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총 2,221 건
2025년 8월 상법개정에 따라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회사는 집중투표제가 의무가 됐다.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 후 최초로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부터 적용된다. 집중투표제란 주주가 보유한 주식수에 선임할 이사수를 곱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소수주주가 이사 선임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기존에도 있었지만 정관으로 이를 배제할 수 있어 실효성이 거의 없었다. 2024년 기준 상장회사 334개사 중 13개사만이 정관으로 배제하지 않았고 실제로 집중투표제를 실시한 회사는 단 한 곳이었다. 상법개정은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했다.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고 소수주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정관배제를 금지하고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보유한 주주가 주주총회 6주 전 집중투표를 청구하면 회사는 반드시 이를 실시해야 한다. 또한 감사위원회 강화가 병행됐다. 감사위원 중 2명은 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0월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12월 초부터 양적긴축(QT)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2022년 6월부터 줄인 채권보유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2020년 3월 팬데믹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기준금리를 0%로 내리고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완화(QE)를 시행했다. 그 결과 연준의 자산규모는 2020년 4조2000억달러에서 2022년 8조9000억달러로 늘었다. 미국 총통화량(M2)도 15조4000억달러에서 21조7000억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연준이 양적긴축을 시행하자 보유자산 규모는 6조6000억달러로 26% 감소했고 M2도 2023년 말 20조700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M2는 정부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최근 22조2000억달러로 늘었다. 연준의 양적긴축은 은행권에 유동성 부담을 가중했다. 양적완화가 정점에 다가섰던 2022년 말 연준의 역레포(RRP) 규모는 2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흘
'전환크레디트'(Transition Credit)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탄소크레디트의 경우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신뢰성 있게 입증받는 것이 중요한데 화석연료 모델을 신재생연료 기반 친환경 설비로 전환하면서 나오는 전환크레디트는 그 가치를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환크레디트 개발을 주도한 것은 '석탄에서 청정으로 이니셔티브'(CCCI)를 주창한 록펠러재단이다. 올해 5월 이 재단은 개발도상국의 석탄발전소 조기폐쇄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이 같은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첫 사업으로 필리핀 내 석탄발전소를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탄소크레디트와 달리 석탄발전소를 조기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실질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전환크레디트를 발행한다는 점이다. 해당 방법론은 인증기관(Verra)의 승인을 받아 그 상업성을 높였고 앞으로 유사한 60여개 프로젝트 진행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자발적
지난 9월11일 새벽 2시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 70대 중국 국적의 남성이 밀물에 고립됐고 인천해경 이재석 경사는 어둠 속 바다로 뛰어들어 그를 구조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이 크게 다뤄졌지만 질문은 "해경은 무엇을 했느냐"에만 집중됐다. 모든 책임이 해경의 대응실패에 있는 듯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일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제도적 공백의 결과다.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은 왜 새벽 2시에, 그것도 혼자 갯벌에 들어갔느냐는 점이다. 그 시각은 바닷물이 가장 낮아지는 간조(干潮)며 야간 해루질이 가장 활발한 때다. 영흥도와 선재도는 이미 무허가 해루질이 빈번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고 지역 어민들은 자원고갈과 생계위기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단속은 느슨하고 처벌은 약하다. 이 문제는 불법 여부를 넘어 갯벌이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됐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지난주에도 같은 갯벌에서 해루질하던 40대 여성이 밀물에 휩쓸려 숨졌다. 해루질이 합법인지
한국이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나란히 방한했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회장도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경영진과 AI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 짧은 한 주가 보여준 것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안보의 교차로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경제와 안보가 맞물려 돌아가는 시대다. 미국의 전략국제연구센터(CSIS)는 21세기 기술패권 경쟁하에 경쟁력과 국가안보 및 복원력 강화를 목표로 삼은 미국의 전략을 이른바 '경제안보 트릴레마'(Economic Security Trilemma)로 규정했다. 즉 핵심산업·기술을 '촉진'(Promote)하고 전략자산을 '보호'(Protect)하며 동맹과도 '협력'(Partner)해야 하는데 이 3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이런 트릴레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도 최근 반도체, AI, 조선 등 전략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쏟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찝찝하다. 여야가 '조희대 대법원장 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립각을 맞추면서 정작 중요한 민생이나 정책의제는 실종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을 매개로 사법개혁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김현지 실장 문제에 화력을 집중했다. 여야는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해 '윤석열 대 이재명'의 대리전 성격인 '조희대 대 김현지' 구도를 만들었다. 국민들은 민생경제와 공공성보다 정권장악을 위해 강성 지지층에게 기대는 정치권에 피로감을 느낀 지 오래다. 현재 우리 정치는 계엄·탄핵을 겪고 이재명정부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정치복원과 민생회복보다 '심리적 내전상태'에 있는 게 사실이다. '개딸'과 '윤어게인(again)'을 앞세운 양당 강성 지도부는 서로에게 '내란정당' '민주당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끝없는 혐오정치를 생산한다. 이런 양상은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적대적 대결의 후진적 행태다
