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AI시대, 일자리 걱정 하기보단

[기자수첩]AI시대, 일자리 걱정 하기보단

이정현 기자
2026.09.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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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출시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일자리 감소 우려는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IT 기업이 모여있는 판교에서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파업이 늘어난 것만 봐도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IT 업계 중에서도 가장 우려가 큰 분야가 게임 업계다. 전통적으로 게임 업계는 살인적인 노동량으로 유명하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야근이 이어지는 이른바 '크런치 모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고질병이다. 불이 꺼지지 않아 등대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과로에 시달리다가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이런 게임 업계에 AI의 등장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사실 갑자기 등장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예전부터 노동량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해왔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AI를 활용하면 확실히 노동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창의성이나 감성적인 부분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지만 단순 반복 작업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노동 강도가 높아 한때 구로의 등대라고 불리던 넷마블(37,000원 ▼1,800 -4.64%)은 최근 AI 조직을 전략실로 고도화했다. 올해 신작만 8개를 출시할 계획인 넷마블에 AI 활용은 생산성과 직결된다. 2014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한 넷마블은 게임 개발과 운영뿐만 아니라 업무 환경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차원에서 전 부서별로 AI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 종사자들의 우려는 이런 식으로 AI 활용이 늘어나 자신들의 일자리마저 뺏기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직원을 줄이기 위해 AI를 연구하는 회사는 없다. 생산성을 높여 더 나은 게임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지 인력 대체용이 아니란 것이다. AI 찬성론자인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도 취임 후 인력을 재배치했을 뿐 해고하진 않았다.

AI가 가져올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반드시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있는 만큼 두려워만 할 게 아니라 AI를 어떻게 활용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정현 기자수첩 /사진=이정현
이정현 기자수첩 /사진=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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