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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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많은 문제가 용어와 개념의 혼란에서 발생한다. 때로는 대중을 혼란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용어와 개념을 섞어 쓰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용어와 개념만 엄밀히 사용한다면 많은 문제가 허깨비처럼 펑하고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물론 이후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지만 용어와 개념의 혼란을 끊어내야 진짜 문제와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사주'라는 단어가 그런 혼란을 가져온다. 자사주, 혹은 자기주식이란 '특정 기업이 자신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뜻하는데 영어로는 'share buyback'이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이라고 검색하면 '○○○ 회장, 자사주 ○○○주 매입. 책임경영 실천'이라는 기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경영진이 근무하는 회사의 주식을 개인적으로, 혹은 특정한 계획에 따라 매입한 경우인데 영어로는 'bought their own companies' stock'으로 buyback과는 전혀 다르다. 양자 모두 회사, 혹은 내부자가 주가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세 과세대상이란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기업들이 임직원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도입한 선택적 복지포인트란 임직원이 각자에게 배정된 복지포인트 한도에서 사전에 설계된 다양한 복리후생 항목 중 개인이 원하는 복지항목 및 수혜 수준을 선택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임직원은 매년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부여받는다. 복지포인트에 대한 과세논란이 촉발된 것은 2019년 8월22일 대법원이 선택적 복지포인트는 근로제공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면서였다(대법원 2016다48785 전원합의체 판결). 납세자들은 위 판결에 기초해 복지포인트가 근로제공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근로소득에도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소득세 역시 과세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총 4건의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는데 하급심까지는 2대2로 박빙이었다. 대전고등법원과 광주고등법원은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본 반면 서울고
"다른 건 몰라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파인만은 1981년 양자컴퓨터의 기초작동원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파인만의 말처럼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용어부터 어렵다. 실제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量子·quantum)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다. 기존 컴퓨터는 비트(bit·0 또는 1로 표시)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이라는 2개 큐비트(Qbit)를 쓰면 모두 4가지(00, 01, 10, 11) 상태로 표시할 수 있다. 3개 큐비트로는 8가지 상태를, n개 큐비트로는 2의n제곱 수만큼 표현이 가능해져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비유하자면 '홍길동의 전화번호'를 찾을 때 기존 컴퓨터는 '종이책 전화번호부'를 들고 한 줄씩 읽으며 찾는 방식이라면 양자컴퓨터는 '
'정치란 친구와 적을 나누는 것이다.' 독일 사상가 카를 슈미트의 유명한 말이다. 그는 이른바 결단주의 법사상으로도 유명한데 그의 세계관이 어쩌면 한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단주의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자. 국가의 법체계에는 '옮음' 외에 '결단'의 요소가 분명히 있다. 예컨대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할지 우측통행을 할지에 특정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권위 있는 존재가 어느 쪽이든 하나를 선택(결단)해주고 모두가 따르면 법이 된다. 결단의 주체는 한 명일 수도 있고 집단일 수도 있다. 집단의 결단을 이야기하는 사상을 사회계약론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하는데 루소 이후 사회계약론은 자연권 같은 '옮음'에 무심해지며 결단적 성격이 강해진다. 즉 결단주의의 일종이다. '옮음'을 법도(또는 자연법)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 '옮음'의 요소를 무시하고 결단만 강조하는 것은 질서의 '성립'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좌측통행, 우측통행 하나 못 정해 자동차들이 충돌하는 무정부
"기억하라, 민주주의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자신을 곧 소모하고, 탈진하며, 파멸시킨다. 자멸하지 않은 민주주의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Remember, democracy never lasts long. It soon wastes, exhausts, and murders itself. There never was a democracy yet that did not commit suicide.) 미국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가 자정능력과 복원력을 상실한 민주주의에 대해 내놓은 비관적 전망이다. 남 얘기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 해소와 반국가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비상계엄을 발동하면서 메마른 정치판에 불씨를 댕겼고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을 넘어 내란죄와 외환죄의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불씨와 바람이 만나면 불길이 번지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수사권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직 대통령 체포를 강행하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무리수는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새해가 밝았지만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물가 상승률이 꺾이는 디스인플레이션의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노동시장의 고용도 예상보다 강하다. 인플레이션과 실업전망이 모두 불확실성을 부채질한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시장은 갈팡질팡한다. 연초부터 불확실성 확산을 주도하는 요인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정책이다. 트럼프는 관세를 폭넓게 활용하면 많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관세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에 직접 타격을 입히는 뜨거운 감자다. 우선 관세부과는 수입물품의 가격을 올린다. 미국처럼 대부분 물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는 물가상승 압박을 더 크게 받는다. 