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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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낮아 투자처가 마땅히 없어서인지 은행이나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다. 설마 대형 금융사가 망할까 싶은데 금리도 높으니 횡재 같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미세하지만 채권 보유자가 감수하는 리스크의 차이가 금리에 녹아 있다. 더구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같은 특수한 채권의 경우 신용등급이나 만기의 차이 외에도 특수한 조건들이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판매하는 회사도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투자자들도 더 조심해야 한다. 특히 흔히들 콜옵션이라고 부르는 조기상환 요건에 주의가 필요하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분명 채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과 부채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회사가 부도 상태에 이르면 일단 자본이 손실을 부담하고 이후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순서로 손실을 본다. 그래서 일반기업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대부분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무비율 수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조세심판원이 최근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청구권 행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라고 결정했다(조세심판원 2025년 4월10일자 2024서5752결정). 과세관청이 세무조사 후 납부고지하려는 세액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 미리 납세자에게 그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과세예고통지서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를 한 과세관청 등에 통지 내용의 적법성에 관한 심사(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납세자의 권익향상과 세정의 선진화를 위해 도입된 것으로 과세관청이 위법·부당한 처분을 행할 가능성을 줄이고 납세자도 과세처분 이전에 자신의 주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적 구제제도의 성질을 가진다. 논란이 되는 것은 과세예고통지를 하는 날부터 국세부과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관련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3호). 이 규정은 제척기간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오래된 시계가 여럿 눈에 들어왔다. 망설였다. 고쳐 쓸까, 아니면 버릴까. 요즘 '정년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낡은 시계에 대한 고민과 닮았다. 조지 번스는 "우리는 늙어서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일을 그만두기 때문에 늙는다"고 말했다. 노동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의미 그 자체다. 그렇기에 정년은 고용의 종착역이 아닌 인간 생애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응답이다. 정년제는 서구에서 19세기 독일 비스마르크정부의 공적 연금제 도입과 함께 제도화됐다. 1889년 사회보험법 이후 65세라는 연령기준은 사실상 국제적 정년규범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준은 연금개시와 생애설계의 기준점이 됐고 일에서 복지로 전환되는 이행장치로 기능했다. 한국의 정년제는 일본을 통해 도입됐다. 조선시대엔 사농공상이라는 신분질서 속에서 정년이란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온큐(恩給)제도와 함께 관료 중심의 정년문화가 이식
도널드 트럼프는 변덕스럽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는 생각보다 일관성이 있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 경제, 특히 미국 제조업의 쇠락을 되돌리고 싶어한다. 지표만 본다면 미국 경제는 좋다. 하지만 IT 등 첨단 지식산업에서만 초호황을 보이고 대부분 전통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트럼프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본진이 보기에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민주당과 엘리트들이 추진한 미국의 패권추구와 세계화다. 미국 민주당 등이 이끌어온 세계화, 즉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승자는 미국 엘리트와 중국이다. 양자는 교묘하게 한 배를 탔다. 미국은 달러패권을 가지고 종이돈인 달러를 찍어 마음대로 전쟁도 하고 국가적 사무를 확장할 수 있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 거대한 '전쟁머신'을 만들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방정부 조직을 확대했다. 이러한 연방관료 조직은 하버드, 예일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출신이 채웠다. 이들은 모두 국제주의자, 개입주의자이자 '큰 정부' 옹호
격화하던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협상국면에 접어들며 세계 경제가 잠시 숨을 고르게 됐다. 미국은 대중관세 일부를 유예했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중국도 양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성과를 거두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와중에 한국 사회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복잡하고도 분열적이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발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트럼프식 강경압박에 더 큰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다. 특히 우리 젊은 세대의 반중정서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탄핵정국에서 불거진 중국인 시위개입, 중국인 복지수혜 논란, 심지어 중국 공안이 한국 경찰로 위장해 시위통제를 도왔다는 소문까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반중정서는 젊은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에 기대어 빠르게 퍼졌다. "중국에는 그냥 쎼쎼(謝謝)하면 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주장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연상케 한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대비를 위한 일반인 조사'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의 69%가 세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고 정치권에 이용당하는 느낌마저 든다는 인터뷰로도 일부 신문에 소개됐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인간사회에서 반복되는 '정치의 자기합리화'와 '대중의 우울증 그리고 무력감'이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흡사 조지 오웰의 작품 '동물농장'의 한 단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물농장'을 짧게 소개한다. '올드메이저'라는 늙은 돼지가 "모든 동물은 인간 농장주인에게 착취당하고 있다"고 외치면서 다른 동물들을 설득해 혁명의 기초를 다진다. 그가 죽은 다음에는 돼지 스노우볼과 돼지 나폴레옹이 본격적으로 '평등'의 슬로건으로 혁명을 이행한다. 혁명이 성공한 뒤엔 동물들이 새로운 유토피아 '동물농장'을 만들어 여러 규칙을 세운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동물들은 침대에서 자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다' 등등. 그리고 권력을
