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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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안보에 한정해 집중됐던 국가안보 영역이 이제는 경제 영역을 비롯해 환경, 식량, 사회적 요인 등 새로운 형태의 비군사적 위험으로 확대된다. 이 중 경제안보는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기술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매개로 한 전 세계적 패권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 국민, 경제를 보호하고 미래의 성장을 견인하고자 하는 정책 및 전략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함에 따라 첨단기술 경쟁이 국가안보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식되면서 기술수출 통제, 외국인 투자제한, 기술유출 방지(기술보호) 등 다양한 경제적 통치수단(Economic Statecraft)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한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자산화를 목표로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면서 한국의 산업 및 사회환경에 최적화한 '소버린 인공지능'(Sovereign AI) 추진을 계획 중이다. 이러한 첨단기술 확보노력과 함께 반드시 병행돼야 할 과제가 바로 첨단기술 보호활동이며
지난 6월1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이 바라보는 경제전망(SEP)을 발표했다. 2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는데 하나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이다. 성장둔화는 경제주체의 수요감소로 이어지며 물가의 하향안정을 이끌어내곤 하지만 관세 및 공급망 불안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담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전망이다. FOMC 회의 참석자 중 9명은 연내 금리동결 및 1회 수준의 제한적인 인하를, 다른 10명은 연내 2~3회의 적극적 인하를 예상했다. 그리고 FOMC 이후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했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같은 일부 연준 내 핵심인사는 7월 인하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준 위원간 이례적인 분열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
약 20년 전에 네덜란드와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국가의 농림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선진국의 농정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농업정책의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목적이었는데 담당 국장에게 우리나라의 농정이슈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농업발전을 위해 현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며 돌아온 답변이 다소 의외였는데 정부가 딱히 먼저 나서서 정책사업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거의 없고 농가조직이 요구하는 사업이 있으면 그것을 검토해 필요하면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정을 돌이켜보면 선진국의 우수한 정책을 도입해 단기간에 성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사례가 많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산자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의 경우 1950년대 후반에 정부가 설립해 오늘날에 이르렀는데 미국의 캘리포니아 및 애리조나의 감귤 생산자조직은 '썬키스트'라는 브랜드를 1907년에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했고 유럽의 생산자조직인 PO 또한 품목별로 차이는 있으
회생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를 위해 채권자 등과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조정하는 제도다. 채무자의 신청을 검토한 법원이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내리면, 채권자 등의 권리가 계획에 따라 변경되어 채무가 면제되거나 기한이 연장된다. 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는 법원에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을 알려야 하는데, 허위로 보고하여 유리한 인가결정을 받으면 사기죄로 처벌될 수 있다. 회생계획 자체가 채권자에게 일정한 손해를 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채무자의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을 법원에 보고한 내용이 단순히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유무죄가 결정될 것이다. 월 440만 원을 받으며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회생신청자가 추가수당 명목으로 월 170만 원 정도를 아내 명의 계좌로 받고도 법원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사기죄일까? 소개할 사건에서 채무자는 11억 7400만원 정도의 채무 중 7억 3500만원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사건은 핵심광물이 단순한 산업재를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자산으로 떠올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첨단산업의 기반에는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등이 깊이 뿌리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광물들은 지리적으로 편중돼 공급망이 언제든 정치적 무기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한국은 배터리와 반도체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광물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리스크로 드러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핵심광물 수요가 현재의 5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주요 수요처도 녹색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 코발트 생산의 70%,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백금족금속·망간·크롬을 다량 보유했다. 기니는 세계 보크사이
한국은 산업화 시기 불균형 성장전략으로 성장했다.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재정과 권한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가져왔고 수출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통한 수출주도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가져왔다. 민주화 시기에 정비된 노동법은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격차를 초래했다. 이 격차들이 현실에서 중첩, 교차하면서 양극화가 아닌 중층적인 피라미드 구조의 노동시장이 형성됐다. 그 상층이 수도권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일 것이고 하층이 지방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일 것이다. 이렇게 분절된 노동시장을 초래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노동경직성이고 풀어 말하면 해고불가능성이다. 현 노동법상 해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는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조항인데 법원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의 범위는 아주 좁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제도가 도입됐으나 그 요건 역시 아주 까다롭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가야 최후의 수단으로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적자 연속
