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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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학 대가 애런 윌다브스키는 저서 '권력에 진실 말하기'(Speaking Truth to Power)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뉴질랜드에서 한 병사가 충분한 인원과 장비 없이 강 위에 다리를 건설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가 강둑에서 우울한 표정으로 서 있었는데 한 마오리 여성이 다가와 "왜 그렇게 슬픈가요. 병사님"이라고 물었다. 그는 해결책이 없는 문제 때문에 골치라고 답했다. 그녀는 즉시 웃으며 말했다. "힘내세요! 해결책이 없으면 문제도 없어요!" 윌다브스키는 이 역설을 통해 '고약한 문제'(wicked problem)의 창의적 해법이란 해결수단이 없는 문제를 수단이 있는 문제로 재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한반도 상황은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체제 구축마저 요원하다. 최대 100기로 추정되는 핵탄두를 보유한 북한 때문이다. 그간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에는 마땅한 해법이 없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조 바이든을 매우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재임 중에 미국은 번영했고 해묵은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고 칭찬했다. 저명한 진보 경제학자의 눈에 비친 오늘의 미국 경제는 순항하는 것이다. 근래 경제지표를 보면 크루그먼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전년 대비 9% 넘게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3% 안팎으로 꺾였다. 매달 20만개 넘는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 경제성장률은 견조하고 실업률도 완전고용 상태에 가까운 4.1%에 머문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늘고 있다.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수년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지표는 이상적인 수준을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함축적으로 일컫는 '바이드노믹스'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이든의 경제정책에 대한 일반 유권자의 평가는 냉정하다. 최근 갤럽이 실시
2023년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가 연속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그리고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는 꾸준히 행복한 나라 순위에서 최상위에 매겨지고 있다. 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사회적 배경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먼저,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높은 수준의 상호 신뢰와 공정성을 자랑한다. 정부와 공공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고, 이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공 서비스로 이어진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간에는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존중의 분위기가 있고 이는 개인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최근 방문한 핀란드에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핀란드 국민은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성취 만족도와 함께 자아실현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만난 어느 핀란드인은 자신의 자발적인 근로 의욕이 사회 구성원과 미래 세대의 복지를 위한 책임감에서 비롯된다고 서슴없
기후변화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돼 버렸다. 기후 자체의 변화로 인한 일상의 영향은 말할 나위 없고 삶의 방식까지 전방위적으로 변화를 강요받고 있으니 그 나비효과까지 예측하고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은 기후의 이상현상이 먼저 눈에 띈다. 미국은 해마다 초여름에 불어닥치는 허리케인의 위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기존 최고등급인 5등급을 넘는 메가급 6등급이 신설됐다고 한다. 현재의 허리케인 등급은 1970년에 만들어졌는데 시속 253㎞ 이상 강풍을 5등급으로 분류해왔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시속 300㎞를 넘는 폭풍이 5개나 생기면서 이제는 시속 309㎞를 넘는 초강풍은 6등급으로 명명키로 한 것이다. 기후변화의 무시무시한 위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엘니뇨로 인한 가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피해 주민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가뭄이 해운산업에까지 생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강수량이 많기로 손꼽히는 파나마 지역인데 이곳은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
우주전문가들은 인간은 우주의 먼지(Space dust)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앞으로 70억년쯤 지나면 태양이 폭발해 우주의 먼지로 사라지면 현재 우리 몸안의 양자들도 우주에서 또 다른 별의 일부가 된다. 140억년 전의 우주도 그렇게 암흑 속의 한 점에서 태어났다. 인간은 우주에서 와서 우주로 다시 돌아간다. 우주는 우리의 고향이고 우주여행은 고향 방문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이후 정부 차원의 우주출장 말고 자기 돈으로 우주여행으로 다녀온 최초의 민간인은 누구였을까.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인은 2001년 환갑의 나이에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을 다녀온 미국의 사업가 데니스 티토다. 자기 돈을 자그마치 300억원(약 2000만달러)이나 쓰면서 목숨을 걸고 8일간의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82세가 된 2022년에는 스페이스X의 지구궤도 여행에 일본인 부인과 함께 예약했다. 스타십 우주선을 타고 달 표면에서 200㎞까지 비행하고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여행이었다. 티토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는 걸까.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처지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나 그의 임기 말 벌어진 광란 등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트럼프 2기의 정책이나 함의를 세세히 따지긴 어렵지만 당장에 그의 환율정책은 구체적인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까지 초강세를 이어온 달러의 향방을 좌우할 쟁점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약세를 선호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얼마 전 트럼프의 경제책사로 트럼프 1기의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를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저가 달러약세의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그 방안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나 1980년대 중반 달러약세를 견인한 플라자 합의의 재연 등이 거론된다. 물론 라이시저는 통화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위험하며 과거 플라자 합의 때와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며 구체적인 정책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트럼프 1기에서도 라이시저를 필두로 달러약세 정책의