샤인머스켓만큼 단기간에 시장의 정점에 도달했다가 바닥까지 떨어진 과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높은 당도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큰 포도알을 가진 샤인머스켓은 2021년 도매시장 가격이 ㎏당 1만7000원을 넘어섰고 수출품목 중에서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가격이 7000원 수준까지 폭락해 싸구려 과일 수준의 대접을 받는다. 이제는 샤인머스켓이 길거리 과일트럭에서도 팔리는데 농산물 유통업계에선 고급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던 과일이 과일트럭에 모습을 보이면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 사실 샤인머스켓의 추락은 수년 전부터 경고된 일이다. 초기 선도농가가 긴 세월 노력 끝에 재배에 성공하고 한정된 물량을 시장에 공급해 큰 소득을 얻자 너도나도 재배에 뛰어들어 우리나라 전체 포도농가의 절반가량이 샤인머스켓을 생산했다. 그 결과 샤인머스켓의 시장 공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일부 농가는 솎아내기 등의 품질관리도 하지 않고 완전히 익지도 않은 포도를 시
'경주 AEP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마무리됐다. 외교적으로는 대미투자와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회담이 잘 마무리될 것인지,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것인지 걱정이었다. 아니 행사 자체를 잘 치를지도 우려된 것이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어느 정도 원하는 것을 얻고 만족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은 관세와 대미투자에 대한 큰 틀에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은 희토류 통제와 중국 기업 제재를 서로 교환하면서 갈등을 완화했다. 경주시민을 포함한 수많은 인력의 동원과 노력을 통해 행사 자체도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숙제가 남았다. 관세협상 및 대미투자를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원자력잠수함이 등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건조를 조건으로 승인하면서 원자력잠수함이란 새로운 이슈가 등장한 것이다. 당초 우리는 3500억달러 상당의 대미투자 대가로 한국 내에서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
글로벌 대형 자본들은 이미 '기후 인프라'라는 새로운 경기장에 들어선 지 오래지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기후 인프라 투자시장에서 여전히 출발선 근처에 서 있다. 태양광·풍력·BESS(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 인프라까지. 이제는 기술경쟁을 넘어 자본의 경쟁이다.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분야 투자액은 2조1000억달러(약 3000조원)를 넘어섰다. 그중 청정에너지 인프라에만 2조달러가 투입됐다. 화석연료 투자액의 2배다. 그런데 한국의 기관자본은 해당 분야에서 여전히 대출과 채권 형태의 투자에만 머무르며 '위험'이라는 단어에 과도하게 반응한다. 특히 국내 보험사들은 2023년 도입된 K-ICS(자본건전성 기준) 제도에 따라 기후 인프라 분야 지분투자 시 과도하게 높은 위험값을 부과받고 추가 자본확충 부담에 놓이게 됐다. 규제 리스크에 갇혀 건전한 투자기회를 잃는 꼴이다. 한편 연기금과 공제회는 그간 해외펀드에는 활발히 지분참여를 해왔지만
최근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특정 스테이블코인이 순식간에 3~5배 치솟는 비정상적인 가격급등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스테이블코인 자체의 구조적 결함, 나아가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다르다. 동일한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에선 1달러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스테이블코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시장 특유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거래소의 수급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은 데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 기반의 발행구조를 통해 가치를 유지하지만 가격안정성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충분한 유동성과 거래메커니즘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가격이 1달러를 벗어나면 매수-매도세가 유입돼 균형을 맞추지만 국내 거래소는 급격한 수요변화에 대응할 유동성이 부족해 가격급등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는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조성자'(Market Maker)와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
글로벌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첨단산업과 기후기술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기업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들어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런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정부가 추진하는 성장정책도 추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낮으면 기업가정신이 위축되고 정부의 재정지원 또한 정치적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을수록 기업가의 투자의욕과 신사업 진출은 위축된다. 여론이 기업에 비판적이면 정치권 역시 유권자의 시선을 의식해 산업정책을 통한 기업 지원에 소극적으로 변한다. 각국이 '각자도생'의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기업 호감도가 자연스럽게 개선되기를 기다린다면 경제 재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이 크다. 사실 기업에 대한 낮은 호감도는 견
원자력을 비롯한 반도체 등 한국의 전략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격히 상승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 또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는 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산업의 산업기술을 국가 차원의 핵심기술로 별도 지정해 보호하며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해당 기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그러나 2006년 법체계가 마련된 이후에도 기술유출 사고는 기술패권 경쟁의 격화 속에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기업의 기술유출은 단순히 해당 기업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산업 전반의 공급망 지배력을 약화하고 궁극적으로 산업활동 전반의 비용상승을 초래함으로써 산업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저해한다. 그렇다고 기술정보의 통제에만 집중한다면 산업의 혁신성과 역동성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기술정보의 보호와 활용을 균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세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