최근 주택도시기금이 고갈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온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통장 등을 통해 유입되지만 국민들의 청약통장 해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윤석열정부 3년간 각종 정책대출을 급격히 늘리면서 기금의 재원이 고갈돼가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나 기금 관련 관계자들이 외부에서 공개한 언론자료 등을 정리하면 주택도시기금이 지난 3년간 수요자 중심으로 50조원 수준을 사용하면서 여유자금이 7조원대 이하로 내려오는 등 밸런스에 위기신호가 감지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1981년 서민층 주거지원으로 출발한 주택도시기금은 청약통장과 국민주택채권 매입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렇게 축적된 기금을 각종 주택사업 및 금융으로 확대해왔다. 주택도시기금의 누적 조성액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하고 2024년 말 기준 120조원을 넘으며 상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외형만 보면 95조원 아래로 내려간 2023년 대비 2024년에 다시 급증하면서 정상화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심은 기금
유튜브에는 AI를 이용한 생산성 향상 영상이 넘쳐난다. 기본적인 AI 외에도 다양한 AI 활용 앱을 소개하는 영상이 쏟아진다. 노션과 메이크(Make)를 이용해 일정과 메모를 모두 자동화한 사례를 보면 '설마 방송용 연출이겠지, 저렇게까지 사용하겠어' 하는 생각마저 든다. TTS(Text-to-Speech) 서비스를 둘러보다 그동안 봐온 유튜브 채널의 목소리가 AI로 생성된 것임을 깨닫고 새삼 바뀐 세상을 실감한다. 얼마 전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AI 바로가기 하나 없다면 문제'라는 글을 봤다. 표현이 조금 심하다 싶지만 내 폰에도 챗GPT 외에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10여개 AI앱이 깔려 있다. 물론 이 많은 앱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조차도 이젠 AI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다. '세종대왕 노트북 던짐 사건'을 이야기하며 AI의 '환각'을 비웃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매달 새롭게 향상되는 AI 기능에 놀라 이제는 당장 내년을 걱정하게 된다. 적절히 작
국세청이 지난 11일 과세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감정평가 대상을 확대하고자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을 개정했다(국세청 훈령 제2681호). 핵심 내용은 비상장법인의 주식평가시 해당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2020년 1월31일 상속세와 증여세의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꼬마빌딩 등에 대해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한다고 보도했고 같은 해 7월20일 관련 내용을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에 반영했다. 이후 2021년 10월12일 국세청 훈령 제2473호로 개정하면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이 보유한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했다. 그리고 이번 개정을 통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이 아니어도 비상장법인의 주식가치 평가시 순자산가치 계산을 위한 목적으로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비상장법인의 1주당 순자산가치는 당해 법인의 순자산가액에서 발행주식총수를 나눈 값으로 하고 순자산가액은 평가기준일 현
서구의 한 경제학자가 개발도상국을 방문했을 때 언덕길에서 사람이 줄줄이 붙어 트럭을 밀고 있었다. 그는 물었다. "왜 엔진을 고치지 않고 사람을 동원합니까." "일자리가 많아지니까요. 실업문제도 해결되고요." 그러자 그 경제학자는 "하지만 그건 일자리가 아니라 비효율을 유지하는 겁니다." 이 장면은 마치 한국 경제를 꼬집는 비유처럼 보인다. 고장 난 성장엔진은 방치한 채 트럭을 사람들이 밀고 있다. 당장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탈진할 뿐이다. 지금 한국 경제의 본질적 위기는 성장동력의 고갈이다. 물론 분배와 복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속 가능하려면 그 재원을 만들어낼 생산성과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다. 버블붕괴 이후 일본은 정부지출과 양적완화를 반복했지만 TFP(Total Factor Productivity·총요소생산성)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의 TFP 연평균 증가율은 1990~2020년 0.3%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나온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씩 나눠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5만원을 간절히 원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테고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승수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경제적 효과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1인당 지원금은 소소하더라도 이를 모두 합친 전체 지원금 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다. 국민 5000만명 중 3000만명에게 25만원씩 나눠준다고 하면 7조5000억원의 예산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 돈이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지금 당장 마셔버리지 말고 더 많은 물을 퍼올 '마중물'로 삼으면 어떨까. 이제 막 성인이 된 청년 45만명에게 1인당 1600만원을 나눠주는 방안이 어떨까. 청년들에게 몰아주자는 것이다. 그들의 성인입문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고, 그들의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노후를 잘 부탁한다는 청탁이기도 하다. 우선 1600만원 중 최대 1000만원은 해외여행 및 해외체류를 지
최근 극장가에 국내외 명작의 재개봉이 크게 늘었다. 이는 단순한 추억 소비를 넘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감정,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통찰을 관객들과 다시 나누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중 하나가 조디 포스터와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한 1991년 작 '양들의 침묵'이다. 토머스 해리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FBI 요원과 천재적이지만 정신병적인 범죄자의 심리전을 그린 강렬한 스릴러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았다.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색상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개봉 당시 국내에선 생소하던 '프로파일링' 수사기법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범죄수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열어준 작품으로도 평가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수사극에 머물지 않는다. '침묵하는 양들'이라는 상징은 고통 속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무거운 은유를 담았다. 영화 속 '양'(lambs)은 무고하게 희생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