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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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수능이 얼마 전 끝났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과거의 전통 때문인지 어쩐지,수험생이 주변에 있는지와 관계없이 수능은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관련 기사들이 많았는데,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걸그룹 멤버가 수능을 '포기'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꼬투리 잡는 게 일인 리서치센터장답게, '포기'라는 말이 거슬렸고 거기서부터 루틴대로 진행되었다. 루틴의 시작은 검색이다. 포기란?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어 버림" 또는 "자기의 권리나 자격, 물건 따위를 내던져 버림." 과연 아이돌 스타에게 수능 포기라는 게 맞는 말일까? 본업이 따로 있다면 두 번째 정의에 안 맞고, 시험 준비를 해 온게 아니라면 첫 번째 정의에 안 맞는다. 그러니 포기가 아니다. 현 수능제도는 참 이상하다. 다들 알다시피 지금은 수능 없이 갈 수 있는 대학이 많다. 상위권 대학에 이미 멀어진 평균 5~6등급 이하라면 굳이 수능을 볼 필요가 없다. 그런데 과목별 상대평가 표준점수
세법을 해석할 때 '통하여'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가 논란이다. 세법에서는 본인(갑)이 직접 또는 특수관계인(을)을 통하여 법인(A)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 갑과 A법인 역시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 그리고 법인의 주식을 30% 이상 출자한 경우 해당 법인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본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갑이 A법인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갑의 특수관계인인 을이 A법인 주식을 30% 이상 보유한 경우이다. 이 때 갑과 을이 특수관계인에 해당하고, 을이 A법인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을과 A법인이 특수관계인인 것은 논란이 없다. 문제는 '특수관계인을 통하여'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이다. 갑과 을이 특수관계인이고, 을이 A법인을 30% 이상 출자한 이상 갑이 을을 통하여 A법인을 지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갑이 '을을 통하여' A를 지배하는지에 대해 별도의 판단을 해야 하는지이다. 후자가 맞다면 '통하여'의
"이 잔을 내 사랑에게! 오 진정한 약사여! 너의 약은 참으로 빨리 듣는구나. 이 키스와 함께 난 죽노라."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줄리엣의 죽음을 오해하고 독약을 마신다. 오판은 비극을 낳는다. 한국 주식시장도 비슷한 운명에 처한 것은 아닐까?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왜 한국만 고립되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올들어 미국 S&P지수는 금리 인하와 기술주 강세로 25.8% 상승했고, 일본 니케이지수는 엔화 약세를 발판 삼아 15.6% 올랐다. 그러나 한국의 코스피는 8.9% 하락하며 완전히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라기보다, 한국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적 오판이 깊이 얽혀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은 근본적으로 산업구조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종이 시가총액의 30%에 육박하는 코스피는 불투명한 반도체시장의 미래가 성장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면서 시장전체가 가라앉고 있다
타인이 얼마나 낯선가. 초등학교 입학해서 3월2일 처음 만난 낯선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던가. 내가 그린 그림, 내가 부른 노래, 내가 쓴 글에 대해 냉정하게 낮은 점수를 준 학교 선생님이 얼마나 야속했던가. 내 부모형제는 언제나 나에게 따뜻했는데 타인들은 늘 차가웠다. 양친과 친척 너머의 타인들을 내쪽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우린 친구를 사귄다. 친(親)은 가족이고 가족같은 것이고 정겨움이다. 친구를 많이 만들면 나의 유사가족 '패밀리'는 커져간다. 다른 또래의 친구들도 사귀어 호형호제 하면서 패밀리를 더욱 키워나간다. 우린 타인의 낯섬이 두려워 세상에 따뜻한 패밀리 공간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80억명이 넘고 내가 만들 수 있는 친(親) 즉, 패밀리의 범위는 최대 1000명이다. 더는 이름을 외우기도 어렵고 시간도 없어서 가깝게 친교할 수 없다. 정으로 만들고 유지하는 패밀리는 고약한 특성이 하나 있는데, 조금만 관리해주지 않으면 유대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제국(국가), 자본주의(시장), 과학기술의 상호작용이 인류 역사에 진보와 풍요, 그리고 퇴보와 파괴를 동시에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이 상호작용은 단일 사건이 아닌 장기적 변화의 연쇄 속에서 작동해 왔으며, 약 1만년 전 농업혁명에서부터 시작해 근대 과학혁명, 산업혁명, 제국주의 시대를 걸쳐 문명사를 견인해 왔다. 농업혁명은 사회의 조직화를 촉진해 경제와 정치 관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과학혁명은 세계에 관한 새로운 탐구 방식과 발견을 촉진하여 대항해 시대와 산업혁명의 길을 열었다. 이는 19세기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와 패권 경쟁으로 이어져 20세기 세계 질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025년을 목전에 둔 오늘, 국가, 시장, 기술 간의 상호작용은 서로를 밀어내는 힘보다 끌어당기는 힘이 더욱 강력해지면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21세기의 제국은 과거 식민지 제국처럼 직접적인 수탈이 아닌 경제 및 기술 패권을 통한 간접 방식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로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향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크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관세 인상 조치가 한국 수출 기업들에 미칠 타격이다. 이러한 관세 인상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경제 대국 간의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고 한국 경제 역시 여러 방면에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해 왔다. 그리고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모든 국가 수입품에 전면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천명했다. 지금까지의 한국 수출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 GDP는 약 0.31%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중국의 보복성 대미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의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진영은 의기양양하다. 상하 양원의 지배권도 탈환했으니 앞으로의 행보에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수년간 고심했던 보수적 정책 어젠다를 밀어붙여 이른바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복구하면 될 듯하다. 우선 허가 없이 국경을 넘어온 수백만 명의 불법이민자를 본국으로 송환해 치안을 회복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압력을 가해 금리를 내리고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여력을 확충한다. 관세를 올려 무역적자도 줄이면 될 듯하다. 그렇게 트럼프노믹스를 가동하면 경제성장과 국가안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한 가지 경제목표를 밀어붙이면 다른 부문에서 문제가 생기는 상충효과 때문이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도 돈을 풀어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을 펼쳐 경기를 부양해 실업률을 낮추면 선거에서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유권자는 물가 불안을 이유로 해리스를 심판했다. 주택시장에서도 불만이 누적됐다. 바
