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총 2,221 건
지난 23일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금통위에 이어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인데 부진한 국내 경기와 기존 대비 어느 정도 안정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이창용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행보에 신중한 스탠스를 보여줬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0.8%를 기록한 2009년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성장과 물가라는 2개 축을 중심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등의 선진국과 달리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경우 금융안정 차원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가계부채 증가는 상당부분 부동산 가격급등과 함께 나타나는데 지난 6·27대책 이후 안정세를 이어가던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9월 중순 이후 다시금 급등세를 보이자 정책당국은 10·15대책이라는
중국이 10월 들어 단행한 희토류 수출통제는 세계 산업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조치다. 핵심은 희토류가 0.1% 이상 포함된 제품은 군사용이든 민간용이든 중국 정부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7개 중희토류가 대상이며 전기차·스마트폰·풍력터빈·반도체장비 등 첨단산업 전반이 통제권에 들어왔다. 과거에는 중국 수출업체가 단순히 상무부에 신고서를 제출하면 됐지만 이제는 해외 제조사도 중국 승인망에 편입됐다. ASML,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도 중국의 허가 없이는 생산이 어려워진 것이다. 중국은 '국가안보와 자원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한 정교한 맞대응이다. 미국이 AI 칩과 장비의 '기술밸브'를 잠갔다면 중국은 희토류라는 '소재밸브'를 조인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단일 희토류 승인지연으로도 수천억 달러의 AI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희토류는 가전 등 완제품에선 미량이지만 중간재에
여순(여수·순천)사건에서 당시 국방경비대 14연대의 무장반란을 "부당한 명령에 맞선 행위"라고 평가하는 시각이 있다. 여순사건은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19일 국방경비대 제14연대가 제주 4·3사건 진압 출동명령을 거부하며 일으킨 반란이고 그 진압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발생한 사건이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5월10일 제헌 총선거가 다가오자 남로당 제주도당이 남한 내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벌인 무장투쟁이다. 이 과정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희생됐다. 이 무장투쟁을 주도한 남로당 제주도당 군사부장 김달삼은 1948년 말쯤 북으로 도주했다. 이들의 제주선거 방해라는 목적은 달성돼 1948년 5월10일 제헌국회 지역구 200석 중 198석은 당선자를 배출했으나 제주의 두 선거구는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제헌국회는 제주 2석이 결원된 198석 상태로 개원했다. 이 제헌국회에서 1948년 7월17일 제헌헌법이 공포됐고 3일
정부가 10·15 대책에서 10월20일부터 서울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묶으면서 부동산 시장과 정부간 긴장의 강도가 높아지는 시기를 다시 맞게 됐다. 이재명정부도 출발은 6·27 정책으로 깜짝 출발했고 정권출범 전의 과열을 1개월 이내에 다스리는데 성공하는 듯했으나 이후 9·7 대책을 포함해 공급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채우지 못하면서 재발화한 주택가격 급등이 결국 10·15 대책이란 초강수를 두게 했다. 10·15 대책은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수준의 거래규제 지역을 지정한 것이어서 강도로 보자면 가장 센 강도의 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결과론적이지만 2026년 12월31일까지 예고된 토허제 시기에 주택시장을 안정으로 이끌지 아닐지를 두고 정부와 대통령실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왜냐하면 현재의 토허제 지역 범위와 그 대상의 적정성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어서고 토허제는 결국 시장에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2020년 이
자동차 가격도 비싼데 책임보험은 꼭 들어야 하니 참 아깝다. 나 같은 모범운전자에게 매년 꼬박꼬박 보험료를 받아가는 보험회사는 진짜 꿀 빠는 거다. 쉽게 많은 돈을 버는데 또 보험료를 올려달라니 심보가 고약하다. 보험료를 내렸다더니 찔끔 1만~2만원의 푼돈이라 기별도 안 간다. 보험료를 내려 죽을 지경이라더니 이익 잘만 나네. 그런데 보험이란 게 사고가 없으면 보험금을 못 받으니 원래 그렇다. 그 와중에 돈을 남겨 먹는 보험사가 미울 수밖에. 하지만 미워도 냉철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를 돌리는 인프라에 속하는 자동차보험 비용이 적절치 않다면 결국 숨어 있던 비용청구서는 우리에게 돌아온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다. 2020년 이후 5년째 그대로인데 2024년에는 되레 1.8% 감소했다. 그래서 계산이 쉽다. 예를 들어 상위 4개사, 혹은 6개사의 점유율이 각각 85%, 95%면 나머지 회사들의 몫은 각각 3조원, 1조원으로 딱 떨어진다. 손해율 1%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또다시 논란이다. 10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이름과 달리 시장 불균형 규제로 채워져 있다. 내용인즉,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도시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이 사실상 제약됐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낮아지고, 15억 원 이상 주택은 최대 4억 원까지만, 25억 원 이상은 2억 원까지만 대출할 수 있다. 현금이 넉넉한 사람만이 서울의 주택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구조다. 결국 "현금 부자를 위한 자유로운 시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12·16 대책'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정부는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신규 주담대를 금지하며 "초고가 주택 수요 억제"를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15억 원 이상 주택의 수요는 현금 부자로 채워지고, 일반 수요는 15억 원대 이하 아파트로 몰리면서 중간 가격대 가격이 빠르게