지난 5월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상장사가 자사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목표를 수립하며 시장과 소통하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지표를 선정하고 중장기 목표를 세우며 구체적인 계획을 공시하게 된다.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업개요,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소통'의 순서로 작성하도록 했다. 기업개요는 업종, 연혁, 재무실적 등 기본정보를 포함한다. 현황진단에서는 사업모델과 국내외 시장여건, 기업경쟁력 등을 서술하고 중장기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한 재무제표와 비재무제표를 사용할 수 있다. 재무제표에는 시장평가(PBR, PER)와 자본효율성(ROE, COE, ROIC 등) 주주환원(배당과 자사주 및 총주주수익률, 주주환원율 등) 성장성(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등)지표 등이 포함된다. 목표설정에선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목표를 설정한다. 계획수립 단계에서는 사업구조
식품가격에 대한 이슈가 이어진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자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농산물 가격의 안정을 위해 산지수급 안정화와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진행한다. 올해 봄부터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대부분 농산물이 새로운 재배를 시작하면서 농산물 가격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데 최근에는 냉면을 비롯한 여름철 대표 음식메뉴의 가격이 인상됐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냉면이나 삼계탕 등 특정 시기에 수요가 몰리는 음식의 경우 '한철 장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짧은 기간에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는 구조인데 거의 매년 메뉴가격을 올려 소비자의 불만이 많다. 특히 냉면은 원래 서민이 즐겨 먹는 음식임에도 서울지역은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됐고 유명 식당의 냉면 가격은 1만5000원을 넘어 2만원에 육박해 큰 부담이 된다. 신선 농산물과 냉면 등 음식 가격은 모두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가격의 원가구성을 따져보면
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종종 다큐멘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는 50분 정도로 마무리되지만 시리즈물을 주력으로 하는 넷플릭스답게 다큐멘터리도 여러 편으로 구성돼 한 시즌을 구성하곤 한다. '터닝포인트: 핵무기와 냉전'은 제2차 세계대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80년 동안 이어진 냉전과 그 이후 현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새삼 1980년대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시대였는지를 알 수 있다. 1970년대에 진행된 미국-소련의 데탕트가 끝나고 다시 양국의 군비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핵전쟁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고 상대방을 악마화한 지도자가 마음을 바꿔 손을 내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 것도 이때다. 전쟁과 공멸 대신 평화와 개방이라는 선물이 인류에게 다가온 것은 서로가 느낀 불안과 공포가 변화의 필요성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진행된 변화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소련의
2024년 우리나라 최고의 화두 중 하나가 저출생이다. 출생률이 0.7명대로 내려오면서 교육·연금·국방·경제·의료·사회 등의 유지가 불가한 수준의 인구감소가 나타나자 정부는 2024년부터 신생아특례대출제도와 출산가구에 청약기회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6·19대책은 저출생으로부터 출산율을 반전시킬 목적으로 발표한 종합대책이었다는 점에서 반갑다. 그런데 6·19대책을 뜯어보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난 대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먼저 정부의 저출생과 그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보고서를 적극 인용했다. 한은, 골드만삭스 등 다양한 경제예측기관이 시기는 다르지만 2040~2060년 이후 실질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점쳤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한은은 도시집중도 완화(수도권 과밀)가 0.4명대를 개선하고 청년일자리 확대가 0.1명 수준을 개선하는 가장 근본적 대책이라고 밝혔다. 보육환경 개선과 육아휴직 확대 등도 0.05명대, 0.1명대 개선의 대책이었고 혼외출산 확대도 0.
최근 의대정원 증원문제와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대생, 교수, 전공의, 수험생 등이 2025학년도 의대정원을 2000명 증원해 대학별로 배정하는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2024무689). 집행정지는 공권력 행사인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 일반 국민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다.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그 효력이 당연히 정지되는 것은 아니므로 처분으로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는 그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하기 위해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행정소송법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고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어야 집행정지가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의대생 신청인들이 재학 중인 학교는 의대 입학정원이 125명에서 200명으로 증가했는데 대법원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관련해 신입생 정원이 75명 증가한다고 재학 중인 의대생이 받는 교육의 질이 크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벌써 2년반이 지났다. 1주일 만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던 섣부른 예측은 오판으로 드러났다. 전쟁은 장기전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져 우크라이나는 민간인 1만4000명, 군인 7만명 이상 사망하고 난민이 644만명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가 군사대국 러시아와 맞서서 잘 버티는 것은 서방의 지원이라는 현실적인 이유와 '홀로도모르'(Holodomor) 등 러시아에 대한 오랜 원한이 국민적 단합과 항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홀로도모르는 우크라이나말로 '아사'(餓死)라는 뜻으로 잘못된 인구전망과 산업정책이 낳은 역사적 대기근 사태다. 1920년대 말 소련은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식량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농업 집단화를 강제로 추진했다. 그러나 집단화 정책은 농민들을 수탈했고 농민들은 대기근으로 굶어 죽거나 처형됐는데 이때 약 350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잘못된 예측을 기반으로 단기적 목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결과 엄