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총 2,222 건
우리는 대중예술에서 감정이 격한 그대로 표출되는 것을 '신파조'라고 부르며 놀린다. 예전에 본 '당신은 내 인생의 빛'(You light up my life)라는 미국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주인공이 슬픔을 꾹 누르고 관객들 앞에서 코미디를 하는데 그녀의 눈이 웃고 입이 웃고 말도 웃긴데 그녀는 울고 있다. 영화 속의 관객은 당황하고 영화를 보는 나는 눈물이 난다. 그녀가 진짜 울어버렸다면 영화는 망작이 돼버렸을 것이다. 연기자가 관객을 웃기려면 웃음을 참아야 하고 울리려면 울음을 참아야 한다는 것은 연출자, 연기자들이 잘 안다.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공감'의 원리를 다룬다. 그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물건을 교환하고 감정을 교환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건도 감정도 가격이 안 맞으면 교환(거래)이 이뤄지지 않는다. 동아시아에서 우리는 타인에게 연민을 갖는 것은 좋은 덕성이라고 오랫동안 배웠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언제부턴가 대한민국 정치가 사법에 포획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고소·고발로 손쉽게 처리하려는 풍조가 자리잡으면서 정당과 정치인들이 앞장서 사법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 결과다. 그로 인해 사법이 정치 위에 군림하는 듯한 착시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탄핵정국 속에서 그 인과관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정치의 사법화가 하나의 가지라면 그 뿌리는 사법의 '선택적' 정치화다. 대통령 체포 및 구속영장 발부과정에서 담당판사의 이념적 성향과 무성의함이 논란이 되더니 업무시간에 SNS 활동, 주식투자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특정 이념 성향의 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헌법재판소를 과다 대표한다는 사실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에 대한 신뢰도가 50% 초반으로 하락했고 불신한다는 응답은 45%에 육박했다. 이는 헌재가 자기편에겐 너그럽고 상대편에겐 가혹하다는 인식을 키운 데 따른 결과다.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과 적법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알래스카 디날리산의 이름을 맥킨리산으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찾는 이가 드문 외진 곳의 산 이름에 왜 집착하는지 의구심을 자아냈다. 트럼프는 19세기 말 대통령인 윌리엄 맥킨리를 존경한다. 군인 출신 대통령으로 스페인과 전쟁에서 승리해 푸에르토리코, 하와이, 필리핀을 모두 차지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글로벌 강대국 미국의 시대를 연 당사자라고 할 수도 있다. 또 하나 트럼프가 그를 좋아할 만한 부분이 있다. 맥킨리는 고율관세 지지자였다. 1890년 하원의원으로서 50% 관세안을 밀어붙여 통과시켰다. 몇십 년 만에 관세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공업지대인 오하이오 출신인 그는 관세의 국내 산업보호 효과를 강조해 '보호의 나폴레옹'으로 불렸다. 미국 연방정부 전체 세수의 절반을 관세 수입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관세 지지를 넘어 신봉자에 가까운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호시탐탐 관세를 올릴 기회만 엿본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관세부과가 나올 때마
전세대출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취급하는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추가로 대출 보증 한도를 차주의 소득과 기존 대출 상황을 고려해 차등 적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전세대출보증이란 전세금 대출 시 보증기관이 제공하는 보증으로, 임차인이 대출금을 못 갚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HF), 또는 SGI 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상환을 책임지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전세대출 규모의 증가는 금융기관의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 아닌, 정부 정책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시스템적인 흐름이다. 특히 현재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세대출 보증은 세입자의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진행됐다. 특히, 저소득자들의 경우 실제로 주택금융공사(HF)보다 HUG로 보증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번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HUG의 보증 한도가 줄면 은행의 대출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일부가 다시 설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참 신박하다. 기후변화가 국경변경의 중요한 이유라고 하니 말이다. 실제로는 양국의 경계를 이루는 '빙하'가 녹아내린 데 따른 결정인데 양국이 알프스 최고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봉 아래 국경을 변경키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흔히들 국경은 지상에 고정된 것으로 여기지만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의 일정 부분은 빙하와 눈밭으로 정의돼 있다고 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적 요소들이 변화해 국경도 재정의한다'는 스위스 정부의 성명이 있었고 이에 따라 국경변경 논의는 2023년 합의로 시작됐고 지난해 말 스위스 정부가 이를 공식 승인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도 승인절차가 진행 중인데 양국이 서명하면 합의가 성립되고 새로운 국경 세부사항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생각지도 않은 국경이 변경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으로 기후변화가 유럽 의과대학의 교육과정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역대급 무더위가 세계적
군대에서 상관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도록 군인의 권리보장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직접적 계기는 '항명죄 혐의'를 받은 박정훈 대령이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일과 군인들이 12·3 비상계엄을 거부하지 못해 '내란죄'에 연루된 비극의 재발방지 때문이다. 국회에선 용혜인, 이학영, 홍기원, 김현정, 김한규 의원 등이 군인기본법 관련 법률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개정안들은 부당한 명령(사적 지시, 위법을 요구하는 명령, 인간의 존엄성 및 인권을 해치는 명령 등)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하고 신고 의무규정을 뒀다. 하지만 이런 의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행정부 시행령에 맡긴 것은 한계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좋을까. 구체적으로 검찰청법 제7조 2항의 '이의제기권'을 준용해 군인기본법에 이를 삽입할 필요가 있다. 검찰은 2004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청에 따라 검찰청법을 개정할 때 '검사동일체원칙'이란 용어를 제7조