"그래, 와라 가을아." 25년을 종이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온 만수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가상칠언' 가운데 한 구절인 "다 이루었다"를 읊조리며 영화는 시작된다. 정작 그에게 닥친 것은 풍요로운 가을이 아니라 해고와 실직이라는 겨울이었다. 영화에서 만수는 우연히 만난 할머니가 툭 던진 한마디, "누군가 빠지면 공간이 생긴다"는 말에서 불현듯 본인의 생존전략을 세운다. 자신과 경력이나 실력이 거의 같은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경쟁자를 모두 없애버리기로 한 것이다. 박찬욱감독의 블랙코미디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자신을 해고하려는 외국인 임원은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어쩔 수가 없다)라 말하고 실직 후 만수는 이마를 두드리며 "어쩔 수가 없다"를 되뇐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집단착각'(Collective Illusion)이다. 주인공 만수는 물론 그에게 죽임을 당
우리나라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폭행당해 사망한 사건으로 국민과 정치권 모두가 격앙돼 있다. 일부 정치인은 군대를 캄보디아에 파견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정치인은 심지어 선전포고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구출문제와 별도로 이 문제를 좀 더 지정학적 구조문제로 차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무엇보다 대국통치의 특징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인구가 14억명이나 되는 중국의 통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국은 소국과 달리 중앙정부가 구석구석까지 촘촘히 통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 치안을 위해서라면 분권을 연방국가 수준까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통치권한을 분산하는 것은 중국 역사가 잘 보여주듯 국가의 분열 위험성을 높인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국가분열보다 변방의 치안부재를 선택한다. 또 다른 대국 미국도 통치에 빈틈이 많다. 미국은 분권이 강한 연방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아직 약해 중
긴 추석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도 정치 얘기는 삼가야 한다기에 화제를 꺼내지 않았지만 연휴 직전 더불어민주당이 "중국인 혐오를 법으로 막겠다"며 반중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은 블랙코미디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비판세력을 '극우'나 '내란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일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가 그들이 '혐오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반대를 봉쇄하기 시작한 것이 심상치 않다. 이런 도덕적 전체주의 언어는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예속이다. 무지는 힘이다'(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이런 허구의 구호가 전체주의 사회에서 통했다는 사실이 섬뜩하다. 포용을 내세워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자유를 억압하려는 이재명식 도덕정치 역시 오웰이 경고한 '이중사고'(二重思考, doublethink)의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정책은 공화당의 전통적 감세와 규제완화 그리고 트럼프 특유의 관세부과와 이민감축이라는 2단 콤보로 요약된다. 트럼프의 콤보정책이 단명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기조로 자리잡을지는 그 경제적 성과에 달렸다. 그 성과는 상호 이질적인 두 갈래 정책의 상충과 시너지 효과가 좌우한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광범위한 조세개혁과 정부개혁 이후 감세와 규제완화는 공화당의 경제정책 핵심으로 뿌리내렸다. 정부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민간의 투자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경제의 공급 측 역량강화에 초점을 둔 레이건노믹스는 성과가 있었다.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감세와 규제완화가 긍정적 성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1980년 미국 GDP의 2.6%였던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5%로 빠르게 늘었다. 레이건은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증가하면 재정적자가 줄어든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달랐
다윈의 '진화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적자생존'이다. 모든 생명체는 제한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데 이 중 가장 강한 존재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존재가 살아남는다는 이야기! 이 이론에 따르면 남을 위한 이타주의와 희생심을 가진 생명체는 진화가 힘든 것으로 해석된다. 남을 위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희생하는 개체는 그 유전자를 후세에게 전하지 못하기에 이타주의는 논리적으로 진화하기가 힘든 것이다. 그런데 자연계에는 피를 나눈 혈족이 아님에도 이기심 대신 다른 생명체와 협력하는 사례가 여럿 있다. 꿀벌과 같은 사회적 생물이 보이는 자기희생뿐만 아니라 인간사회에서도 전우를 위해 폭탄 위로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의로운 군인들까지. 이러한 순수 이타주의를 '호혜주의 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내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제공하면 상대방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 개념이다. 이런 '호혜주의를 기반으로 한 이타주의'가 자연적으로도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된다. 검찰청 폐지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 9월부터 시행되지만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 혼란이 예상된다. 여권이 검찰청 폐지법안을 급하게 밀어붙이면서 빠진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등 후속과제가 남아 있다. 후속과제 중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TF팀은 유예기간에 구체적인 안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여야와 당정 간에 이견이 커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TF팀은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여야의 이견사항을 찾고 시민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최선이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정부를 선언한 만큼 국민주권의 핵심인 풀뿌리 지역주민들의 주민자치가 보장되는 형사사법체계 방안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주민자치형 형사사법체계(기소배심제, 판결배심제, 검사장직선제)를 반영할 필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