미국이 수입한 제품의 가격이 시장에서 올랐다고 해서 이를 수출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관세부과로 상승한 가격분은 수입국가의 세수가 돼 정부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출기업은 제품가격 상승이 초래한 매출감소로 안절부절못한다.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미국 기업의 입장도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생산 증가세 둔화와 대외 및 국내 불확실성의 확대 속에서 경제심리가 위축되며 경기하방 압력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경제심리라는 용어가 경제동향에서 핵심 키워드로 부각된 점이 눈에 띈다. 경제심리 위축은 민간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의 민간소비는 GDP(국내총생산)의 약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경제심리 변화가 소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핵심요인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될 때 가계는 지출과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을 보인다. 소비감소는 곧 기업의 매출감소와 투자축소, 연기로 이어진다. 이러한 투자감소는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실업률 상승과 소득감소로 이어져 소비가 더욱 위축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경제심리는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결정에도 중대한
다들 '지속가능한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지속가능한 기업일까. 그래서 글로벌 기관들은 어떤 기업들을 그렇게 평가하는지 찾아보게 됐고 우연히 로이터가 주관하는 지속가능대상(Sustainability Awards)을 알게 됐다. 로이터는 1851년에 설립된 유수의 언론사로 지속가능대상은 2009년부터 시작된 15년 역사의 행사였다. 4대 부문, 16개 분야로 나눠 한 해 동안 인상적 성과를 보인 기업을 뽑는다. 이 중 '지속가능전략'부문의 인상깊었던 회사를 몇 곳 소개해본다. 첫번째, '비즈니스전환'분야의 대상은 스위스의 홀심에 돌아갔다. 홀심은 빌딩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건물의 탄소 영향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 지속가능 솔루션에 투자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기존 콘크리트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30~100% 적은 저탄소 제품군인 에코팩트(ECOPact)와 건물 철거자재를 재활용하는 순환기술 플랫폼인 에코사이클(ECOCycle), 재활용된 건축·철거자재에서 추출한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외친 자유는 어떤 자유였을까. 윤 대통령은 대통령 출마 선언문에서 '무너진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35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33번 자유를 외쳤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자유는 12·3 계엄발동으로 위기를 맞았다. 결국 그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는 자유라기보다 '냉전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우편향적 자유로 보인다. 왜냐면 자신의 경쟁자를 종북좌파와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척결의 대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냉전자유주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통합된 역사적 맥락을 무위로 돌렸다는 점에서 퇴행적이다. 봉건제를 타파하고 근대적 진보를 연 자유주의는 시민계층의 자유를 재산권과 연관해서 보는 사상이다. 자유주의가 '자유민주주의'가 된 것은 왜일까. 그것은 시민계층이 근대세력이 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평등의 가치를 일정부분 수용하고 타협한
1차 베이비부머에 이어 이제 2차 베이비부머마저 본격적인 은퇴행렬에 들어섰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항아리형, 아니 점차 역피라미드형의 인구구조와 급속한 노령화 문제가 비상한 현안으로 대두했다. 고령층의 소득과 자산개선, 그리고 양호한 건강을 기반으로 욜드족, 액티브시니어, 신중년 등 21세기 새로운 트렌드의 주축으로 각광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거노인 급증, 가족이나 지역사회 공동체 퇴조, 양극화 심화와 복지비용 급증 등 노령화의 짙은 그늘도 병존한 모습이다. 우리만의 걱정은 아닌 듯하다. 특히 새해 벽두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과격한 진단을 내린다. 즉 "과거에는 혁명적이고 무모한 청년들이 정치인들을 걱정시켰다"면 "요즘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공공서비스에 부담을 주고 국가정치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며 사회문제의 점점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따라서 이코노미스트는 베이비부머, 또 일부 X세대까지 아우르는 55~74세 젊은 고령층을 '늙은 반역자'로 표현하며 이들이 이제
인터넷과 앱을 이용한 디지털 거래가 확대되면서 다크패턴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 점점 정교해진다. 다크패턴(dark pattern)은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거나 불리한 선택을 하도록 설계된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말하는데 2021년 소비자원은 이를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교묘히 설계된 '눈속임 설계'로 정의했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다크넛지(dark nudge)와 슬러지(sludge)도 있다. 다크넛지는 기본값 설정(Defaults)과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예: 자동결제), 슬러지(sludge)는 복잡한 절차나 용어를 과잉사용해 소비자의 행동을 방해한다(예: 복잡한 환불절차나 콜센터를 통해서만 취소가 가능하도록 제한). 이들 모두는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제한하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AI(인공지능)의 발달은 다크패턴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AI는 소비자의 행동패턴과 심리적 취약점을 분석해 반응을 조정하거나 소비자의 미래행동을
최근 구독서비스(subscription service)가 유행한다. 나이 지긋한 분은 매일 집으로 오는 신문이나 우유의 배달서비스 정도를 떠올리겠지만 정해진 금액을 주기적으로 지불하면 원하는 상품(서비스)을 받아보는 구독서비스의 대상이 무척 많음에 놀랄 것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의 통신서비스는 물론 영화·음악·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콘텐츠, 자동차·가전제품 등 고가제품, 식품·의류 등 생필품 등 거의 모든 상품(서비스)이 구독서비스의 대상에 들어간다. 농식품산업에서도 구독서비스가 활발한데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구독서비스를 신청하면 추가 할인혜택을 주고 대형마트에선 일정 횟수 내에서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유리한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고기쿠폰'을 구독하도록 하며 커피전문점에선 구독자에게 할인쿠폰 등을 매달 지급하는 등 다양한 구독서비스가 있다. 또한 가격할인 등의 구매조건 이점 외에 구독자에게 꾸러미 농산물을 알아서 만들어 집으로 보내주거나 전국 유명 전통주를 선정해 구독자가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