도널드 트럼프가 복귀하면서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혼돈의 소용돌이가 거세다. 중국은 물론 전통적 우방국에까지 관세폭탄을 쏟아붓는 데다 이민축출을 넘어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혹은 가자지구 등에 대한 팽창적 야욕도 가시화됐다. 트럼프 2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할지 논란이 한창이다. 당초 지난 1기 때 트럼프는 '잭슨모델'을 제시했다. 미국 제7대 대통령으로 당시 미국을 지배한 엘리트 귀족문화에 맞서 서민 대중의 욕망에 기반을 둔 '잭슨민주주의'를 개척한 앤드루 잭슨이 부각된 것이다. '서민의 대통령'을 자임한 트럼프의 포퓰리즘과 공명하는 대목이다. 특히 잭슨은 영국과 전쟁에서 대승을 거둔 전쟁영웅의 후광이 컸는데 오늘날엔 비즈니스가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즈니스 영웅' 트럼프가 그에 비견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잭슨민주주의는 도리어 정부 내 정치적 반대파를 숙청하고 지인들의 모략과 정치적 충성심에만 의존하는 이른바 '주방내각'(kitchen cabinet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이 시급하다. 지난달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88배로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PBR가 1배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다. 고령화로 은퇴자금을 위해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을 요구하는 시점에 일반투자자들은 국내 주식보다 일본·미국 주식을 선호한다. 원화 변동성, 낮은 배당성향, 불공정거래, 취약한 지배구조 등으로 한국 증시가 아시아 주요국 대비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주주보호제도를 시행해왔다. 2022년 물적분할시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2023년 배당절차 개선, 2024년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 등 다양한 조치가 그것이다. 또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마련해 공시하도록 유도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 신뢰도는 낮다. 미흡한 주주환원과 공정한 가치이전을 어렵게 하는 지배구조가 주요 원인이다. 주주친화 정책(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경영투
가끔 일본 출장을 갈 때마다 보게 되는 부러운 모습이 하나 있는데 그 나라 전통주인 사케(청주)가 주류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점이다. 물론 일본 또한 우리처럼 젊은층은 주로 맥주를 마시지만 편의점이나 마트는 물론 식당에서도 다양한 사케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해 우리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사케의 일본 주류시장 점유율은 전통주가 우리나라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10배 정도로 많은데 최근 엔저와 술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기회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사케의 규모가 급증했다. 관련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케 수입액은 지난해 2635만달러(약 360억원)로 집계됐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로 기록된 2023년 2475만달러를 넘어선 수치로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주의 바람이 크게 분 적이 있다. 지금부터 15년 전 농업의 6차 산업화와 함께 전통주 육성정책이 집중적으로 추진돼 전통주 생산 및 소비가 급증했고 막걸리가 한류와 함께 인기를 끌어 일본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다. 10년 후에도 "우리가 현재와 같은 수준의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뒤처진다는 불안감, 변화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진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잘하던 패턴에서 멀어진다는 느낌이 불안감을 키운다. 대한민국은 변화와 적응에 능숙한 국가였다. 1960년대 초반 다른 신생국가와 마찬가지로 수입대체 공업화 전략을 채택했지만 곧 한계를 인식하고 공산품 수출을 통한 산업화라는 개발도상국으로선 유례를 찾기 힘든 전략을 채택했다. 저렴한 인건비에 기초한 경공업 제품의 수출이 경쟁국의 등장과 관세와 쿼터 등 수출환경 악화에 직면하자 중화학산업으로의 구조전환과 해외 공장건립이란 전략으로 맞섰다. 1990년대 냉전붕괴 직후부터 대한민국 기업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에 대거 진출하면서 무주공산이던 시장을 공략하
2024년을 마감하면서 눈에 띄는 지표가 가계대출 증가액이 4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는 것이다. 2020~2021년의 대출증가율도 연평균 7.5%에 이를 정도로 높았으나 윤석열정부 3년인 2022~2024년의 대출성장률은 -0.5%, 0.6%, 2.6%로 3년 연속 명목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이 정도면 크게 하회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대출증가율이 낮은 만큼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충분히 들어갈 수 없었고 3년 연속 부동산 시장은 실거래지수로 보면 상당히 하향안정세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은 초고가 하이엔드 아파트 가격이 치솟는 모습을 보여 시장이 양극화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지수 전체로 봤을 때는 3년간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일부 기간에만 과열양상을 보였다. 윤정부의 부동산 시장을 향한 거시정책은 단순하다. 그것은 명목GDP 성장률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가계부채의 GDP 비중을 지속해서 낮추겠다는 것이
1964년 18세 소녀가 성폭력을 당할 위기에서 자신을 지키려고 가해자의 혀를 1.5cm 물어 끊어낸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가해자는 여러 친구와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피해자의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피해자를 중상해로 고소했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강간미수,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가해자를 강간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은 가해자를 석방한 후 강간미수혐의는 불기소하고 특수주거침입 및 협박죄만으로 기소했으며 오히려 피해자를 중상해죄 혐의로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이 조사받으러 온 피해자를 아무 설명도 없이 독방에 구금하고 수갑을 채운 다음 검사의 신문을 받게 하는 등 위법수사가 자행됐고 법원에서도 피해자가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정당방위와 별다른 관계가 없는 성관계 경험 유무에 관한 감정이 진행되는 등 부당한 재판이 이뤄져 피해자는 끝내 중상해죄의 처벌을 받게 됐다. 60여년이 지나 피해자는 재심을 청구했다.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