과속은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다. 당연히 당국은 과속 단속방안을 백방으로 고민하기 마련이다. 필자도 30여년간 운전면허 보유자로서, 출퇴근시 운전을 하다 보니, 도로상에서의 과속 단속의 변천사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의 행동 변화와 단속기법의 발전에 따라, 교통규제의 철학과 방법론도 서서히 변화해 온 듯하다. 어쩌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높이기 위한 당국의 시각도 이렇게 변해 가지 않을까? 자동차 보급 초창기에 당국은 도로에 '정규속도'라는 것을 정하고, 그 속도를 과하게 위반하면 단속하는 교통행정을 펼쳤다. 과속은 나쁜 것이니, 룰을 지켜야 한다는 강압적 방침이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스피드건'인데, 통과 차량의 속도를 바로 알아내는 기기였다. 그래서 특정 구역에 경찰차가 서 있고, 경찰이 서 있으면, 과속 단속을 한다는 것이니 알아서 속도를 낮추는 식이었다. 적발 중심의 행정에 대해 단속 회피라는 편법이 무한 반복된 것이다. 어느 순간 당국은 이런 무작위성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한국의 성공담을 다루고 있어 민주공화국 시민들에게 깊은 자긍심을 주었다. 경제학상은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제임스 로빈슨에게 돌아갔다. 한림원은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지를 설명했다. 중요한 한 가지 설명은 사회제도의 지속적 차이다. 이들은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도입한 다양한 정치경제 시스템을 조사해 제도와 번영 간의 관계를 증명했다." 이들은 국가의 흥망이 제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남북한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 한국은 성공모델이고 북한은 실패모델이 됐다. 한국의 성공은 부족한 자원, 불리한 지리적 여건 속에서도 좋은 제도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 이에 국제사회에 '자원의 한계는 제도 선택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었다. 차제에 우리가 선택한 제도들의 총체인 '민주공화국 체제'의 우수성을 조금 더 친절하게 소개하는 게 필요하다. 특
지정학적 긴장 등 공급 역풍이 거센 가운데 세계적으로 이른바 경제안보 논리에 기반한 산업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미중 양강의 틈새에 끼인 우리 역시 그에 따른 이해득실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고, 내부적으로도 성장력 쇠퇴를 만회하기 위해 산업정책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산업정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대부분 제조업의 부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래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화가 필수였고, 안정적 일자리나 소득원 측면에서도 제조업 육성에 대한 향수가 크다. 게다가 국제 교역재로서 공산품은 각국의 이해타산에 따른 보호주의나 통상 마찰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경제안보 차원에서 제조업의 보호와 관리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오늘날 제조업에 치중한 산업정책의 승산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20세기 중반의 개발경제학에서나 농업을 넘어 제조업으로 도약하는 게 관건이었지만, 지금은 경제 구성이나 동력 차원에서 제조업의 위상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다. 국내 통계를 보면
최근 6년간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사 임직원들의 횡령·배임 액수가 4조6천234억에 달하고,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사건만 해도 25건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다. 상장사의 횡령·배임은 고질적인데, 특히 규모가 작은 상장기업일수록 내부 감시시스템이 취약하고 외부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대표적인 내부통제제도의 하나인 준법지원인제도는 기업의 법규위반을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이용률을 보면 법규위반 예방활동이 기대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올해 1월 한국ESG기준원에 의하면 준법지원인 선임 의무기업 437개사중 실제로 선임한 곳은 260개사(59.5%)이고 선임하지 않은 곳은 177개사(40.5%)라고 한다. 이중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의무대상인 351개 중 230개사(65.5%)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중 의무대상기업 86개사중 30개사(34.9%)만 준법지원인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상 준법지원인 선임의무가 있음에도 전체 의무
1999년 12월 우리나라는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고, 3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04년 4월 협정을 발효했다. 당시 FTA 찬성 또는 반대를 주장하는 진영의 논쟁이 치열했는데, FTA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한-칠레 FTA를 통해서 포도로 대표되는 칠레산 농산물이 우리나라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들어와서 국내 농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FTA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농업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은 피해를 볼 수 있지만, 국가 전체 산업과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양국 간 교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FTA 반대파든 찬성파든 우리 농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FTA였던 한-칠레 FTA 발효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59개국을 대상으로 21건의 FTA가 발효되어 다양한 수입 농산물이 국내에 들어왔다. 특히, 2015년에 발효된 한-중국 FTA와 2019년에 발효된 한-미국 FTA는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