노숙인이나 주거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정책대안 중 재정적으로도 지속가능하고 정책효험도 높은 방안은 뭘까. 미국도 사회복지 분야에서 이 문제는 오랫동안 고민한 숙제였다. 전통적인 방법은 노숙자에 대한 심리치료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재활 및 교육에 우선적인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른바 '계단형 지원모델'인데 우선 필요한 치료 및 재활지원부터 하고 마지막에 생활근거형 주택을 제공하는 식이었다. 이와 반대로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 정책은 주거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이후 적절한 보건사회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식의 정책방안이었다. 결론은 이렇다. 노숙자 대상의 무작위 통제실험 결과 하우징 퍼스트 정책을 시행한 경우 우려와 달리 참가자의 80%가 12개월 후에도 안정적 주거를 유지-계단형 지원모델은 24%-했고 더 놀라운 것은 재정부담의 비용절감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점이다. 노숙인 1인당 연간 공공비용이 약 4만3000달러인데 이 정책을 시행한 후 비용이 6
6·3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포퓰리즘(populism)이나 '표(票)퓰리즘'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 말은 표를 위해 '선심성 공약'이나 '인기영합적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자를 비판할 때 주로 사용된다. '대중영합주의'로 번역되는 포퓰리즘의 의미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인민주의'나 '민중주의'로 번역하면 긍정적이 된다. 포퓰리즘이 소수 엘리트나 지배세력이 아닌 다수의 일반 사람을 지향하는 용어임에도 이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거에서 포퓰리즘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포퓰리즘을 극복한 대표적인 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1929년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사정 대타협에 기초한 복지'라는 중간적 노선을 제시해 우파 포퓰리즘인 독일 나치주의와 좌파 포퓰리즘인 소련 공산주의라는 양극단을 극복했다. 포퓰리즘은 이것을 선동하는 민주선동가와 함께 등장했다는 점에서 극복의 힌트가 있다. 고대 아테네 민주정이 민중선동가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보고 민중선동가의
트럼프발 관세폭탄만으로도 어지러운데 또 다른 전쟁의 기운이 가세했다. 이번에는 달러가 무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가 오히려 달러강세를 통해 막대한 무역적자와 제조업 일자리 상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관세폭탄을 저울질하면서 동시에 달러약세를 사실상 강요한다. 이른바 '마러라고협약'(Mar-a-Lago accord)의 가능성에 세간의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 이름을 딴 이 협약은 1985년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주요국이 달러화 가치 조정에 합의한 플라자협약에 빗댄 것이다. 당시 부상하던 독일과 일본을 상대로 미국은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달러약세를 밀어붙였다. 이번에도 트럼프가 주요국들을 상대로 막대한 관세폭탄을 빌미로 달러약세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물론 마냥 달러약세는 아니고 달러특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어떻게? 달러특권엔 국제적 안전자산, 혹은 준비통화(외환보유액) 역할이 있다. 마러라고협약
최근 국내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주춤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때가 오히려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전략을 정립할 시점이다. ESG는 단순히 공시의무를 강화하거나 유행이 아니라 산업구조 전환, 에너지안보, 자본시장 경쟁력, 그리고 인적 자원의 다양성까지 포괄하는 국가 경쟁력의 본질적 요소다. 지금이야말로 ESG를 국가전략으로 정립하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쉽게도 국내의 ESG정책은 여전히 흩어진 정책, 불확실한 전략으로 일관성과 방향성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상장기업의 공시 의무화 일정이 연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준비와 투자결정이 지연되고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ESG 리더십 또한 약화됐다. 물론 이는 유럽연합(EU)의 '옴니버스 패키지' 발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보호조치 퇴조 등 주요국의 규제조정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이들 주요국은 방향성을 유지한 채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
60대 이상 노년층인 실버층이 달라졌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표하는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 기준 연간 개인소득 규모가 2164만원으로 10여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규모 또한 2023년 기준 각각 4912만원과 3억1817만원으로 같은 기간에 1.5배 이상 증가해 이전 세대보다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버부머'(silver boomer)의 등장을 의미하는데 1955~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함에 따라 실버층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실버부머는 자신의 소득과 자산을 자식이 아닌 자기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려는 성향을 지녔고 소비의 편의성에 눈을 뜨는 등 이전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버부머의 식생활 또한 이전 세대와 다른데 이들이 본격적인 경제 및 소비활동을 하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식품가공산업 및 외식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 다양한 식품소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19
에너지 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 가격하락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OPEC+(오펙플러스) 회원국은 5월3일 하루 41만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산이 발표되면서 브렌트유는 4% 이상 하락해 59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56달러까지 하락했다. 3년 넘게 지속된 OPEC+의 감산전략을 폐기하고 증산을 통한 가격경쟁으로 노선을 전환한 것이다. OPEC+는 그동안 하루 생산량을 약 600만배럴 감산했다. 감산전략은 원유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요부진 지속, 회원국간 느슨한 할당량 규정 그리고 미국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로 감산전략이 점차 힘을 잃어갔다.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엔 카자흐스탄이 국익을 내세워 할당량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것임을 명백히 하면서 내부균열이 확대된다. 카자흐스탄의 노선이탈이 본격화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