10년 내에 추월할 수 있고 물가를 감안한 국민소
거대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 이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하고 골목시장 업종까지 독점하는 등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가 상생하는 생태계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과연 무엇일까. 플랫폼(platform)을 직역하자면 '구획된 땅의 형태'로,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공간에 들어오는 모든 이가 저마다의 역할과 목표를 가지고 참여하며 협업과 공존을 기반으로 서로 연결된다. 연결된 참여자들은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고 목적을 이룬다. 가장 적합한 비유가 기차역이다. 기차역의 승강장을 플랫폼이라 부른다. 기차역을 찾아오는 승객들은 저마다 행선지를 가지고 플랫폼에 서서 기차를 기다린다. 승객은 기차역에 들어오는 수많은 기차 중 본인의 행선지에 맞는 기차를 선택해서 타고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